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창 반대="">
-제창하면 반체제 의미 국가가 용인하는 꼴
-'새날'은 곧 자유민주주의 뒤엎는 세상
-종북단체가 왜 부르는지 생각해봐야
<제창 찬성="">
-종북노래? 편한대로 갖다붙이는 억지
-북한영화 삽입, 제작자의 판단일 뿐
-국론분열? 佛국가 부르면 폭도 되나?
■ 방송 : CBS 라디오 <박재홍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박재홍 앵커
■ 대담 : 양동안 (한국학중앙연구원 명예교수, 제창 반대), 서일권 (5.18 행사위원회, 제창 찬성)
◇ 박재홍> 제35주년 5.18광주민주화운동 기념식이 3일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그런데 올해도 어김없이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 문제를 두고 잡음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국가보훈처가 기념행사 때 제창이 아닌 합창의 형식으로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를 것이라고 결정한 것인데 5.18기념단체에서는 즉각 반대입장을 내놓고 2008년까지 제창을 했던 선례를 따를 것을 요구했습니다. 이념논쟁에 휩싸인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논란, 찬반입장을 차례로 들어봅니다. 먼저 제창보다는 합창에 찬성하는 입장입니다. 한국학중앙연구원의 양동안 명예교수입니다. 교수님 안녕하세요.
◆ 양동안> 네.
◇ 박재홍> 이번에 국가보훈처가 5.18민주화운동기념식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합창하는 쪽으로 결론을 내렸습니다. 이러한 결정을 어떻게 보시나요?
◆ 양동안> 늦었지만 타당한 조치라고 봅니다. 제창을 하게 되면 임을 위한 행진곡에 내포된 좋지 않은 메시지가 국가로부터 공인되는 결과를 가져오기 때문에 제창하지 않고 합창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생각합니다.
◇ 박재홍> 일단 형식의 문제를 짚어보죠. 제창과 합창, 어떻게 의미가 다르다고 보시나요?
◆ 양동안> 제창이라는 것은 식장에 참석한 사람들이 모두 함께 부르는 것이 제창이고, 합창은 아마 합창단이 노래를 부르면 같이 부를 수도 있고 안 부를 수도 있고 그럴 겁니다.
◇ 박재홍> 하지만 그동안 2008년까지는 제창을 해오지 않았습니까? 그럼 2008년까지 해 왔던 것 자체가 잘못된 것이었다, 이런 말씀인가요?
◆ 양동안> 내 생각에는 잘못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내 생각 같아서는 합창도 안 하는 것이 더 좋지 않을까 싶은데요. 그러나 기왕에 합창을 해온 바이니까 거기까지는 용인할 수 있다고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 박재홍> 그럼 교수님께서는 임을 위한 행진곡이 제창을 할 만한 곡이 아니라고 생각하시는 것 같은데요. 그 이유가 뭔가요?
◆ 양동안> 우선 가장 본질적인 이유는 임을 위한 행진곡이 반체제적 메시지를 내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노래에 '새날'이 올 때까지 목숨걸고 투쟁하자는 대목이 들어 있습니다. 그러니까 목숨 걸고 흔들리지 말고 투쟁해야만 실현되는 새로운 세상이라 할 것 같으면 기존 체제하고는 양립할 수 없는 세상이 아닙니까? 그런데 '새날'은 우리나라의 기존체제는 자유민주주의니까 자유민주주의체제를 뒤엎는 그런 새로운 세상일 수밖에 없겠죠.
◇ 박재홍> 그런데 ‘새날'이라는 단어의 의미가 '더 나은 미래' 혹은 '더 성숙한 민주주의로 가는 질적인 발전'을 의미하는 뜻으로 볼 수는 없는 건가요?
◆ 양동안> 그렇게 볼 수 있겠죠. 그런데 좀더 수준 높은 민주주의를 실현된 세상을 의미한다면 목숨걸고 끝까지 투쟁할 필요는 없겠죠. 목숨걸고 투쟁을 해야 한다는 사실, 그것을 함께 연관시켜서 '새날'의 의미를 해석하면 '새날'의 의미가 보다 분명해질 수 있습니다.
