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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모기간에 돈얘기…대한민국 정부 맞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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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보 배·보상 기준 보고 크게 분노해
- 세월호 유가족, 여성포함 56명 삭발
- 정부, 방해만 하면서 돈얘기 꺼내다니
- 돈 더 받으려고 농성하는 것처럼 몰아가
- 정말 급하다? 조용히 의논 했으면 될 것을
- 한마디 의논도 없이 갑자기 탁 터뜨려
- 생계 어려운 사람들 현실도 잘 알고 있어
- 시행령 개정이 아니라 완전히 폐기해야
- 대통령 말대로, 4/16 이전과 이후는 달라야

■ 방 송 : FM 98.1 (18:00~20:00)
■ 방송일 : 2015년 4월 2일 (목) 오후 6시 10분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유경근 (세월호 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


세월호 유가족들이 2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정부의 세월호 피해자 배상과 보상금 지급 기준에 대한 공식 입장발표 기자회견을 마치고 세월호 특별법 시행령 폐지와 인양을 촉구하는 삭발식을 거행하고 있다. (사진=윤성호 기자)

 

◇ 정관용> 오늘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이 기자회견을 갖고 정부에게 '배보상 절차 전면 중단하라, 특별법 시행령 개정하라' 이렇게 강하게 비판하고 광화문 광장에서 집단 삭발식까지 가졌습니다. 세월호 가족협의회 유경근 집행위원장 연결합니다. 위원장님 나와 계시죠?

◆ 유경근> 네, 안녕하십니까?

◇ 정관용> 저랑 인터뷰 그만하셔야 되는데 자꾸 하게 되네요.

◆ 유경근> 네, 그러게 말입니다.

◇ 정관용> 오늘 삭발, 위원장님도 하셨어요?

◆ 유경근> 네, 저도 당연히 했죠.

◇ 정관용> 모두 몇 분 정도 하셨습니까?

◆ 유경근> 처음에 어제 갑작스럽게 계획을 잡을 때는 한 20여 명 정도 할 것으로 예상했었는데 오늘 총 56명이 했습니다.

◇ 정관용> 여성분들도 많이 참여를 하셨더라고요, 사진을 보니까. 우리 어머님들...

◆ 유경근> 네. 어머님들이 아빠들보다는 적지만 그래도 생각보다 많이...

(사진=윤성호 기자)

 

◇ 정관용> 그리고 4일에 2차 삭발식도 가질 예정이시라고요?

◆ 유경근> 네, 그렇습니다. 지금 오늘 하고 싶은데 여러 가지 여건상 그게 나오지를 못하거나에 다른 일정이 있어서 그런 분들이 또 해야겠다고 그러셔서 4일 아침에 안산 합동분향소 앞에서 법원으로 출발하기 전에 그분들이 삭발을 할 예정이고요. 특별히 시민들께서도 다 같이 하겠다고 연락들을 많이 주셨는데 오늘은 저희가 말렸거든요. 여전히 하시겠다고 해서 그러면 이제 2차 삭발 때 할 수 있으면 같이 하자고 했습니다.

◇ 정관용> 갑작스럽게 어제 논의가 됐다라고 표현하셨는데 이렇게 또 집단삭발까지 하게 된 그런 배경, 뭡니까?

◆ 유경근> 직접적인 계기는 어제 전국을 아주 도배를 했던 배보상 기준, 배보상 금액 이게 나오면서 저희들이 정말 너무나 크게 분노했고요. 이러한 뜻을 제대로 알리려면 다른 방법을 쓰지 않고서는 도저히 알릴 수가 없겠다 싶어서 갑자기 이 삭발이라는 수단을 택하게 됐습니다.

◇ 정관용> 어제부터 또 오늘 아침 각종 일간지에도 학생 1인당 솔직히 몇 억원, 이런 기사가 도배를 했습니다. 그런데 그 기사에 그렇게 가족 분들이 분노하신 핵심 이유가 뭡니까?

◆ 유경근> (한숨) 아... 이게 참사 1주기가 며칠 남지 않았죠? 저희 가족들은 물론이고 많은 국민들이 함께 추모하면서 애도하면서 잊지 말자고 아주 눈물을 흘리는 그러한 시기인데 이런 시기에 정작 이 정부는 해야 할 것은 아무것도 하지 않고 오히려 방해하면서 이 중요한 시기, 이 정말 중요한 시기에 돈 얘기를 꺼내면서 모든 목소리를 묻어버리려고 하는 그런 의도가 너무나 명확히 보이니까 그리고 아무리 이게 정부 입장에서 급한 일정이라고 그래도 적어도 이 추모기간은 피하는 게 사람의 예의이고 도리입니다. 결국 가족들을 알량한 돈 몇 푼 더 받기 위해서 마치 농성하고 거리에 나온 것처럼 몰아붙이려고 하는 국가가 정말 너무나 참 비열하게만 느껴집니다.

