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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상임위 열어 '비밀TF' 진상규명해야"…靑 의혹 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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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위한 비밀 태스크포스(TF)팀을 운영해왔다는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26일 오전 비밀 TF팀 사무실이 있는 곳으로 추정되는 서울 혜화동 정부초청 외국인 장학생회관에 경찰 병력이 배치되어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야당 의원들은 26일 기자회견을 열고 "역사교과서 국정화 작업을 위한 '비밀TF'는 불법과 탈법으로 가득하다"고 비판했다.

야당은 우선 운영위원회와 교문위원회 등 관련 상임위를 열어 진상을 낱낱히 밝혀야 한다는 계획이다.

또 기존 역사교과서의 어떤 부분이 편향된 것인지 밝히기 위한 '역사교과서 검증위원회'를 만들어 논의하자는 제안에 대해 새누리당이 하루빨리 입장을 밝혀주길 촉구했다.

다음은 야당 의원들의 기자회견 내용을 바탕으로 정리한 의혹들.

◇ 역사교과서 국정화 작업을 청와대가 직접 관리했나?

교문위 소속 야당 의원들은 '비밀TF'가 교육부의 해명과는 달리 국정화 지원을 위해 청와대 주도로 만든 별도의 팀이라고 주장했다.

정의당 정진후 원내대표는 "교육부는 기존 역사교육지원팀 6명에 15명을 증원해 21명으로 운영했다고 해명했지만, (비밀조직이 사용한) 컴퓨터에 '역사지원팀(인대용)'이란 폴더가 있다. 이는 (기존 역사교육지원팀에서) 인수인계를 받은 것을 관리하는 폴더로 보이는데, 결국 별도의 조직이란 의미"라고 설명했다.

야당은 특히 이 '비밀TF'가 국정화 발표 이전부터 운영됐고 관련 내용을 청와대에 보고한 정황이 드러났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날 공개된 TF의 상황관리팀 소관업무에는 'BH 일일점검 회의 지원'이라는 내용이 명시돼 있다. BH는 영어 '블루하우스'(Blue House)의 앞 두 글자를 딴 것으로 일반적으로 청와대를 지칭한다.

또 이날 야당 소속 교문위원들에게 직접 설명을 하기 위해 국회를 찾은 교육부 관계자가 "(청와대에) 가서 보고하기도 했고 내부전산망으로 보고하기도 했다"고 말했다고 새정치민주연합 도종환 의원은 밝혔다.

이 역시 교육부 TF가 청와대와 계속 교류해왔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정 원내대표는 "'BH일일점검 회의 지원' 상황을 점검하고 비밀지원팀이 지원했다는 것을 확인해준 것이고, 조직표에서 명시돼 있다"고 못박았다.

야당 의원들은 또 기존교과서 내용을 분석 중인 '비밀TF' 컴퓨터 화면을 토대로, '비밀TF'에서 현재 검인정 교과서에서 문제가 될만한 부분을 뽑아 당정청의 논리로 쓰도록 제공했다고 주장했다.

정부가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위한 비밀 태스크포스(TF)팀을 운영해왔다는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26일 오전 비밀 TF팀 사무실이 있는 곳으로 추정되는 서울 혜화동 정부초청 외국인 장학생회관의 한 사무실에 교육부 쇼핑백이라고 적힌 상자가 놓여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

 

◇ 교육부가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를 위해 교육부 청사 외부에서 별도의 '탈법적 비밀 조직'을 운영했다는 의혹의 근거는?

야당 의원들은 "이 '비밀TF'의 구성과 운영이 모두 정도를 벗어난 탈법으로 가득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비밀TF'를 운영하려다 보니 정해진 절차와 원칙을 지키지 않을 수 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야당 의원들은 종로구 동숭동 국립국제교육원을 사무실로 사용하기 위해 공문서를 보내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했다.

새정치연합 김태년 의원은 "국제교육원이 교육부 산하지만 관리 주체는 분명하게 다르다. (관리주체가 다르므로) 교육부가 사용하려면 정식 공문서를 통해 사용 협조를 요청하는 것이 정상"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체 문서 요청 없이 운영과장이 전화로 협조를 요청해 국제교육원을 사무실로 쓰게 됐다. 따라서 문서 상으로는 누가, 어떻게,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전혀 남아 있지 않다는 것이다.

'비밀조직'을 운영했던 충북대 사무국장의 출장 과정에 대해서도 의혹을 제기했다.

도 의원은 "충북대 사무국장이 출장을 가는 사유를 '교육개혁추진 점검'으로 들었다. 사유를 그렇게 적고 2주동안 본인이 출장을 가는 것으로 한 뒤, 또 2주 출장을 더해서 4주 출장을 다녀온 것으로 했다. 어느 하나 법을 지키며 일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팀 구성원이 21명이라고 했는데 실제로는 6명이고, 나머지는 방과후학교지원과나 대학재정과 등 역사교과서와 전혀 상관없는 부서에서 지원받아 운영했다. 이 팀 이름 역시 역사교육지원팀으로 부르는 것도 맞지 않다"고 비판했다.

◇ 野 "정당한 활동이라면 밖으로 나와야"…폐쇄적인 역사교과서 국정화 '비밀TF'?

교문위 소속 야당 의원들은 역사교과서 국정화와 관련해 광고비 지출 항목 등에 대한 자료를 제출해 줄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교육부는 "추후 보고드릴 예정"이란 말로 일관했다고 한다.

김태년 의원은 "신문광고 5억원 집행, 유관순 여사가 나오는 TV광고 집행 내역 등을 보여달라고 했더니 '차후 보고드릴 예정임을 양지해달라'는 말만 돌아왔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구체적인 예산안 내역에 대한 요청에도 "'의원님이 요청하신 예산안은 마련돼 있지 않다. 다만 예비비로 마련했고 추후 보고드릴 예정'이라며 정확한 내역을 밝히지 않았다"고 했다.

또 "해당 상임위 국회의원이 소관 기관에 방문해 업무를 보는 것은 정당한 의정 활동인데, 문을 걸어잠그고 면담을 거부하며 밖으로 나오지 않고 있다. 정부기관이 국회의원의 정당한 의정 활동을 방해하고 있다"고 비판의 날을 세웠다.

정부가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위한 비밀 태스크포스(TF)팀을 운영해왔다는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26일 오전 비밀 TF팀 사무실이 있는 곳으로 추정되는 서울 혜화동 정부초청 외국인 장학생회관에서 새정치민주연합 도종환 의원 등 국회 교문위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들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

 

◇ 야당의 앞으로의 대응방향은?

야당은 운영위와 교문위 등 해당 상임위 개최를 요구한 상태다. 만일 새누리당이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야당 단독으로라도 요청할 계획이다. 또 앞서 요청한 역사교과서 검증위를 하루빨리 구성해 '어떤 부분이 좌편향됐는지'를 따져보자며 여당을 압박하고 있다.

새정치연합은 일단 27일 오전 긴급 의원총회를 열고 역사교과서 국정화 문제와 '비밀TF'대응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교문위와 운영위 개최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27일로 예정된 대통령 시정연설에 참가하지 않을 가능성도 배제하지는 않고 있다.

새정치연합 이춘석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오후 기자들과 만나 "교문위와 운영위 소집요구에 여당이 어떤 태도를 보이느냐도 시정연설 참여여부를 결정하는데 참고요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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