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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정책, 독재정권 시절로 퇴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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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회의, 문예위 파행적 사업운영·정치적 개입에 항의…"정치적 검열 중단하라"

 

한국작가회의가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한국문화예술위원회(문예위)의 파행적 사업 운영과 정치적 개입에 항의하며 "예술지원사업의 공공성을 회복하라"고 촉구했다.

작가회의는 14일 성명서를 통해 "문예위의 오만과 횡포가 도저히 두고 볼 수 없을 지경에 이르렀다"며 "문예위가 올해 예술인 지원 사업 집행 과정에서 저지른 일탈행위는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는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국가기구가 예술인 지원에 대해 어떤 철학과 기준을 가지고 있는지를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다는 점에서 충격적이기까지 하다"고 덧붙였다.

앞서 언론 보도에 따르면 문예위는 문학창작기금 희곡부문 지원 사업 심의에서 1위로 통과한 이윤택 씨의 희곡 '꽃을 바치는 시간'을 탈락시켰고, 심사위원들이 선정한 102편의 문학창작기금 지원대상을 70편으로 줄여 최종 발표했다.

작가회의는 "문예위는 연극부문 창작산실 지원사업에서도 심의를 통과한 박근형 연출가의 '모든 군인은 불쌍하다'를 지원 대상에서 제외시키라고 심의위원들을 압박했다"며 "압박이 통하지 않자 직접 당사자를 방문해 지원포기를 종용했다"고 설명했다.

문예위가 이처럼 과도하게 지원사업에 개입하는 이유에 대해 작가회의는 "박근형 연출가의 경우 이전 작품에서 현 대통령에 대해 부정적으로 언급한 사실과 관련이 있으며, 이윤택 연출가는 2012년 대선 당시 문재인 후보의 지지연설을 한 것과 연관이 있다는 게 중론"이라고 전했다.

작가회의는 "이는 모두 지원 당사자들의 증언과 심의위원 및 문예위 관계자들의 녹음으로 밝혀진 사실"이라며 "정권의 심기를 거스르면 정당하게 심의를 통과했다고 해도 지원하지 않겠다는 폭력적 행태를 단면적으로 드러낸 사건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질타했다.

이어 "이는 명백히 창작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며 국가권력이 예술작품을 사전검열하는 것과 전혀 다르지 않다"며 "예술인들의 창작을 지원함으로써 한국문화예술의 질을 높이고 궁극적으로 국민에게 다양한 예술향수의 기회를 제공한다는 국가지원의 의의를 심각히 훼손하는 부당 행위"라고 지적했다.

작가회의는 이러한 논란에 대응할 목적으로 문예위가 내놓은 보도자료에 대해서도 "이들이 최소한의 양심과 부끄러움도 갖고 있지 않음을 여실히 보여준다"고 꼬집었다.

앞서 문예위는 보도자료를 통해 문학창작기금 지원대상자 축소에 대해서는 "신진 또는 중견 예술가를 지원한다는 취지에 어긋났기 때문"에 이윤택 연출가에 대한 지원을 취소했으며, 연극부문 창작산실 지원과정의 논란에 대해서는 "실무자로서 의견을 내놓았을 뿐 개입은 아니"라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작가회의는 "실무자 의견이라면 심의위원들에게 전달하면 되는 것이고, 심의위원들이 의견을 받아들이지 않았다면 그 의견은 충분한 정당성을 얻었다고 할 수 없다"며 "이윤택 연출가에 대한 지원이 사업취지에 어긋나는 것이라면 역시 심의위원들과 협의할 일이지, 심의가 끝난 지원대상자 명단을 두고 이사회에서 임의로 지원대상을 조정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문예위의 '국민 세금으로 운영되는 만큼 사회적 합의를 고려하는 것은 공공기관의 의무'라는 발언에는 할 말을 잃게 된다"며 "심의위원들도 동의하지 못하는 사회적 합의란 도대체 누구를 위한 사회적 합의라는 말인가. 그렇게 사회적 합의가 중요하다면 그와 같은 사회적 합의를 위해서라도 심의 과정과 결과를 공정하고 투명하게 공개하고 처리하는 것이야말로 공공기관의 의무가 아닌가"라고 질타했다.

◇ 올해 문예위 지원사업 내내 논란…"국가기관으로서의 무능 증명하는 꼴"

작가회의에 따르면 올해 문예위의 지원사업 집행은 내내 논란이 돼 왔다.

지난 2월 발표예정이던 문학창작기금 선정자 발표가 어떤 해명도 없이 무기한 연기돼 7월에 발표됐고, 선정작 발표는 전체 명단이 공개됐던 예년과 달리 개별적 확인의 방식으로 바뀌었다.

지난 1월 발표예정이던 '우수문예지 발간지원사업'의 결과 역시 3개월이나 늦게 발표됐으며, 지원규모 역시 대폭 축소됐다. 14종의 문예지만 지원을 받을 수 있었으니 지난해 55종에 비하면 거의 4분의 1 수준인 셈이다.

작가회의는 "문예위에서는 기금 고갈과 예산 부족을 들어 파행적 사업진행을 변명하고 있으나 구차하다고 여긴다"며 "당해연도의 예산규모·집행계획은 전년도 연말에 이미 편성돼 진행하는 것이 아닌가. 이 정도의 계획과 준비도 없이 지원자를 공모하고 심의를 진행했다는 말인가. 만약 그렇다면 이는 문예위가 국가기관으로서의 자격 없음과 무능을 대놓고 증명하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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