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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 대세' 유병재가 세월호를 기억하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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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연예 세월호 기획 ①] "평생 못 잊을 비극…모두의 작은 행동 필요해"

세월호 참사 1주기를 맞아 문화·예술·언론·연예계에서도 희생자를 추모하고 유가족을 위로하는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습니다. CBS 노컷뉴스 문화연예팀이 '세월호 연속 보도'를 마련했습니다. [편집자 주]

방송작가이자 가수 그리고 방송인인 유병재. (CJ E&M 제공)

 

'There must be something. 내가 할 수 있는 그 무언가가'. (주효·핫펠트 There Must Be 노래 中)

'SNL 코리아'의 웃긴 작가와 '무한도전'의 식스맨 후보 그리고 다재다능한 예능 대세. 사람들에게 유병재는 개그맨보다 더 코믹한 작가 겸 예능인이다.

88년생인 유병재는 지난해 26세의 길목에서 세월호 참사와 맞닥뜨렸다. 그에게 세월호 참사는 결코 잊을 수 없는 기억이다. 이전 세대가 삼풍백화점과 성수대교 붕괴 사고를 잊지 못하듯, 세월호 참사는 그렇게 우리 사회에 또 다른 아픔으로 남았다.

"유가족 분들에게 도움을 드리고 싶은데 방법을 잘 모르겠어요. 기자님은 혹시 아세요?"

작가와 예능인이기 전에, 유병재 역시 20대 청년이었다. 순수한 물음에는 아픔을 잊지 않고 나누어 가지려는 그의 마음이 있었다.

방송에서 욕과 함께 '아픈 것은 청춘이 아니라 환자'라고 선포하던 유병재를 기억한다. 그랬던 그도, 세월호의 아픔 앞에서는 쉬이 말을 꺼내지 못했다. 때때로 글이나 말로 사람을 웃기는 자신조차 고민의 대상이 되었다.

세월호 참사 1주기를 앞두고, 유병재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 세월호 참사 1주기가 다가오고 있습니다. 지난 1년을 돌아봤을 때, 세월호 참사는 어떻게 기억되고 있나요?

어렸을 때라 삼풍백화점 붕괴, 성수대교 붕괴 등 재난 사고에 대해서는 기억이 잘 없고 인상 정도만 남아있어요. 아마 제 또래들도 그럴 것 같은데 태어나서 겪었던 가장 큰 비극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지금도 관련된 뉴스를 찾아도 보고, 찾기 전에 접하기도 하는데 너무 가슴이 아려요.

▶ 아직도 세월호 참사의 진상규명이 힘겨운 상황입니다. 이를 두고 정치권 내부의 갈등, 유가족들과 정부의 갈등이 계속되고 있어요.

세월호 참사는 천재지변으로 생긴 자연재해도 아니고, 인재이기 때문에 정말 끔찍한 사고입니다. 큰 비극에는 이견이 있을 수가 없는 일인데도, 사고 이후의 갈등과 충돌은 현재진행형이죠.

▶ 유가족들의 투쟁을 두고 '이제 그만 하자'며 피로를 호소하는 여론도 있습니다. 주변에서 세월호 참사를 지켜보는 이런 시선을 느끼신 적은 있나요?

택시를 자주 타고 다니는데 광화문을 지나가다보면 유가족 분들이 집회하시는 모습을 볼 때가 있습니다. 그러면 어떤 기사님들은 이런 말씀하세요. '지겹지도 않냐'고. 자식이 죽었는데 어떻게 지겨운 일이 있을 수 있겠어요. 그 기사님도 그냥 동네 아저씨고, 이웃이고, 아버지인 분이시죠. 그런 분들이 벌써 그런 말씀을 하시는 것이 유가족 분들을 두 번, 세 번 더 아프게 하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우리는 그 분들을 위로하고 다독여줄 책무가 있는 사람들이니까요.

방송작가이자 가수 그리고 방송인인 유병재. (CJ E&M 제공)

 

▶ 세월호 참사 당시 예능프로그램들은 전 국민적인 추모 분위기에 맞춰 결방을 하기도 했어요. 예능프로그램을 이끌어가는 제작자이자 출연자로서, 그런 고민들이 있으신가요?

제가 코미디하는 사람이라 잘못이랄까, 좀 더 그렇더라고요. 하는 일이 웃기는 일이다보니, 제 직업으로 도와드릴 수도 없고, (코믹한) 분위기나 그런 것들이 방해가 된다고 생각했었어요. 항상 값지다고 생각했었는데 슬픔 앞에서 누군가에게 상처가 된다고 생각하니까…. 코미디가 사실 치유의 성격이 있지만 효과가 있는 일이 있고 없는 일이 있죠. 세월호 참사는 그럴 수 없는 경우 같았어요.

▶ 진상규명부터 인양까지, 앞으로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산재한 문제들에 해결의 희망은 있다고 보세요?

모르겠어요. 해결이라는 것이 있는지도 모르겠고…. 그 단어는 어떤 일이 깔끔하게 없었던 일처럼 마무리되거나 처리된 상태를 말하는 건데, 이미 참사 직후부터 (그렇게 되기는) 어려운 일이 아니었나 생각해요. 처리 문제도 원활하게 되지 않았던 것이 맞죠. 어떻게 이런 일이 있나 싶어요. 어떻게 하나하나 다 이렇게 될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 누구나 그렇듯이, 일상에 치여 살아가다보면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기는 쉽지 않은 일 같아요.

'24시간 하루도 빼놓지 않고 잊지 않겠다'. 이건 거짓말일 수도 있어요. 그렇지만 마음은 진심이에요. 적어도 죽을 때까지 잊지는 않을 것 같아요. 잊으라고 해도 잊을 수 없는 일이고요. 사기를 당하면 신고를 하면 되고, 어디를 다치면 치료하면 되는데 이런 건, 평생 지워지지 않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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