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1월29일, 17살 도연군 경주보문단지에서 실종
-자폐, 발달장애로 3세 지능
-경찰 단순가출 처리, 초등대처 미흡
-치아 불규칙하고, 머리에 10cm 수술자국
-고통스럽고 힘들더라도 잘 견뎌내 엄마와 꼭 만나자
■ 방송 : 경남CBS <시사포커스 경남="">(손성경 PD, 이혜인 실습작가 FM 106.9MHz)
■ 진행 : 김효영 기자 (경남CBS 보도팀장)
■ 대담 : 박인숙 씨(실종아동 부모)
◇김효영 : 장애를 앓고 있는 아들을 잃어버린 어머니 한 분 만나보겠습니다.
박인숙 님 연결돼 있습니다. 나와 계십니까?
◆박인숙 : 네.
◇김효영 : 어머니 살고 계신 곳은 어디시죠?
◆박인숙 : 살고있는 곳은 여기 함안 칠원입니다.
◇김효영 : 도연이가 실종되었던 게 언제였죠?
◆박인숙 : 2001년 1월29일이요.
◇김효영 : 그날... 잊을 수가 없죠?
◆박인숙 : 잊을 수가 없죠. 자다가도 벌떡벌떡 일어나죠. 그날을 생각하면.
◇김효영 : 돌이키기 싫으시겠지만, 그날 어떻게 된 건지 말씀 좀 해주십시오.
◆박인숙 : 그날 방학 기간 동안에 중증장애인을 위한 프로그램이 있었어요. 학원이라는 곳인데 학원에서 끝날 무렵에 1박2일 코스로 사회적응 훈련차 캠프를 갔던거죠. 경주 보문단지로.
지도교사가 우리 도연이를 한 한달 정도 1:1 수업을 했기 때문에 우리 도연이의 성향을 잘 알고 우리 도연이의 특징을 잘 알기 때문에 저는 믿고 보냈던 거죠.
그날 1월29일에 4시20분경 되어서 제가 운전을 하고 있는데 전화벨이 울리더라고요. 전화벨이 울리는데 제가 기분이 굉장히 안 좋더라고요. 그래서 받으니까 도연이가 없어졌다고. 그길로 제가 고속도로에서 운전하고 있던 중에 바로 그 길로 경주로 갔습니다.
◇김효영 : 네.
◆박인숙 : 경주를 갔는데 제가 마산에서 살고 있었기 때문에 마산에서 잃어버렸다면 제가 도움 요청도 많이하고 그리고 제가 지역적으로 많이 알기 때문에 찾는데 도움이 되는데 낯선 곳이라 경주에 도착하니까 그때 겨울이기 때문에 밤이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찾는데 엄청 많은 불편을 겪었죠. 밤이다 보니까 어디 동서남북도 모르고 어느 길을 찾아가야 되는지 이게 길인지 뭐 어딘지 이런 걸 잘 모르지 않습니까?
◇김효영 : 네.
◆박인숙 : 그러다보니까 제가 참 많이.. 어렵더라고요.
그런데, 선생님이 처음에 거짓말을 하셨어요.
제가 가서 물었을 때는 어떻게 답을 했냐면 도착하자마자 숙소에 짐을 풀고 점심식사를 했대요. 오후 프로그램을 진행 하려고 내려가서 자기가 화장실 간 사이에 우리 도연이가 없어졌다고 하는데 한 몇 개월 뒤에 제가 그 사실을 알게 되었어요.
그렇게 된 게 아니고 2층이 숙소고 1층으로 내려와서 프로그램을 진행하려고 하는데 우리 도연이를 1층하고 2층 사이 계단에다가 애를 한동안 그냥 방치를 했더라고요.
그런데 장애인 같은 경우에는 항상 눈을 떼선 안됩니다. 왜냐하면 어디 가지마라 이게 인지가 안되기 때문에 가야될지, 어떻게 해야될지 항상 같이 있는 보호자에 의해 가지고 거기에 따라 행동을 하지 그냥 방치를 해두면 우리 도연이 같은 경우엔 한참 자기를 찾지 않으니까 그 계단에서 내려온 거에요.
내려와가지고 보문단지 한국콘도 마당에 우리 도연이가 오래 서 있더래요. 한국콘도 직원이 보니까. 도연이가 제가 쥐어준 끈까지 딱 들고 그 마당에 한동안 서가지고 있더래요. 그런데 그 직원이 애가 17살이라고 하면 '아, 저애는 그냥 혼자 둬도 될 것 같다' 해가지고 별 관심이 없었대요.
