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기의 대결'로 불리는 매니 파퀴아오(37, 필리핀)와 플로이드 메이웨더 주니어(38, 미국)의 웰터급(66.7kg) 통합 타이틀전이 사흘 앞으로 다가왔다.
8체급을 석권한 아시아의 복싱 영웅과 47전 47승 무패복서의 격돌. 현존하는 최고 복서의 대결을 앞두고 승패에 대한 갑론을박이 한창이다.
전문가들의 전망은 엇갈리지만 메이웨더가 6대 4 정도로 우세하다는 시각이 많다. 전 헤비급 챔피언 마이크 타이슨(미국)은 "메이웨더가 특유의 치고 빠지는 전술을 잘 구사하면 파퀴아오를 무너뜨릴 수 있다"고 했다.
6체급을 석권한 오스카 델라 호야(미국)는 "강하고 빠른 잽을 가진 선수가 아니라면 메이웨더를 이길 수 없다"고 했다. 두 선수와 모두 싸워본 마누엘 마르케스(멕시코) 역시 "파퀴아오의 공격력은 최고 수준이다. 하지만 메이웨더의 수비력은 그보다 한 수 위"라고 엄지를 세웠다.
현지 도박사들도 메이웨더의 손을 들어줬다. 23개 스포츠 베팅업체들이 공개한 배당률에 따르면 '메이웨더의 판정승'이 나올 확률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하지만 국내외를 막론하고 팬들 사이에서는 메이웨더의 승리를 예상하면서도 파퀴아오가 이기기를 바라는 분위기가 형성되어 있다.
이는 선과 악의 구도를 연상시킬 정도로 대조적인 두 선수의 인성 때문이다. 똑같이 천문학적인 대전료를 받지만 돈의 쓰임새는 전혀 다르다.
파퀴아오는 2013년 필리핀에 수해가 났을 때 대전료 전액(191억원)을 이재민을 위해 기부하는 등 각종 선행에 앞장선다. 화끈한 인파이팅을 즐기는 복싱 스타일과 빈민가에서 주먹 하나로 부와 명예를 쌓은 스토리도 '팬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반면 지난해 1억500만 달러를 벌어들여 스포츠스타 부자 순위 1위에 오른 메이웨더는 SNS에 돈다발과 명품 사진을 올리며 부를 과시하기에 바쁘다. 그는 스스로 '프리티 보이'보다 '머니'로 불리기를 원한다. 이 외에도 가정폭력, 아시아인 차별발언 등으로 구설수가 끊이지 않는다.
사진=SBS 화면 캡처
다만 드물게 메이웨더를 응원하는 목소리도 있다. 이들이 바라는 것은 한 가지. "영원한 무패복서로 남아달라." 만약 메이웨더가 파퀴아오를 꺾는다면 영화 '록키'의 실존 모델로 알려진 로키 마르시아노(사망)의 49승 무패에 1승 차로 근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