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깜짝 발탁한 공격수 이정협은 자신의 A매치 데뷔전에서 골까지 터뜨리며 사우디아라비아와 경기의 2-0 승리에 힘을 보탰다.(자료사진=대한축구협회)
2015 호주 아시안컵에 나서는 ‘슈틸리케호‘의 가장 큰 고민은 단연 공격이다.
최근까지 축구대표팀에서 공격수의 한 자리는 이동국(전북)이나 김신욱(울산), 그리고 박주영(알 샤밥) 중 한 명의 차지였다. 하지만 이번 아시안컵에는 이동국과 김신욱이 부상으로, 박주영이 최근 경기력 저하로 울리 슈틸리케 감독의 부름을 받지 못했다.
아시안컵에 나서는 슈틸리케 감독은 이들의 자리를 이근호(엘 자이시)와 조영철(카타르SC), 그리고 무명 공격수 이정협(상주)으로 대신했다. 이근호와 조영철은 빠른 발을, 이정협은 상대적으로 좋은 체격조건을 앞세워 1960년 이후 55년 만의 아시안컵 우승에 도전하게 됐다.
아시안컵 개막 전 슈틸리케 감독과 축구대표팀에 주어진 평가전 기회는 사우디아라비아와 경기가 유일했다. 처음이자 마지막인 이 경기를 통해 아시안컵 우승에 도전하기 위해 반드시 넘어야 하는 중동팀들에 대한 해법을 찾아야 했다. 그러나 모의고사 결과는 썩 만족스럽지 않다.
축구대표팀은 4일(한국시각) 호주 시드니의 퍼텍경기장에서 열린 사우디아라비아와 평가전에서 2-0으로 승리했다. 아시안컵 개막을 앞두고 유일한 평가전이었던 만큼 슈틸리케 감독은 3명의 공격자원을 모두 투입하며 활용 가능성을 시험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최전방 공격수로 이근호를 선발 카드로 꺼냈다. 2선에는 구자철(마인츠)을 공격형 미드필더로 세우고, 좌우 측면에는 손흥민과 조영철을 배치했다. 공격수 가운데 가장 경험이 풍부할 뿐 아니라 빠른 발과 함께 중동팀에 강한 모습을 보였던 이근호를 활용하는 공격 옵션이 슈틸리케 감독의 시험대에 올랐다.
하지만 이근호는 전반 45분 동안 인상적인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구자철 역시 활동량은 많았지만 효율적이지 못했다. 결국 슈틸리케 감독은 후반 시작과 함께 슈틸리케 감독은 이근호와 구자철을 빼고 남태희(레퀴야)와 한교원(전북)을 투입했다. 선수 교체를 통해 조영철이 ‘가짜 9번’으로 나서고 그 아래에는 남태희가 섰다.
공격에 배치된 4명의 선수가 쉴 새 없이 움직이며 상대 수비를 괴롭히는 작전은 후반 22분 이 경기 유일한 결과물을 만들었다. 비록 손흥민이 프리킥한 공이 장현수(광저우 부리)와 몸싸움하던 상대 수비수의 몸에 맞고 들어가는 자책골이었지만 공격지역에서 프리킥을 얻은 것 자체가 어느 정도 공격의 성공이라고 평가할 수 있는 부분이다. 하지만 만족스러운 결과는 분명히 아니다.
선제골 이후 공격이 활기를 띤 축구대표팀은 후반 28분에는 조영철이 빠지고 이정협이 투입되며 세 번째 공격 옵션까지 시험대에 올랐다. 이 경기에서 A매치 데뷔전을 치른 이정협은 이근호, 조영철과 달리 상대 수비수들과 충분히 몸싸움을 하며 동료들에게 공격 기회를 만들었다. 결국 후반 추가시간에 사실상 우리 대표팀이 넣은 유일한 골의 주인공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