◇ 박재홍> 따라서 반체제적 의미가 있을 수도 있기 때문에…
◆ 양동안> '있을 수도 있기 때문에'가 아니라 틀림없이 있기 때문입니다.
◇ 박재홍> 그런데 지난 4월에 정의화 국회의장이 이런 말을 했습니다. "임을 위한 행진곡의 '임'은 광주정신이고 또 5.18 행사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이 제창되게끔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라고 말을 했었는데. 그러면 국회의장의 판단 역시 잘못된 건가요?
◆ 양동안> 국회의장의 판단이 아주 잘못된 것입니다. 그분이 광주 민주화 운동에 대해서 아마 깊이 연구를 안 해 봤을 것이고, 임을 위한 행진곡에 대해서도 깊은 분석이 없었을 것입니다.
◇ 박재홍> 그리고 일부 보수단체에서는 '임을 위한 행진곡이 종북단체 행사에서 애국가 대신 불리는 곡이기 때문에 정부 기념식에서 부르는 것 자체가 부적절하다' 이런 의견을 내놓고 있는데 이 문제는 어떻게 보세요?
◆ 양동안> 그것도 본질적인 문제는 아니지만 한번 생각해 볼 것은 '왜 종북단체라든가 이런 사람들이 임을 위한 행진곡을 꼭 부르려고 하는가?'입니다. 그 종북단체라든가 이런 사람들은 반체제적 성향이 강한 분들 아닙니까? 임을 위한 행진곡의 반체제적 메시지를 높이 사서 그 노래를 애써 부르려고 하는 것이다. 이렇게 해석이 됩니다.
◇ 박재홍> 그러면 교수님은 국가보훈처 입장대로 제창으로 돌아갈 경우에 국민통합에 저해될 것이라고 판단하십니까?
◆ 양동안> 제창으로 하면 국민갈등이 더 확대될 것입니다. 그러니까 지금 현재 수준으로 그저 합창 정도로 놔두고요. 제창으로 할 것인지 아니면 합창도 못하게 할 것인지는 전문가들 사이에서 이성적인 토론을 해보자는 말을 하고 싶습니다. 그런데 임을 위한 행진곡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사람들은 내 말을 전혀 듣지 않습니다.
◇ 박재홍> 알겠습니다. 전문가들 논의가 더 필요할 것 같다는 이런 말씀이네요. 말씀 고맙습니다.
◆ 양동안> 네.
◇ 박재홍> 한국학중앙연구원의 양동안 명예교수였습니다.
◇ 박재홍> 이어서 제창을 해야 한다는 입장을 들어보죠. 5.18행사위원회 서일권 사무처장입니다. 사무처장님 안녕하십니까?
◆ 서일권> 안녕하세요.
◇ 박재홍> 우선 국가보훈처의 임을 위한 행진곡 합창 결정, 어떻게 보셨습니까?
◆ 서일권> 국론분열을 야기하고 국론을 저해한다는 국가보훈처의 입장에 대해서 저희는 오히려 국가보훈처의 이런 결정이 반대로 국민 통합을 저해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박재홍> 국가보훈처의 결정이 오히려 국민통합을 저해하고 있다? 왜 그렇죠?
◆ 서일권> 가사나 노래의 역사 측면에서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습니다. 문제가 되지 않는 노래를 문제없이 불러왔는데 이번 정부와 직전의 정부에서 문제를 삼는 것이야말로 없던 문제를 새롭게 문제를 만든다고 생각하고요. 정부의 편협된 시각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 박재홍> 자. 논란의 쟁점은 가사에 쓰인 '임'과 '새날'이라는 단어인 것 같습니다. 일단 '임'이라는 단어에 대해서 일각에서는 '임은 북한 지도자다' 이런 주장도 하고 있고요. '새날'은 반체제전복을 의미하고 있다는 주장도 하고 있습니다마는…?
