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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탈한 KBL' 심판 징계 2일 만에 또 오심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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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디오 좀 보자니까' 동부 김영만 감독(오른쪽)이 1일 KGC인삼공사와 경기에서 4쿼터 두경민의 파울이 선언되자 심판에게 강하게 항의하고 있는 모습. 김 감독은 이 과정에서 테크니컬 파울까지 받아 결국 패배를 맛봤다.(자료사진=KBL)

 

또 오심이다. 특히 심판 징계를 올 시즌 처음으로 발표한 지 2일 만에 또 다시 나와 더 허탈하다. 승부에 직접적 영향을 미친 결정적인 오심이었다.

1일 KGC인삼공사와 동부의 안양 경기에서 나왔다. 경기 종료 6분 47초 전 KGC 이정현이 3점슛을 쏜 뒤 내려오다 동부 두경민과 얽혀 넘어진 장면이었다. 수비자 파울이 선언되자 동부 측에서는 강하게 항의했다.

느린 중계 화면을 보면 점프하다 내려오던 이정현이 발을 벌리면서 정상적인 수비를 펼쳤던 두경민과 접촉해 넘어진다. 이정현의 공격자 파울을 불 만한 장면이었다.

설상가상으로 동부는 항의하던 김영만 감독의 테크니컬 파울까지 받았다. 여기서만 동부는 4개의 자유투 기회와 함께 분위기를 KGC에 내줬다. 60-53으로 앞섰던 동부는 결국 66-71로 졌다.

'왜 나만 테크니컬 줍니까?' 지난달 25일 모비스와 홈 경기에서 판정에 강하게 항의하고 있는 유도훈 전자랜드 감독. 결국 KBL은 해당 심판에 대해 일주일 출장 정지 징계를 내렸다.(자료사진=KBL)

 

당초 한국농구연맹(KBL)은 지난달 30일 판정 논란을 빚은 심판진에 대해 첫 징계를 내렸다. 지난달 25일 전자랜드-모비스의 인천 경기 심판진이었다.

당시 전자랜드는 테렌스 레더와 유도훈 감독이 퇴장을 당하는 등 테크니컬 파울을 5개나 받았다. 특히 1쿼터 1분 전 공격권에 대한 항의를 하려던 레더가 잇따라 테크니컬 파울을 당했다.

논란이 일자 KBL은 재정위원회에서 레더와 유 감독 등에 대한 제재금과 함께 심판진에 대한 7일 출전 정지 징계를 내렸다. 오심성 판정과 논란을 인정한 모양새였다. 향후 재발 방지를 약속한 뜻이기도 했다.

하지만 징계 발표 이틀 만에 다시 승부를 결정지을 오심이 나온 것이다. 물론 이정현과 두경민의 겹친 상황은 보는 각도에 따라 파울 주체가 달라질 만큼 애매했다. 당시 파울도 이정현의 뒷쪽에서 본 심판이 선언했다. 그러나 이미 불린 휘슬이었고, 번복할 수 없었다.

피해자인 동부는 이미 벌어진 일이지만 재발은 절대 안 된다는 입장이다. 구단 관계자는 "심판설명회를 요청하면 뭐 하나"라고 반문하면서 "이미 언론과 중계 방송을 통해 오심이라는 것은 명확하게 드러났고 KBL과 심판진도 알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이후 징계 등 사후 조치가 미흡하다면 다시 정식으로 KBL에 문제를 제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것 좀 늘립시다' 지난해 10월 25일 KCC와 KGC 인삼공사의 경기에서 심판들이 비디오 판독을 하는 모습.(자료사진=KBL)

 

이에 따라 비디오 판독을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이 힘을 얻는다. KBL은 국제농구연맹(FIBA) 룰에 따라 비디오 판독을 시행 중이다. 다만 범위가 지극히 한정돼 있다.

버저비터와 24초 및 8초 바이얼레이션(쿼터 종료시), 터치아웃(4쿼터 또는 연장 2분 이내), 3점 여부, 계시기 오작동, 자유투 슈터 확인, 싸움 발생시 참여한 인사(항시) 등이다. 또 감독이 요청할 수 있는 것도 4쿼터 종료 2분 이내 1회에 한해 골텐딩과 인터피어런스에 대해서만이다.

미국프로농구(NBA)의 경우는 지난 2002-03시즌 이후부터 비디오 판독이 확대됐다. 심판이 판정이 애매하다 싶으면 수시로 느린 화면을 확인해 오심을 보완한다. 한 NBA 해설위원은 "공격권과 거친 반칙, 골텐딩 등 승부처에서는 이렇게 많이 해도 되나 싶을 정도로 비디오 판독이 많다"고 강조했다.

심판 스스로가 판단의 권위를 확보하기 위해 기계의 힘을 빌린다는 것이다. 찰나를 다투는 스포츠에서 심판 판정은 인간 한계를 넘어서는 부분이 어쩔 수 없이 존재한다. 야구, 테니스 등에서는 이를 인정하고 비디오 판독을 적극 시행하고 있다.

한국야구위원회(KBO) 도상훈 심판위원장은 "오히려 심판 판정 권위가 산다"고 했다. 한 농구 관계자는 "심판도 제도 때문에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다"면서 "KBL도 농구 발전을 위해서는 이를 적극 검토할 때가 됐다"고 지적했다.

KBL은 1일 경기에 대한 리뷰를 실시하고 판정과 관련된 문제를 검토한 뒤 조치를 취할 예정이다. KBL은 올 시즌 매 경기 감독관을 보내 리뷰를 진행한 뒤 문제가 있을 때 매주재정위원회에 회부해 논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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