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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투 오버랩' 김기태·임기준과 김성근·유창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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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쭈쭈, 어서 커야지' KIA 김기태 감독(왼쪽)과 좌완 임기준.(자료사진=KIA)

 

'벌투 논란'이 또 일어났다. KIA 좌완 신예 임기준(24)이다.

임기준은 8일 광주에서 열린 NC와 '2015 타이어뱅크 KBO 리그' 홈 경기에서 6이닝 13피안타 10사사구 11실점으로 부진했다. 지난 2012년 3경기가 통산 1군 기록의 전부인 투수의 올 시즌 첫 등판치고는 악몽이었다.

사실 임기준은 이날이 두 번째 등판이었다. 지난 2일 인천 SK전에서 4회까지 4피안타 2볼넷 1실점했지만 5회 우천 노 게임이 선언돼 공식 기록이 남지 않았다.

특히 8일 공을 120개나 던졌다. 통상 선발이 100개 내외에서 내려오는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이다. 무엇보다 5회까지 9점이나 내줘 사실상 경기가 어려웠다.

때문에 김기태 KIA 감독이 임기준에게 벌투를 시킨 것이 아니냐는 의견이 나왔다. 이날 임기준은 볼이 62개로 스트라이크(58개)보다 많았다. 제구가 되지 않았다. 사사구도 무려 10개 쏟아졌다.

이는 시범경기 때 불거진 한화 유창식(23)의 벌투 논란을 연상케 한다. 유창식은 지난달 21일 대구 삼성전에서 6이닝 동안 8피안타(1피홈런) 8실점했다. 이날 117개의 공을 던졌는데 역시 시범경기임을 감안하면 이례적이다.

'야신의 뜻을 아느냐' 한화 김성근 감독(왼쪽)과 좌완 유창식.(자료사진=한화)

 

김성근 한화 감독은 그러나 계획된 투구라는 설명을 했다. 팔꿈치 통증으로 스프링캠프 때 많이 던지지 못한 유창식에게 투구 기회를 더 준다는 의도였다.

임기준과 유창식, 둘의 공통점은 성장하는 투수들이라는 점이다. 가능성은 무궁하나 아직 기량이 만개하지 못한 경우다. 유창식은 2011년 7억 원 계약금을 받고 입단한 기대주였지만 2012년 6승(8패)가 최다승이었다. 올 시즌 정규리그도 지난 1일 대전 두산전에서 연속 15개의 볼을 던지는 등 아직 영점이 잡히지 않았다.

2010년 1억 원에 입단한 임기준도 군 복무를 마친 전도 유망한 투수. 무엇보다 좌완이라는 점에서 매력적인 카드다. 시즌을 길게 보고, 혹은 KIA의 미래를 길게 보고 길러내는 중인 선수다.

벌투냐 아니냐를 떠나 이들에게 120개 안팎의 투구는 의미가 있다. 벌투라면 왜 벌을 받는지에 대한 깨달음이 있을 것이고, 아니라면 향후 선발의 한 축을 맡아야 한다는 책임감을 짊어져야 한다.

더욱이 두 사령탑은 사제지간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김성근 감독과 김기태 감독은 예전 쌍방울 시절 감독과 선수로 만난 바 있다. 이들이 주고자 하는 메시지가 있을 것이다. 임기준과 유창식이 벌투가 아닌 호투로 120개의 공을 던질 때 비로서 KIA와 한화는 더 튼튼한 팀이 돼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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