(사진=이미지비트 제공/자료사진)
우리나라 전역에는 대략 18만km의 수도관이 지하에 깔려 있다. 이 수도관을 타고 수돗물이 가가호호에 공급된다.
그런데 이 중 4만km가 넘는 수도관이 설치한 지 21년이 넘은 노후배관이다. 지구 한 바퀴를 돌릴 수 있을 길이의 수도관이 이미 녹슬고 언제 터질지 모르는 노후배관이라는 뜻이다.
원칙상 21년이 넘은 노후배관은 교체를 해줘야 한다. 늦어도 30년이 넘기 전에는 바꿔야 한다. 방치하면 곳곳이 터져 누수가 생기고, 수질도 나빠져 수돗물 불신의 원인이 되기 때문이다.
이미 수돗물은 곳곳에서 줄줄 새고 있다. 환경부의 '2012년 상수도 통계'와 이자스민 의원(새누리당)에 따르면, 2012년에 전국 지자체들은 60억2,917만 톤(1㎥를 1톤으로 환산)의 수돗물을 생산했지만, 이 중 6억2,602톤이 누수됐다. 누수율이 10%가 넘는다.
◈ 줄줄 새는 수돗물…1년에 4,500억원 어치 땅 속으로누수된 수돗물은 대구(2억8천 톤)와 인천시(3억5천 톤)에서 생산한 수돗물의 총량과 맞먹고, 금액으로 환산하면 1년에 4,500억원에 달하는 액수다. 특히 강원도(22.3%)와 세종시(27.5%)는 누수율이 20%를 넘어 심각한 수준이다.
누수의 주범은 노후배관이다. 배관 교체를 통해 상당량의 누수를 잡을 수 있지만, 정작 수도관 교체율은 0.9%에 불과하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이자스민 의원(새누리당)은 “선진국의 관로 교체율은 2% 이상"이라며, "지금의 교체율(0.9%)로는 관로를 한 번 설치한 뒤에는 해당관로를 111년간 사용해야 하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노후배관을 교체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수도요금이 생산원가에도 못 미치는 '상수도의 악순환'에서 이 문제가 비롯된다.
◈ 낮은 수도요금에서 시작되는 '상수도의 악순환'2012년 기준으로 수돗물 1톤을 생산하는데 드는 비용은 지자체마다 다르지만, 전국 평균 814.7원이다. 그런데 평균 수도요금은 649.1원에 불과하다. 물 1톤을 생산할 때마다 165원씩 손해를 보는 상황이다.
때문에 전국 지자체의 상수도 부채는 2012년 9,617억원에 달한다. 수돗물을 공급하면 할수록 빚만 쌓이는 상황에서 자치단체들은 관로교체를 위한 비용까지 마련할 여유가 없는 상황에 몰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