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회 유튜브 방송 캡처)
일본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오는 14일 제2차 세계대전 전후 70주년 담화를 발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기존의 역사인식을 계승하는 전제로 담화문을 작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식민지배 등과 관련된 직접적인 언급을 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6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이날 원폭 70주년 평화기념 행사가 열린 히로시마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후 70년 담화는 역대 내각의 입장을 계승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베 총리는 "지난 대전에 대한 반성과 전후 평화 국가의 발자취, 그리고 앞으로 일본이 아시아 태평양 지역과 세계를 위해 어떤 공헌을 해야 할지 지혜를 모아 담아내겠다"고 설명했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담화문의 발표 시기와 각의(국무회의) 결정 여부는 민간 자문기구인 21세기 구상 간담회의 보고서를 바탕으로 아베 총리가 최종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만약 각의 결정을 거쳐 발표된다면, 담화가 아베 총리의 개인적 견해이기 보다는 정부의 공식적인 입장이라는 차원으로 해석될 수 있다.
아베 총리 역시 초반에는 각의 결정을 거치지 않고, 개인의 견해임을 암시함으로써 표현의 범주를 넓혀 담화문을 작성할 뜻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식민지배와 침략에 대한 사죄는 언급되지 않을 방향인 것으로 추정됐었다.
그러나 최근 주변 참모진 및 연립여당인 공명당 등이 이에 우려를 제기하자, 각의 결정을 거친 정부 공식 입장 수준으로 담화문을 정리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은 듯 보인다.
한편 우리 정부와 중국 정부는 무라야마 담화에 포함됐던 '식민지배'와 '침략'이 70년 담화에 들어가야 한다고 지속적으로 촉구해왔다. 1995년 발표된 전후 50년 무라야마 담화도 각의 결정을 거친 뒤 발표됐으며, 무라야마 담화에는 '통절한 반성', '마음으로부터의 사죄', '침략', '식민 지배'라는 표현이 들어있었다.
하지만 아베 총리가 역대 담화의 역사인식을 계승하더라도, 반성과 사죄 등의 키워드는 사용하되 식민 지배와 관련된 표현이나 사과는 언급하지 않을 것이라는 예측이 현재까지 우세하다.
한편 이날 아베 총리는 추진 중인 안보법안에 대해 "다시는 전쟁을 하지 않겠다는 맹세를 고수하고 전쟁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것"이라면서 "국민의 생명과 평화를 지키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이라고 호소하는 메시지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