◆ 서일권> 글쎄요. 국가보훈처나 일부 사람들이 이야기하는 그런 잘못된 역사 인식에 대해서 동의할 수 있는 국민들이 과연 얼마나 될지요? 그 단어가 무슨 친북하는 내용으로 되어 있다는 주장 자체가 귀에 걸면 귀걸이고 코에 걸면 코걸이인 국가보안법처럼 역사인식 자체를 본인들 편할 대로만 이해하는 겁니다. 그렇게 갖다 붙이면 국민들이 믿어줄 걸로 생각하고 있는 사람들의 아주 저급한 역사인식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박재홍> 잘못된 역사인식을 바탕으로 하는 주장이라는 말씀이고요. 그러면 '임'의 의미는 뭔가요?
◆ 서일권> '임'은 곧 5. 18 광주 민주화운동을 위해서 산화해 가신 민주화 영령들을 생각하는 단어라고 저희는 믿고 있습니다.
◇ 박재홍> 그런데 '새날'의 의미 자체에 대해서는 '목숨걸고 지속적인 투쟁을 한다는 그런 의미다. 따라서 반체제적인 그런 의미를 담고 있다'라는 지적도 있습니다마는 반론하신다면요?
◆ 서일권> 예를 들어서 새누리당의 당명인 '새누리'가 결국 '새날'이라는 뜻이거든요? 새날이 새하늘이라는 뜻이기 때문에 그렇다면 새누리당도 그 이름을 사용하면 안 되죠.
◇ 박재홍> 그리고 또 하나, 국가보훈처에서 어제 입장을 밝히면서 '임을 위한 행진곡이 북한 영화에서 배경 음악으로 사용됐기 때문에 국민통합을 저해한다' 이런 논리를 밝히고 있는데요. 반론하시죠.
◆ 서일권> 북한에서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라는 노래를 부릅니다. 그러면 북한에서 노래를 불렀다고 해서 만약에 우리 초등학교 학생들이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라는 노래를 부르면 그 초등학생은 친북인사가 되는 겁니다. 일반화의 오류나 그런 몰아붙이기식으로 간다고 보고 있는 거죠. 영화에 그 노래가 나왔다고 해서 그걸 부르면 안 된다? 이런 것은 말이 안 된다고 생각을 하는 거죠.
◇ 박재홍> 따라서 국가보훈처의 해명은 이해할 수 없다는 말씀인데요.
◆ 서일권> 그렇습니다. 프랑스 국가도 보면 가사가 굉장히 격하거든요. '총을 들어라' 이런 표현들인데, 훨씬 더 폭력적인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저희가 영화 '레미제라블' 속에 나오는 그 노래를 우리가 불렀다고 하면 사실 폭도가 되는 거죠. 하나의 문화작품에서 제작자들의 판단일 뿐이지 그것이 북한 영화의 배경음악이 되었으니까 5.18 노래로 안 된다? 그 자체는 저희와는 전혀 무관한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 박재홍> 알겠습니다. 그러면 기념행사까지 3일 남았는데 그럼 5.18행사위원회는 이번 국가보훈처의 결정에 대해서 어떻게 대응하실 생각이신가요?
◆ 서일권> 저희는 임을 위한 행진곡 노래의 기념곡 지정과 제창을 분명히 안 할 것이라고 예상했기 때문에 저희는 도청 앞 5.18민주광장에서 독자적으로 민주화 5.18 기념식을 치르겠다라고 이미 저희가 입장을 밝혔습니다.
◇ 박재홍> 그러니까 정부의 방침이 예상대로 나왔기 때문에 행사위원회에서는 따로 행사를 진행할 것이라는 말씀이군요.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서일권> 네, 감사합니다.
◇ 박재홍> 5.18행사 행사위원회 서일권 사무처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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