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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견에 맞서는 '동성부부'의 눈물…"경청만으로도 큰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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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조광수·김승환 부부, 동성결혼 인정 여부 결정하는 국내 첫 재판 뒤 기자회견

지난 2013년 9월 7일 김조광수 감독과 김승환 커플이 청계천 광통교에서 국내최초 공개 동성 결혼식에 앞서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자료사진/노컷뉴스)

 

6일 오후 5시 30분쯤 서울서부지법 정문 앞, 동성결혼 인정 여부를 결정하는 국내 첫 재판을 마치고 기자회견을 위해 마이크를 잡은 김조광수 감독은 "SNS를 통해 법정에서는 울지 않겠다고 했는데, 결국 울고 말았다"며 눈물을 흘렸다.

이 자리에서 김조 감독은 지난해 대만의 한 영화제에 초청됐을 당시, 배우자인 김승환 레인보우팩토리 대표와 함께 본 다큐멘터리 영화 '리미티드 파트너십' 이야기를 꺼냈다. 이 영화는 미국의 한 게이 커플이 동성결혼을 한 뒤 그 관계를 인정받기 위해 벌인 38년간의 소송 과정을 다루고 있다.

김조 감독은 "이 소송에 대해 2013년 미국 연방대법원은 '동성결혼이 불법이라는 주법은 헌법에 위배된다'는 판결을 내림으로써 두 분은 38년 만에 합법적인 부부가 될 수 있었지만, 애석하게도 당사자 중 한 분이 전해인 2012년 돌아가신 것을 다큐를 통해 보게 됐다"며 "무려 37년을 법정에서 싸웠지만 관계를 인정받지 못하고 한 분이 세상을 떠나는 것을 보면서 '혹시 나에게도 37년이 걸리면 어떻게 하나'라는 생각을 했다"고 전했다.

이어 "저는 올해로 만 50세인데, 37년이 걸린다면 87세가 된다. 호모포비아들은 '동성애자는 이성애자보다 30년 일찍 죽는다'고 하는데, 근거 없는 말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그 말이 사실이라면…'이라는 생각에 두렵다"며 "법정에서 판사님께 '제발 제가 죽기 전에 우리 관계를 인정해 달라고, 37년은 걸리지 않게 해 달라고, 더 이상 우리 관계를 배제시키지 말아 달라'고 부탁했다"고 덧붙였다.

마이크를 넘겨 받은 김 대표는 "오늘 재판 과정에서 성수소자로 살아 오면서 힘들었던 정신적인 고통을 한 번 더 느끼면서 감정적으로 격해졌던 것 같다"며 "다행히 재판관께서 저희 얘기를 끝까지 경청해 주셨는데, 그것만으로도 저희에게 큰 힘이 됐다.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스무 번째로 동성결혼을 인정하는 전향적인 판결이 나오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저희 부모님이 그러하셨듯이 결혼은 두 사람의 헌신적인 관계에 바탕을 두고 있다. 저 역시 그러한 관계를 꿈꾸고 있다"고 말한 뒤 감정이 격앙된 듯 눈시울을 붉히며 말을 잊지 못했다.

김조 감독과 김 대표 부부에 앞서 발언자로 나선 곽이경 민주노총 대외협력부장은 "성소수자 당사자로서 주장하고 싶은 것이 있어 이 자리에 섰다. 여기 사람이, 성소수자가 살고 있기에 법과 제도를 고치는 일은 당연한 일이다. 관계를 인정받고 사회에 받아들여지는 것은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권리다. 우리 역시 피땀 흘려 일하는 평범한 노동자요 시민"이라며 "이번 소송이 모든 문제를 해결하지는 못하더라도 물음표는 던질 수 있다. 인간으로서 이웃과 정을 쌓고 가족을 꾸리고 살겠다는 인간 선언"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이날 오후 3시 서울서부지법 가족관계등록비송 재판부는 김조 감독과 김 대표 부부가 낸 가족관계등록공무원의 처분에 대한 불복신청 사건의 첫 심문기일 절차를 진행했다.

비공개로 진행된 이날 재판에서는 민변 소속 15명의 변호인단이 김조 감독 부부의 변론을 맡았다. 변호인단은 "성소수자 문제를 둘러싼 과거의 오류와 편견에서 벗어나 법적인 보호 영역을 해석하고 발견해내야 할 시대적 책임이 사법부에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송대리인단 주심변호사를 맡은 공익인권변호사모임 '희망을 만드는 법' 류민희 변호사는 기자회견에서 "2차 심문기일 일정은 아직 예정된 게 없다"며 "제출한 서면과 전문가 참고인·당사자들의 이야기를 재판부가 충분히 들었다면 수리하는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이날 서부지법 정문 앞에서는 김조 감독 부부의 기자회견에 앞서 동성결혼 합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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