◇ 정관용> 그러니까 정부가 정한 그 배보상의 기준, 액수 그게 문제가 있다, 이 말씀이 아닌 거죠?

◆ 유경근> 그 배보상 기준 금액을 계산을 해본 적도 없고요. 도대체 그게 얼마를 받아야 되는지 알지도 못합니다. 금액이 많고 적음이 문제가 아니고요, 이 시기에 그러한 이야기를 이렇게 전국적으로 대대적으로 도배를 할 수 있을 정도로 그렇게 이 분위기를 만들어가는 게 저희는 기자회견할 때 능욕이라고 표현했습니다마는 억울하게 먼저 간 우리 아이들, 그 돈 몇 푼 앞에서 그렇게 능욕을 하는 이런 정부가 과연 대한민국 정부가 맞나... 사실 저는 굉장히 정제되게 표현을 하는 것이고요. 부모님들끼리 있을 때에는 정말 듣기가 힘들 정도로 험한 표현들을 정말 많이 하고 있습니다.

◇ 정관용> 있는 그대로 한번 얘기해 보세요. 부모님들 뭐라고 하십니까?

◆ 유경근> 아니, 그건 제가 방송에서 이야기 못합니다.

◇ 정관용> 그러니까 지금 돈 얘기 꺼낼 때가 전혀 아닌데 그 얘기로 도배를 한다, 한 마디로 그거군요. 그렇죠?

◆ 유경근> 네. 왜 그 돈 달라고 한 적도 없고 배보상 빨리 해야 된다고 요구한 적도 없고 오히려 우리는 지금 할 때가 아니다, 미뤄도 된다. 진상규명을 한 다음에 그다음에 그 얘기해도 늦지 않다라고 저희들은 항상 얘기하고 있는데 저희가 빨리 해달라고 그러는 것은 하나도 안 하고 할 필요가 없다고 하는 것만 이렇게 급하게 서두르는 것을 보면서 서럽고 억울하고 부끄럽고...

◇ 정관용> 참 외람된 질문이지만 정부의 논리는 이렇습니다. 이게 피해구제에 관한 특별법도 있기 때문에 그 법적절차에 따라서 배상신청을 9월까지 끝내야 되기 때문에 그 처리절차상 또 신속한 처리를 위해서 기준논의 같은 것을 우선적으로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런 논리인데 어떻게 보겠습니까?

◆ 유경근> 두 가지 말씀을 드릴 텐데요. 우선 아무리 이렇게 급하고 뭐 그렇게 생각을 한다고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요, 아까도 말씀드렸듯이 적어도 이 추모 기간에 아무리 그래도 그 얘기를 꺼내는 건 아니죠. 정말 급하다고 그러면 조용히 이런이런 상황인데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의논을 하든가요. 한 마디 의논도 없이 갑자기 탁 터뜨려 놓고요. 또 하나 근본적인 것은 누가 이렇게 빨리 지원 배보상 특별법을 만들어서 시행을 해달라고 누가 요구를 했습니까? 그 얘기 나올 때 저희들은 그거 급한 문제 아니다, 그거는 지금 할 필요 없다고 분명히 의사전달을 했었어요. 지금 안 해도 된다고 그랬습니다. 그런데 정치하시는 분들이 그냥 먼저 뚝딱뚝딱 만들어서 공포해 놓고 이게 시간이 없으니 해야 된다, 도대체 그걸 누가 원했는데 그렇게 얘기를 하는지...

◇ 정관용> 알겠습니다. 그런데 또 우리 가족분들 가운데 일부에서는 경제적 사정이 매우 힘들어서 배상이 시급한 분도 있고 특히 구조되신 분 가운데 화물차 같은 게 그냥 바다에 지금도 빠져 있는 그런 경우 완전히 생계를 잃어버린 이런 분들 같은 경우 실제로 배상 보상이 급한 건 또 사실 아닐까요?

◆ 유경근> 네, 그 현실을 저희가 모르지 않습니다. 우선 저희 아이들이나 희생되신 분의 가족들, 목숨을 잃으신 분들의 가족들 같은 경우에도 물론 말씀하신대로 재산상의 피해, 신체의 부상 때문에 진짜 치명적인 어려움을 겪고 계신 분도 분명히 있습니다. 그런데 그분들도 저희들하고 같이 가족협의회 내에서 한번 논의를 하고 있고요. 그분들이 가족협의회에 논의를 할 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진상규명이 먼저라는 의지를 밝히고 계시죠. 그리고 저희 실제로 또 생계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분들은 엄청나게 많지만 하루에 한 끼 먹고 두 끼 먹고 아니면 그것도 못 먹어도 굶어 죽을지언정 진상규명을 포기할 수 없다, 그런 의지를 갖고 모든 가족들이 함께 결의를 했다는 사실...

