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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합리적인 테러방지법안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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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5-11-16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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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유튜브 캡처)

 

프랑스 파리에서 발생한 반문명적, 반인륜적 동시다발 테러가 전세계에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

인류 역사상 최악의 테러 단체로 성장한 이슬람국가 IS는 이제 전 세계문명과 이성에 대한 가장 심각한 위협세력이 되고 있다.

특히 IS는 이라크와 시리아에 근거지를 확보하기 위한 국지적 테러를 넘어 전세계를 대상으로 한 테러에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 10월 10일 터키 수도 앙카라에서 102명이 사망한 터키 역사상 최악의 폭탄 테러를 감행했고, 31일 224명을 태운 러시아 여객기 폭탄테러도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밝혔다. 파리 연쇄 테러 하루 전인 12일에는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남부 지역에서 자살폭탄 테러 2건을 통해 43명을 희생시켰다.

이번 파리 테러는 IS의 전략이 세계를 표적으로 한 ‘글로벌 테러’라는 완전히 새로운 단계로 진입했음을 알리는 분수령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그동안 테러 청정국가라 불렸던 우리나라도 다른 나라의 일로 치부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우리나라도 더이상 테러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징후가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다.

프랑스 파리에서 IS에 의해 자행된 연쇄 테러로 120명 이상이 사망한지 이틀이 지난 16일 서울 서대문구 주한프랑스대사관 앞에서 한 프랑스인이 희생자들을 애도하고 있다. (사진=윤성호 기자)

 

특히 미국 주도의 '테러와의 전쟁'에 해외 파병 등으로 동참해왔고, 미군이 주둔해 있는 우리나라의 특성상 우리나라나 해외에 머무는 우리 국민이 테러의 목표가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IS는 지난 9월 미국 주도의 대테러 활동에 동참하는 62개국을 뽑아 ‘십자군 동맹국’이라고 분류해 한국을 포함시켰고, 십자군 국가의 시민을 살해하라는 선전·선동까지 했다

실제로 최근에는 사제폭탄의 원료인 질산암모늄을 국내로 몰래 들려오려던 외국인 IS 동조자들이 국정원에 적발된 데 이어, IS 연계조직이 서울 코엑스에서 테러를 할 것이라는 첩보가 돌아 당국이 긴장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만일의 사태에 대비한 대비책 마련에 나서야 할 때다.

이번 테러를 계기로 국회에 계류중인 테러방지법 처리가 다시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현재 국회에 계류중인 테러방지법안은 국정원 산하에 대테러센터를 두고 테러위험인물에 대해 통신이용과 출입국, 금융거래 정보 등을 수집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다. 온라인 테러 감시를 위한 국가사이버안전센터 설치를 내용으로 하는 사이버테러방지법안도 제출돼 있다.

새누리당은 이번 파리 테러를 계기로 이 법안을 서둘러 처리하자고 압력을 넣고 있다.
그러나 야당과 시민사회에서는 국정원의 권한을 대폭 강화할 경우 인권침해와 권한남용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실제로 국정원이 그동안 선거 개입 등 본연의 임무를 벗어난 일탈을 해왔었고 국정원 개혁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지적에도 일리가 있다.

따라서 파리 테러라는 분위기에 편승해 무조건 테러방지법을 처리하자고 할 것이 아니라 인권침해 독소조항을 없애고 권한 남용 가능성을 견제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한 합의안을 이끌어내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국정원 대신 다른 부처를 총괄부처로 하는 방법도 고려할 수 있을 것이다.

테러방지법 심의에서부터 여당은 무조건 밀어붙이고 야당은 악용을 우려해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여야가 합리적인 대안을 찾는 모습을 보이길 기대한다.

아울러 법적 미비를 탓하기 전에 정부도 대테러 대비책 수립에 만전을 기하고 해외에 머무는 교민 안전에 각별한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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