그런데 장애아동 같은 경우에는 우리 도연이는 차가 오고 가고 이런 게 위험하다는 인지를 전혀 못 하거든요. 그래서 그 길로 사라진 거죠.
그런데 선생님은 제가 보니까 계단참에 두고 자기들끼리 커피 타임을 했는지 잠깐 2층 숙소에서 자기들이 있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그걸 제가 몇 개월 후에 그 사실을 알게 되었죠. 그리고 그 선생님이 자기의 어떤 책임 때문에 그랬는지는 모르지만 그 날도 제게 있는 사실대로 이야기를 했어야 했는데 사실대로 이야기를 하지 않더라고요. 제가 애원하다시피 있는 사실대로 이야기를 해달라고 했거든요.
◇김효영 : 그 교사분도 나중에 다 인정을 했습니까?
◆박인숙 : 네.
◇김효영 : 그 당시에는 cctv가 없었습니까?
◆박인숙 : 그때는 지금 한 14년 전인데 cctv이런 게 그렇게 많이 요즘처럼 보급이 많이 되어 있지도 않고 그때는 cctv보다도 파출소가 동마다 다 있지 않습니까? 신고 자체도 이렇게 안 되었습니다. 예를 들자면 제가 A라는 동에서 옆에 B파출소라면 B파출소도 모를 정도로, 그러니까 부모의 다리품을 팔아서 부모가 직접 전단지를 들고가서 이렇게 이렇게 잃어버렸다고 제가 신고를 해야 해요.
◇김효영 : 경찰에서는 아무런 단서도 발견하지 못했습니까?
◆박인숙 : 네. 못했죠. 못하고 그러니까 그 정도로 실종에 대해서 제가 A라는 파출소에 신고를 하고 가지 않았습니까? 그죠? 그런데 3교대를 하더라고요. 그러니까 직원끼리 인수인계가 안되었더라고요.
◇김효영 : 그래서 직접 찾아나섰을테고요?
◆박인숙 : 제가 가면서 신고부터 하고 그 다음에 제가 아는 가족들을 동원을 했죠. 동원하고 또 학교에, 우리 도연이가 경남 혜림학교를 다니는데 학교의 학부모들과 같이 학교 생활하던 부모들을 다 경주를 저녁에 불러 모았죠. 제가 그 쪽에는 경주에는 전혀 모르다 보니까. 그래서 그 날 저녁에 한국콘도에 반경 한 30km까지 나름대로 밤새 찾았죠.
◇김효영 : 네.
◆박인숙 : 그랬는데 다음 날 제보를 받았어요. 한국콘도에서 좌측으로 한 1km 떨어진 지점에서 중앙선 분리대에 우리 도연이가 서서 서성이는 걸 두 사람이 봤더라고요. 그때 시간이 3시20분경 되었다고 하더라고요. 그래 이제 인상착의는 똑같았어요. '빨간티를 입었더라. 검정파카를 입었고 손에 뭔가 끈을 작은 것을 들고 있더라' 그것 까지 정확하게 제보자가 봤더라고요.
그리고 그 다음날 명보극장이라는 한 4km는 더 떨어져 있는 경주 시내에 있는 명보극장 앞에서 9시경 되어서 24시 앞에 우리 도연이가 앉아 자는 제보를 받았는데 그 제보도 정확하더라고요. 그 다음날.
◇김효영 : 어머니 생각에는 그런 목격자도 나왔는데 경찰이 도연이 찾는 일을 제대로 못 했다고 보십니까?
◆박인숙 : 그 당시는 그렇죠. 못했죠. 왜냐하면 각 파출소에 그러니까 경주 관내에 있는 파출소에서 다 연락망이 되어가지고 같이 동원을 해줬더라면 바로 했더라면 찾지 않았나 싶어요. 저희들이 이렇게 찾아 나서면 반경을 조금씩 벗어났더라고. 그러니까 벗어나고 난 그 다음에 저희들이 찾아가고, 찾아가고 이랬더라고요.
◇김효영 : 그동안 도연이를 찾기 위해 할 수 있는 방법은 다 해보시지 않았겠습니까?
◆박인숙 : 저 나름대로 부모로서는 안 해본 게 없다고 생각을 하지만 그래도 제가 노력을 했지만 찾지 못했기 때문에 그 노력은 노력이라 할 수 없습니다.