◇ 정관용> 가족분들 가운데는 아예 배상금 신청 안 하겠다, 이런 분도 계시다면서요?

◆ 유경근> 네, 그거는 정확히 설명을 드리겠습니다. 물론 개인적으로는 신청 안 하겠다고 저도 마찬가지입니다만 진상규명이 될 때까지는 정말 하고 싶지 않다는 분들이 많이 있는데 그렇다고 해서 그걸 개인의 의지나 이런 것으로만 맡겨놓을 수는 없고요. 저희 가족협의회에서는 소속된 약 360여 가정의 피해 가족들이 함께 의논하고 함께 결정해서 함께 행동할 수 있도록 결의를 해놓았습니다. 따라서 정부에서 아무리 진행을 해도 저희는 가족협의회 차원에서 논의를 할 것이고요. 그리고 그것도 지금 하는 것이 아니라 진상규명이 먼저 시작이 되고 이런 상황 속에서, 정말 납득이 되는 상황 속에서 제대로 된 과정을 논의할 것입니다.

◇ 정관용> 지금 해야 할 일은 하지 않고 엉뚱하게 돈 얘기로 도배를 하고 있다, 처음에 그 말씀 하셨는데 지금 해야 할 일, 핵심적으로 간추리면 지금 시행령 낸 것...

◆ 유경근> 아까 처음에는 시행령 개정이라고 표현을 하셨는데 개정이 아니고요. 특별법 시행령안을 완전히 폐기하는 것입니다. 이게 가장 시급하고 그리고 또 하나는 세월호 선체 인양입니다. 세월호 선체 인양을 통해서 실종자를 찾는 것이 지금 당장 해야 될 일이고요. 이런 것이 이루어진 이후에 특별조사위원회가 구성되고 증거를 확보해서 진상규명을 시작할 수가 있습니다.

◇ 정관용> 그 인양에 대해서는 아직도 결론을 못 내린 겁니까?

◆ 유경근> 정부는 당연히 결론을 못 내리고 있고요. 못 내린다기보다는 저는 안 내린다고 생각을 하고 있는데요. 어제 보도, 오늘 보도, 서로 상반된 내용의 보도가 나오기도 했습니다만 실제로 기술검토를 하는 실무진에서 인양은 충분히 가능하다, 하는 게 맞다라고 하는 의견이 있는 건 사실입니다. 그러나 문제는 이 세월호 선체 인양의 결정을 누가 할 것이냐. 저희가 그동안 만나고 경험해본 결과 기술검토의 결과에 따라서 인양 여부를 결정하는 게 아니고 그것과는 별개로 정치적인 판단에 의한 결정을 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생각을 하고 있고 거의 그게 맞습니다.

◇ 정관용> 정치적 판단을 내리는 주체는 누구입니까?

◆ 유경근> 그거는 아무래도 그것을 실행해야 될 주체인 정부와 여당이라고 보죠.

◇ 정관용> 그런데 정부 여당이 아직도 계속 미적미적 결론을 안 내리고 있다?

◆ 유경근> 네, 물론 지금 새로 되신 여당의 유승민 원내대표께서는 인양에 대한 아주 긍정적인 신호를 보내주셨고 특히 정부에다가 인양을 빨리 결정할 수 있도록 의견을 주시겠다고 약속을 여러 차례 주셨기 때문에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만 실제로 정부에서는 계속 미루고 있는 상황입니다.

◇ 정관용> 정부와 대통령에게 마지막 한 말씀 하신다면요?

◆ 유경근> 저희가 항상 드리는 말씀은 똑같습니다. 저희가 정부나 대통령께서 안 해 주시겠다고 하는 것을, 불가능한 것을 요구하는 게 아닙니다. 이미 4월 16일 당일부터 지금까지 수차례에 걸쳐서 저희에게 약속을 해 주셨던 겁니다. ‘끝까지 수색하겠다. 유가족들의 한이 없도록 하겠다. 4월 16일 이전과 이후는 달라져야 한다’ 스스로 먼저 약속해 주셨던 것을 그대로 이행해달라고 부탁을 드리고 요청을 드리는 겁니다. 저희가 엉뚱한 것을 말씀을 드리는 게 아니고 정말 책임지는 정부, 단 한 명의 국민의 목숨도 포기하지 않는 그런 대한민국 정부를 정말 보고 싶습니다. 그리고 현재의 정부가 이러한 일을 해내고 안전한 나라를 건설하는 주역이 되어야만 대한민국의 미래가 밝아지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그 부분을 꼭 깊이 생각하시어서 지금이라도 약속들을 꼭 지켜주시기 바랍니다.

◇ 정관용> 네, 오늘 감사합니다. 건강 조심하시고요.

◆ 유경근> 네. 감사합니다.

◇ 정관용> 세월호 가족협의회 유경근 집행위원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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