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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특별법 쟁점은 '원점'.. 새누리-유가족 신뢰는 '쑥'(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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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원내지도부가 27일 오후 여의도 국회 원내대표실에서 세월호 유가족 대표들과 2차 면담을 가지고 있다. 윤창원기자

 

새누리당과 세월호 유가족이 직접 세월호특별법을 비롯한 쟁점사항에 대한 타협에 나서면서 협상이 진전될 기미를 보이고 있다.

세월호 협상이 장기화되면서 피로감이 높아진데다 입법의 키를 쥔 여당과 피해당사자인 유가족간 ‘오해’가 어느 정도 불식되고 서로의 진의에 대한 이해의 폭이 깊어진 것이 협상의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직후 유가족들은 청와대와 정부, 새누리당에 강한 적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가라 앉는 배를 뻔히 바라 보면서도 갇힌 아이들을 구해내지 못하는 청와대와 정부의 무능이 불신감을 키운 탓이 컸다.

이같은 불신이 대통령, 정부여당에 대한 불만으로 표출되면서 박근혜 대통령이나 정부관계자에 대한 유가족들의 반응은 불만을 넘어 ‘적개심’에 가까웠고 자연히 유족과 정부관계자.새누리당 사이에는 커다란 벽이 생겨 소통이 단절됐다.

집권당인 새누리당의 김무성 대표가 유가족들과 첫 대면한 것도 최근의 일이다. 김무성 대표는 지난 18일 국립현충원에서 열린 김대중 전 대통령 추도식에서 유가족과 언제든 만나겠다는 입장을 밝혔고, 당일 유가족 대표와의 첫 공식면담이 이뤄졌다. 당시 김 대표는 “그동안 유족들과 자주 접촉을 못한 것이 우리 잘못이라고 생각이 되고 오늘을 계기로 유족들과 언제든지 원할 때 만날 수 있는 체계를 갖춰야겠다”고 말했다.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지 100일이 훌쩍 넘은 시점이었다.

물꼬를 터는 게 어려웠지 한 차례 머리를 맞대고 나자 새누리당과 유가족간 만남이 지속되고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김무성 대표 회동 1주일 후인 25일에는 이완구 원내대표가 유가족 대표와 머리를 맞대고 상대방의 입장을 허심탄회하게 듣는 시간을 가졌다.

김병권 유가족 대표는 회동 첫머리부터 주호영 정책위의장과 김재원 원내수석부대표에게 강한 불만을 표시하면서 불신감을 드러냈다. 주호영 의장의 ‘교통사고’ 발언과 김재원 의원의 ‘일반희생자 면담건’에 대한 불만을 표시한 것이었다.

하지만 양측은 대화의 시간을 가지면서 오해를 상당부분 풀어낼 수 있었다. 회동 직후 이완구 원내대표는 “상호간 허심탄회한 대화를 통해 소통의 자리를 가졌고 앞으로 유가족과 진정성을 가지고 대화하겠다”고 말했다. 유경근 대변인도 “실질적으로 가족들과 여당 대표가 처음 만나다시피했지만 불신과 오해가 쌓였다는 것을 확인했고 이에대한 공감대를 형성한 것이 가장 큰 수확이다”고 말했다.

첫 만남은 27일 회동으로 이어졌고 상호 이해의 폭이 넓어지면서 오해를 걷어내는 조치들도 취해졌다. 27일 회동에서 유가족 대표는 이완구 대표에게 온라인상의 유언비어가 유가족에게 큰 상처를 준다는 점을 지적했고, 이완구 대표는 즉각 “새누리당 소속 의원과 당직자들에게 SNS상에서 유가족에게 마음의 상처를 주는 행위를 일체하지 말라”고 지시했다.

여전히 수사권 등 핵심적인 부분에서 이견이 존재하기 때문에 협상결과를 섣불리 예단하기는 어렵지만 협상분위기가 나쁘지만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이유는 이해당사자가 직접 만나면서 보다 실질적인 대화가 가능해졌고 새누리당 입장에서는 유가족 문제를 신속히 해결하고 국정을 정상화시킬 책무를 지고 있다는 현실적 필요성이 있고 유가족 측에서도 사고 발생 5달이 지나도록 진상규명이 시작되지 못한데 대한 안타까움이 있고 일상으로 돌아가고픈 마음도 없지 않을 것이다.

신율 명지대교수는 27일 CBS노컷뉴스와 인터뷰에서 “유가족 입장에 대해 새누리당도 새정치연합도 공감하겠지만 새정치연합은 공감하고 다 될 것 처럼 들어준다는 식으로 접근했다고 보지만, 새누리당은 공감을 통해 신뢰를 쌓고 되는 거 안되는 거 분명히 얘기하는 것 같다”고 여야 협상 전술의 차이점을 지적했다.

여야간 협상이 2차례 무산되고 그 여파로 국정감사 파행, 국정조사 파행, 법안처리 올스톱, 정기국회 파행우려까지 제기되고 정치권의 협상력 부재 능력 부재가 세월호 참사에 대한 피로감만 높이는 악영향을 미친 정치권 상황과 여론동향도 당사자들이 협상에 나서도록 하는 동인이 되고 있다.

새누리당 세월호특별법 협상의 총책임을 맡고 있는 이완구 원내대표의 유연한 리더십과 협상력도 한 몫하고 있다.

이완구 대표는 첫 만남에서 유족 대표와 주호영, 김재원 의원간 갈등을 잘 조정해냈고 유가족의 불만사항은 즉시 조치를 취하는 유연한 협상태도를 보여주면서 유가족들의 마음을 열게 하고 있다는 평가다.

국정주도세력인 새누리당과 피해당사자인 유가족간 신뢰가 조금씩 형성되면서 협상은 다시 제 궤도를 찾아가는 모양새다. 상호 신뢰가 쌓이면 쟁점인 수사권 문제 해소 가능성도 높아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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