◇김효영 : 어떤 점이 가장 아쉽습니까?
◆박인숙 : 처음에는 신고를 했을 때 우리 도연이가 17살이다 보니까 가출로 신고가 되어있죠. 그러니까 가출과 실종의 차이가 엄청나요.
◇김효영 : 아니, 실종신고를 했는데 가출로 되어 있더라?
◆박인숙 : 네. '실종이 되었다 라고' 신고를 했는데 서류상에는 가출로 되어 있더라고요. 가출은 수사를 할 필요가 없다는 거죠. 스스로 나가서 없어진 것이기 때문에 어떤 수사건 이런 게 없어요.
◇김효영 : 어느 경찰서에 신고를 했습니까?
◆박인숙 : 경주경찰서.
◇김효영 : 경주경찰서에 실종신고를 했는데 나중에 경찰에 가서 확인을 해보니 가출로 되어 있더라?
◆박인숙 : 네. 일단 가출로 되어 있으면 자기들이 찾을 의무가 거의 없죠. 가출과 실종이 그렇게 달라요.
◇김효영 : 아니, 실종신고를 하면 실종으로 접수를 해야되는거죠.
◆박인숙 : 네. 그런데 17살이고 아무리 장애인이라도 가출로 되어 있어요.
◇김효영 : 시스템에 문제가 있어 보이네요. 도연이는 어떤 장애를 앓고 있었습니까?
◆박인숙 : 우리 도연이는 자폐성도 있고 발달장애도 있고 좀 중복된 장애인이죠. 정신지체라 하면 자기 의지는 거의 없다고 보죠. 뭐 물을 먹고 싶다해서 물을 달라는 말도 못하고 배가 고프다 뭐가 먹고 싶다 하면 부엌에 와서 서성이면 같이 생활했던 가족들은 대개 눈빛, 행동만 봐도 다 알죠. 그런 장애를 가지고 있습니다. 종합적으로 보면 한 3세 정도.
◇김효영 : 도연이의 신체적 특징은요?
◆박인숙 : 당시에 키는 한 152cm 정도였고요.
우리 도연이는 보면 얼굴만 봐도 장애 아동이라는 것이 딱 보입니다. 그런데 눈이 안검하수가 있어서 항상 물체를 볼 때, 사람을 볼 때 밑으로 보고요. 그리고 이빨은 그때는 굉장히 불규칙하게 지그재그로 나있었어요. 그리고 도연이가 12개월에 수술을 했기 때문에 머리카락을 들춰보면 오른 쪽으로 10cm 가량 수술자국이 있어요.
◇김효영 : 수술자국이 있고?
◆박인숙 : 네. 그리고 평소에 생활할 때 그 당시에는 스트레스를 받는다던지 하면 표현은 해요. '어,어' 하면서. 그리고 앓음을 많이 내고 해요. 지금은 세월이 많이 흘러서 그런건 어떻게 변했는지는 제가...
◇김효영 : 알겠습니다. 저희가 방송 마친 뒤에 인터넷에 도연이 사진도 함께 올리겠습니다. 도연이에게 하고 싶은 말씀 있으시면 마지막으로 한 말씀 해주시고요.
◆박인숙 : 아.. 너무 너무 보고싶죠. 그리고 꼭 살아 있어라고 말을 하고 싶습니다. 그래야 언젠가는 이렇게 노력하면 우리 도연이를 만날 수 있으니까.
그리고 도연아. 엄마는 가족들과 같이 함께 살고 있지만 너는 낯선 곳에서 얼마나 힘들겠니? 그래도 고통스럽고 힘들더라도 참고 생활하는 곳에 보호자라 생각하고 말 잘 듣고 그리고 힘들지만 어쨌든 견뎌내서 엄마하고 만나야 되지 않겠니? 그러니까 항상 건강하고 어쨌든 눈치껏 생활하는.. 잘 지내고 있으면 엄마와 언젠가는 안 만나겠니. 너무 너무 보고싶다. 도연아.
◇김효영 : 그래요. 도연이 어머님과 꼭 만나시길 저희도 기원하겠습니다. 오늘 인터뷰 감사합니다.
◆박인숙 : 네. 감사합니다.
◇김효영 : 지금까지 실종 아동의 어머니 박인숙 씨 만나보았습니다. 시사포커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