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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준일기] 닥치고 경험했더니, 돈들여 스펙쌓으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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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선탈락 면하기 위해선 스펙 필요, 등골 휘는 기분"… 김수현씨 편

 

김수현씨는 현재 새정치민주연합 이언주 의원실에서 인턴으로 일하고 있다. 기자가 되는 게 꿈이지만 책과 신문에서만 봤던 현실정치의 세계를 직접 경험하는 것도 기자직을 준비하는데 도움이 될 거 같아서 한달 간의 인턴 프로그램에 지원했다고 한다. 설사 이 일이 기자직 준비에 도움이 안된다면? 그래도 상관없단다. 인턴 경험은 어차피 자신의 일부로 남을 테니까.

긍정의 생활, 닥치고 경험. 지금의 김수현씨를 설명할 가장 적합한 표현들이 아닐까 싶다. 경험의 소중함을 아는 사람은 긍정적일 수 밖에 없다. 성공하면 좋겠지만 실패해도 경험이라는, 돈으로 살 수 없는 '자산'을 얻는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다. 김수현 씨가 그런 부류다. 최근 몇 년간의 그의 이력을 봐도 단박에 알 수 있다.

모두가 취업준비에 올인하던 대학 4학년 때 그는 1학기를 마치고 돌연 호주로 워킹홀리데이를 떠났다. 하기 힘든 특별한 경험을 해보자는 생각에서다. 1년을 보내고 돌아왔지만 여전히 목말랐다. 그래서 4학년 2학기를 마저 마치고는 다시 호주로 5개월간 배낭여행을 다녀왔다. 그의 호주 이야기는 주변사람들을 움직여 현재까지 4명이 자신의 뒤를 따라 호주 워킹홀리데이를 떠났거나 떠날 계획이다.

이 밖에도 그는 일본연수와 1년간 어머니 가게를 운영한 것도 자신과 다른 사람을 구분해주는 남다른 경험으로 꼽는다. 인생경험, 세상경험에 관한한 또래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을 자신감이 있지만 사람을 뽑는 곳에서는 그런 경험을 알아봐주지 않는다. 대신 눈에 보이는 스펙을 더 따진다.

요새 김수현씨를 괴롭히는 것이 바로 이 '스펙'이다. 한국사자격증, 토익, 한국어능력시험에 최근에는 여기에 더해 다이어트까지. 그는 스펙을 쌓기 위해 그야말로 몸부림 치고 있다. 스펙을 갖추고 있어야 예선에서 배제되지 않고 본선에서 겨룰 기회가 주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스펙 쌓기에는 필연적으로 적지 않은 비용이 든다. 여러 종류의 스펙을 위한 책값, 강의비, 시험등록비 등 매월 수십만원이 든다. 이 비용 마련을 위해 그는 카페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 돈을 벌기 위해 돈을 벌어야 하는 모순적인 상황에 대해 그는 자신의 취준일기에서 "벌써부터 등골이 휘는 기분이 든다"고 고백한다. 그가 다름 아닌 기자직을 원하고 있는 것도 바로 이런 비합리적인 문제를 바로잡는 일을 해보기 위해서다. 이번주 취준일기 주인공 김수현씨의 이야기다

[편집자의 글] 이 기사는 청년실업자 100만 시대를 맞아 CBS노컷뉴스가 우리시대 청년 구직자들의 속내를 그들의 '음성'으로 세상에 알리기 위해 마련된 연속기획입니다. 취업준비생들의 애환을 나누고 그들을 위로하고 또 격려하기 위해서입니다. 구인 기업들에게도 서류와 짧은 면접으로는 미처 파악하지 못한 취준생의 면면을 보다 세밀하게 판단할 자료를 제공하기 위한 의도도 있습니다.

이를 위해 여러 취준생들에게 1개월 간 각자의 스마트폰에 자신의 목소리로 취업준비 활동을 매일 일기처럼 음성으로 녹음하게 했습니다. 물론 취준생들에게는 소정의 사례비가 지급됩니다. 제작진에 전송돼 온 한달치 음성파일은 편집 과정을 거쳐 미니 다큐로 가공돼 CBS라디오 뉴스에서 방송되고 있으며 이와 별도로 음성 파일이 탑재된 텍스트 기사 형태로 편집돼 이 기사처럼 매주 한 편씩 소개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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