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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발한 대자보들…북한의 외침에 나치가 화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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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과서 국정화에 즐겁게 반대하는 방법

(역사교과서 국정화 반대 1인 시위 (사진=박종민 기자)

 

각종 커뮤니티 사이트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반대하는 '기발한' 대자보들이 화제가 되고 있다. 정부의 국정화 발표 이후 주요 대학 역사 교수들의 집필거부 선언을 필두로 시민·사회·연구단체들의 반대 성명까지 이어지면서 고등학생들까지 반대 대자보·피켓 운동을 벌이고 있다.

패러디 대자보는 물론, 1인시위, 역사교과서 국정화 반대 인증샷, 캠페인 등 다양한 방식을 취하고 있지만 정부의 역사 교과서 획일화에는 비판의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대자보는 연세대에서 나왔다. '국정교과서에 찬성하는 우리의 립장'이라는 제목의 대자보가 붙었다. "민족의 위대한 령도자이시며 존엄높이 받들어모실 경애하는 박근혜 최고 지도자 동지께서 얼마전 력사교과서 국정화를 선포하시었다"로 시작하는 이 대자보는 일반적인 대자보와 사뭇 달라보인다. 궁서체, 군데군데 강조하는 말에 붉은색 글씨, 글의 문법도 우리가 사용하는 것과 다르다. 내용은 우리의 것인데, 북한의 노동신문이나 북한식 대자보에 나오는 표현을 차용했다.

이 대자보는 '좌편향' 논쟁의 대척점에 있는 북한의 표현 방식을 차용해 교과서 국정화를 비꼬아 표현한 것. 이때문에 네티즌들의 반응이 뜨겁다.

 

 

서울대에는 '나치의 프로파간다 개발 밑 교육 기관이었던 제국연구소가 천명한 역사교육 및 원칙'을 인용한 대자보가 붙었다.

"역사교육은 국자의 부정을 목표로 하는 좌파들의 영향력을 일소해야 한다. […] 역사는 '올바르게 해석된' 공정성에 기초해야 한다."

'나치독일 교육 강령'이라고 밝힌 이 글은 서울대 서양사학과 15학번 정한솔 씨가 붙인 대자보다. 그는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저는 국정교과서가 전체주의적 발상과 맞닿아 있기에 반대하며 저런 자보를 붙인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학과 15학번인 이원규 씨의 대자보도 눈길을 끈다.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결정 반대 선언문'이라고 제목을 달았다. 내용은 '1972' 뿐이다. 318개로 이루어진 숫자 '1972'는 내용없이 숫자만 보인다. 이는 1972년 10월 17일 당시 박정희 대통령이 위헌적 계엄과 국회해산 및 헌법정지 등을 골자로 하는 대통령 특별선언을 한 '1972년 10월 유신'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홍익대 미술학도의 글도 눈길을 끈다. "인쇄물의 검정색은 1도의 검정색 잉크로 인쇄되지 않는다"며 "녹청색, 자홍색, 그리고 노란색을 겹쳐 찍어낸 것이 바로 진짜 검정색"이라고 지적했다.

이 글을 쓴 15학번 양희도 씨는 글에서 "객관적인 역사 역시 홀로 존재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시각의 다양성이 보장된다면, 주관들은 균형을 이루고, 객관은 오직 균형 속에서만 존재한다"며 "우리 역사의 균형을 지켜달라"고 호소했다.

중앙대 심리학과 김산 씨는 '한국사 국정화 불복종 선언' 대자보를 통해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는 윈스턴 처칠의 명언을 내세웠다. "획일화를 강제하는 것은 자유민주주의 기본이념에 부합하는 조처라 하기 어렵다"는 헌법재판소 결정문을 열거하고 국정교과서에 대한 비판글을 실었다.

한양대 사학과 석진혁 씨는 "우리 사람 되기는 어려워도 괴물이 되진 말자"는 홍상수 감독 영화 '생활의 발견' 명대사를 대자보 제목에 걸었다.

 

이외에도 대학생들은 '아버지에게 쓰는 전상서가 아니라 한국사 교과서다!', '공주님께, 소인 말씀 드릴 것이 있사옵니다', '2015 시일야방성대곡', '버스 운전사의 급격한 우회전은 승객들은 좌편향시킨다' 등의 기발한 제목으로 현 역사 교과서에 대한 우려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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