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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 사례로 본 김현수 'FA 초대박 시나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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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 이제 나랑 바통 터치해요' 두산 김현수(왼쪽)는 올 시즌 FA 최대어로 꼽힌다. 지난해 역대 최고인 4년 86억 원을 찍은 SK 최정을 넘어설지 벌써부터 관심을 모으고 있다.(자료사진=황진환, 윤성호 기자)

 

'타격 기계' 김현수(27 · 두산)가 사실상 순수 연봉 최고액을 찍었다. 프리미엄이 붙는 FA(자유계약선수)와 해외 복귀파를 제외하고 가장 높은 몸값을 기록했다.

김현수는 5일 두산과 연봉 7억5000만 원에 2015시즌 재계약했다. 지난해 4억5000만 원에서 무려 3억 원이나 오른 액수다. 구단 역사상 최고 인상액이다. 지난해 김현수는 타율 3할2푼2리 17홈런 90타점의 준수한 성적을 올렸다.

그러나 프로 출범 뒤 정점을 찍었던 타고투저 현상을 감안하면 연봉이 다소 과다 책정된 부분도 없지는 않다. 구단 연봉 산정 방법이 다르지만 홈런, 타점왕 3연패를 이룬 박병호(넥센)는 지난해 5억 원에서 2억 원 오른 7억 원에 재계약했다.

김현수는 지난 시즌 주요 타격 지표에서 10위 안에 들지 못했다. 타격 18위, 홈런 22위, 타점 13위, 안타 14위(149개), 득점 20위(75개), 장타율 28위(4할8푼8리), 출루율 21위(3할9푼6리), 득점권 타율 29위(3할1푼6리) 등이다.

그럼에도 이처럼 높은 인상액을 기록한 데는 '예비 FA'라는 신분이 크게 작용했다. 두산 관계자는 "김현수가 우리나라 최고 타자라고 평가했고, 그동안 팀에 공헌한 점을 감안했지만 올 시즌 뒤 FA가 된다는 점도 작용했다"고 의미심장한 재계약 배경을 설명했다.

김현수가 올 시즌 뒤 FA 자격을 얻어 다른 팀으로 간다면 두산은 최소 올해 연봉의 200%와 보상 선수, 또는 연봉의 300%를 받는다. 김현수를 얻으려면 그만큼 출혈도 커야 하기에 올해 연봉은 하나의 안전장치가 되는 셈이다.

▲김현수 통산 성적-잠재력, 최정에 근소한 우위

그렇다면 과연 김현수는 올 시즌 뒤 얼마나 몸값이 올라갈까. FA 대박의 전조인 올해 연봉을 감안하면 역대 최고액은 기정사실처럼 보인다. 기존 사례들을 보면 충분히 미루어 짐작할 수 있는 부분이다.

역대 최고 몸값은 지난해 최정(28 · SK)이 찍었다. 4년 86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최정의 연봉은 7억 원이었다. 김현수 이전 비FA 및 해외 복귀 선수를 뺀 최고 연봉이었다. 그러더니 시즌 뒤 FA 최고 몸값까지 이뤄낸 것이다.

사실 최정은 2013년 활약이 꽤 컸다. 타율 3할1푼6리에 커리어 하이인 28홈런(3위)을 쏘아올렸다. 출전이 120경기로 다소 적어 2012년 개인 최다인 84타점(130경기)에 1개 못 미쳤을 따름이었다. 그런 최정의 지난해 연봉은 겨우(?) 1억8000만 원이 올랐을 뿐이었다.

'한국시리즈 우승 경험은 내가 많다고' 두산 김현수(왼쪽)는 SK 최정에 비해 통산 성적과 국제대회 경험에서 앞서지만 한국시리즈 우승 경험은 전무하다. 사진은 지난 2008년 한국시리즈에서 맞붙었던 두 선수의 모습.(자료사진)

 

이런 상황에서 3억 원이나 오른 김현수라면 FA 몸값에서도 최정을 제칠 가능성이 높다. 그동안의 활약을 보면 최정과 비교해 뒤질 것이 없고 잠재력에서는 오히려 능가하기 때문이다.

김현수는 2006년 데뷔 후 통산 990경기 타율 3할1푼7리 114홈런 650타점 1127안타를 기록 중이다. 2006년 1타석만 나섰던 점을 감안하면 8시즌 평균 14.3홈런 140.9안타 81.3타점을 올릴 수 있다. 타율 3할 15홈런 140안타 80타점 정도는 보장되는 셈이다.

최정은 2005년 데뷔 후 올해까지 1040경기 타율 2할9푼2리 168홈런 634타점 1033안타를 기록했다. 평균 16.8홈런 63.4타점 103.3안타 정도다. 부상 없이 풀 시즌을 뛴 시즌만 계산하면 수치는 더 올라간다.

물론 해마다 FA 시장 상황은 변한다. 그러나 최근 가파른 FA 시장 규모의 팽창 기조로 본다면 김현수가 90억 원을 돌파할 것은 확실해 보인다. 최정은 지난해 부상 여파로 82경기만 출전했어도 역대 최고액을 찍었다. 김현수가 치명적인 부상만 입지 않는다면 조심스럽게 100억 원 돌파도 전망해볼 수 있다.

▲박석민-손승락에 이승엽-김태균도 있다

다른 예비 FA 선수들 역시 마찬가지다. 최정 못지 않은 대형 3루수로 꼽히는 박석민(30 · 삼성)과 최고 마무리 손승락(33 · 넥센) 등이다.

박석민은 지난해 110경기 타율 3할1푼 27홈런 72타점으로 생애 첫 골든글러브의 영예를 안았다. 군 복무로 인해 최정, 김현수 등에 비해 다소 많은 나이가 걸리지만 충분히 5년 정도 전성기를 누릴 수 있다.

최고액은 난망하나 부자 구단 삼성임을 감안하면 대박은 확실하다. 삼성은 지난해 윤성환(34)에게 4년 80억 원의 잭팟을 안겼다. 역시 치명적인 부상과 부진만 없다면 그 비슷한 규모로 계약이 형성될 전망이다. 다만 아직 삼성과 올해 연봉 계약이 진행 중이다.

'우리도 있소' 올 시즌 FA 대박이 예상되는 삼성 박석민, 넥센 손승락, 삼성 이승엽, 한화 김태균(왼쪽부터). 최고액은 힘들어도 수십억 원 계약은 무난할 것으로 보인다.(자료사진=박종민, 황진환 기자)

 

손승락도 조짐이 심상치 않다. 지난해 3승5패 32세이브로 2년 연속 구원왕에 올랐다. 다만 평균자책점(ERA)이 4.33에 이를 정도로 구위가 다소 떨어졌다는 평가도 있었다. 그러나 포스트시즌에서 혼신의 역투로 건재를 과시했다.

지난해 안지만(32 · 삼성)의 역대 불펜 투수 최고액 4년 65억 원이 협상 시작점이 될 전망이다. 손승락은 지난해보다 1억 원 오른 5억3000만 원에 올해 재계약했다.

이밖에 FA 재취득을 노리는 선수들도 다시금 대박을 노린다. 지난해 최고령 30홈런(32개)에 100타점(101개)으로 화려하게 부활한 이승엽(39 · 삼성)과 출루율왕(4할6푼3리) 김태균(33 · 한화)이다. 지난해만큼의 활약만 보인다면 3~4년 수십억 원 계약이 무난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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