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당국은 11일 임신부로는 처음으로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은 109번(39) 환자의 현재 상태에 대해 안정적인 편이라고 밝혔다.
다만 현재 임신 36주로 출산을 2~4주 가량 앞두고 있는 만큼, 앞으로의 경과에 따라 자연분만 대신 제왕절개를 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보건복지부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는 이날 브리핑을 통해 "109번 환자가 질병관리본부 검사 결과 최종 양성으로 확인됐다"며 "임신부인만큼 항바이러스 투여가 어려워 당장은 대증요법 치료를 진행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메르스 즉각대응팀에 참여중인 한림대 강동성심병원 엄중식 감염내과 교수는 "109번 환자는 지금 근육통이 어느 정도 있는 것을 빼고는 열도 거의 나지 않고 호흡증상은 아예 없는 상태"라며 "비교적 경증으로 메르스가 진행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엄 교수는 "만약 경증 상태에서 증상이 사라진다면 다음주 초 유전자 검사를 진행한 뒤, 두 차례 연속 음성 판정이 나오면 정상 분만을 할 수 있다"며 "(임신 상태와 관련해) 특별히 주의를 할 게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메르스의 임상 경과가 짧게는 1주일에서 평균 14일 동안 지속되는 점이 고려될 필요가 있다.
따라서 만약 폐렴 등의 중증 상황으로 진행할 가능성이 보이기 시작하면 제왕절개 등 적극적으로 출산을 유도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란 게 당국의 입장이다.
출산을 마친 이후에는 여러가지 항바이러스제를 동시에 투여하는 방식으로 적극적인 치료를 실시할 예정이라고도 덧붙였다.
태아에 대한 메르스 감염 가능성도 우려가 집중되고 있는 부분이다. 이와 관련해 엄 교수는 "아직 태아에 대한 바이러스 전파 가능성은 알려진 게 없다"고 말했다.
산모가 메르스에 감염된 사례가 전세계적으로 지금까지 3개 케이스 정도 되지만, 태아 감염 여부를 직접적으로 알아내려면 양수를 검사해야 하는 등 위험할 수 있기 때문에 아직 증명된 바가 없다는 것이다.
다만 "일반적으로 바이러스가 태반을 통과한다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면서 "B형 간염 바이러스도 출산 과정에서 태아의 피부가 손상돼 감염되는 경우는 있어도 태반을 통해 넘어가는 경우는 없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