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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희 "오늘도 방망이 잠수 타면 큰일 날 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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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수 타면 안 돼!' 29일 삼성과 2차전에서 1회 만루포를 뿜어내며 맹활약한 SK 앤드류 브라운(왼쪽)과 김용희 감독.(자료사진=SK)

 

'2015 타이어뱅크 KBO 리그' 삼성-SK의 2차전이 열린 29일 대구구장. 경기 전 김용희 SK 감독은 타선 부활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전날 시즌 개막전에서 SK는 5안타 빈공에 시달리며 1-6 패배를 안았다. 상대 선발 알프레도 피가로의 구위에 6회까지 2안타 무득점에 막힌 탓이 컸다. 초반 침묵한 타선은 7회에야 대타 박재상의 적시타로 1점을 내며 영패를 간신히 면했다. 주포 최정과 김강민이 빠졌다고 하지만 너무 무기력했다.

김 감독은 "오늘은 타선이 좀 터져 줄까요?"라는 질문에 "오늘도 잠수타면 큰일 납니다"고 웃었다. 이날도 방망이가 물에 잠기면 안 된다는 뜻이었다. 이날도 SK는 최정이 허리 통증으로 빠졌다.

타선에 변화도 줬다. 전날 6번 중견수로 나섰던 임훈 대신 주장 조동화를 2번으로 내보냈다. 김 감독은 "조동화가 왼손 투수 공을 잘 친다"고 했다. 이날 삼성 선발은 좌완 차우찬이었다.

김 감독의 뜻을 선수들이 감지한 걸까. 이날 SK 타선은 전날 무기력한 모습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1회부터 불을 뿜었다. 상대 좌완 선발 차우찬을 상대로 조동화, 이재원의 안타와 박정권의 볼넷이 나와 1사 만루가 됐다. 이어 앤드류 브라운이 풀카운트 끝에 왼쪽 담장을 넘기는 만루홈런을 터뜨렸다. 차우찬의 7구째 시속 134km 포크볼이 몰린 것을 놓치지 않았다.

4-1로 앞선 5회는 추가점을 뽑아 승기를 잡았다. 이명기의 2루타와 조동화의 희생번트, 이재원의 볼넷으로 기회를 만들었고, 박정권의 우월 2루타와 브라운의 희생 플라이로 2점을 냈다.

SK는 선발 윤희상이 5회 난조를 보이며 2점을 내줬지만 채병용이 구원 등판해 추가 실점 없이 막았다. 1사 만루에서 상대 최형우의 좌익수 뜬공 때 상대 1루 주자 박석민이 2루 주자 박한이를 추월해 더블 아웃이 되는 행운도 겹쳤다. 6-3으로 앞선 8회 SK는 정상호의 유격수 땅볼로 1점을 추가해내며 쐐기를 박았다.

결국 SK는 이날 장단 8안타를 뽑아내며 7-3 승리를 거뒀다. 정상호를 뺀 선발 8명이 안타를 뽑았다. 정상호도 어쨌든 8회 땅볼로 쐐기 타점을 냈다. SK 타선의 연이틀 잠수는 없었다.

경기 후 김 감독은 "어제 타선이 부진해 졌는데 오늘은 1회부터 집중력이 좋았다"면서 "브라운이 제 컨디션이 아니었는데 집중력을 발휘해 승리에 기여했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경기 후반 1점이 필요할 때 점수를 뽑지 못한 부분은 아쉽다"고 덧붙였다.

이날은 김 감독이 1군 사령탑으로 15년 만에 거둔 승리다. 삼성 지휘봉을 잡았던 2000년 10월10일 인천 SK전이 마지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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