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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리에 모인 미래 대권주자 4인방과 Y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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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정책으로 모인 4인방…'포스트 87년체제'의 에너지

24일 오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지역에너지 전환 공동선언에서 (좌측부터)안희정 충남지사, 박원순 서울시장, 남경필 경기지사, 원희룡 제주지사가 공동선언문에 서명한 뒤 '지역 상생 에너지 자립' 이라는 문구를 들고 퍼포먼스를 펼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24일 서울 프레스센터 20층에서 의미있는 모임이 열렸다.

4개 광역단체장이 모여 '지역에너지 전환을 위한 공동선언문'을 발표하는 자리다.

모인 광역단체장의 면면이 눈에 띈다. 박원순 서울시장과 남경필 경기도지사, 안희정 충남도지사, 원희룡 제주도지사다.

최근 에너지정책을 주도하고 있는 광역단체장들이다. 이들 4명의 광역단체장들은 24일 모임에서 온실가스 배출량을 감축하고 에너지 정책을 서로 공유하기로 합의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2012년 5월부터 '원전하나줄이기 사업'을 벌이고 있고 남경필 경기지사는 '경기도에너지 비전2030' 정책을, 원희룡 제주지사는 '글로벌 에코플랫폼 제주'를 펼치고 있으며 안희정 충남지사는 '2020 지역에너지 종합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이들 네 명의 단체장이 에너지 정책을 매개로 한 자리에 선 것이다.

◇ 미래 대권주자, 처음으로 한 자리에

이들 4명에게는 정치적으로 미래 대권주자라는 타이틀이 붙어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새정치민주연합의 정권교체를 위한 이른바 '문안박'의 3대 버팀목 가운데 한 명이다.

박 시장은 광역단체장이라는 신분 때문에 공식적인 정치활동은 하지않고 있지만 여론조사에서 꾸준히 12%~15% 지지율을 보이며 야권의 대안으로 거론되고 있다.

안희정 충남지사 역시 친노라는 양날의 칼을 가진 타이틀이 달려있지만 새정치민주연합 386정치인의 대표주자로 가장 먼저 꼽힌다.

안 지사는 최근 통합의 메시지를 자주 던짐으로써 친노의 울타리를 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남경필 경기지사는 5선 선수(選數)에도 불구하고 언제나 새누리당에서 새정치의 간판인물로 주목받는 정치인이다.

특히, 경기지사에 당선된 이후 경기도정에 야당인사를 과감하게 기용하는 연정을 펼침으로써 통합의 정치를 유일하게 구현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자기희생을 할 줄 아는' 몇 안되는 386정치인 가운데 한 사람으로 꼽힌다.

'영원한 수재'라는 타이틀에도 누구에게나 겸손하고 친화력있는 성품으로 적을 만들지 않는 정치인으로 유명하다.

◇ YS와의 각별한 인연들

24일 오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지역에너지 전환 공동선언 행사에서 (좌측부터)안희정 충남지사, 박원순 서울시장, 남경필 경기지사, 원희룡 제주지사가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이들 4명의 단체장은 ‘87년 체제’로 규정되는 현 한국정치를 바꿀 미래로 거론되는 인물들이다.

'87년 체제'는 1987년 6월 시민항쟁으로 직선제가 도입된 이후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현재의 한국정치를 말한다.

그 '87년 체제'의 한 상징이었던 김영삼 전 대통령(이하 YS)이 지난 22일 새벽 서거했다.

이들 4명의 단체장에게도 YS와의 특별한 인연이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1988년 2차 사법파동 당시 젊은 변호사로서 민추협 멤버로 활동하던 YS의 요청으로 민추협 성명서의 초안을 작성해주곤 했다.

또, 앞서 "1987년 대통령선거 당시에는 고 조영래 변호사와 함께 양김 단일화를 위해 동분서주하기도 했다"고 박 시장은 YS와의 인연을 소개했다.

남경필 경기지사는 1998년 보궐선거를 통해 부친 남평우 의원의 수원팔달 지역구를 이을 때부터 김덕룡 전 의원 등 YS의 가신들의 지원을 크게 받았다.

남경필 지사는 이후 대통령직에서 퇴임한 YS를 자주 찾아뵙곤했는데, YS가 써준 대도무문(大道無門) 휘호를 비교적 큰 돈을 주고 사기도 했다.

이에대해 남경필 경기지사는 24일 "그 분은 돈에 욕심이 없어서 은퇴 후에 경제적으로 고통을 받았죠. 그래서 자존심 강한 그 분을 도와드리자는 의미도 있어 그 분을 아끼는 사람들이 휘호를 구입한 것"이라고 전했다.

안희정 충남지사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보좌관 출신으로 YS가 노 전 대통령을 정치에 입문시킨 인연으로 볼 기회가 많았다.

안희정 지사의 한 측근은 "YS는 안희정 보좌관과 이광재 보좌관이 불과 20대에 불과한 청년임에도 불구하고 차도 같이 마실 정도로 사람과 격식을 가리지 않는 분이었다"고 전했다.

원희룡 제주지사도 지난 2000년에 처음 정치권에 입문한 이후 이른바 남원정(남경필 원희룡 정병국)으로 불리는 소장파 정치인의 일원으로 활동하며 당시 불편한 관계였던 이회창 총재와 YS를 중재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펼쳤다.

YS는 당시 원희룡 의원을 만날 때마다 "꼭 서울시장을 하라"고 자주 격려했다고 전해진다.

◇ '포스트 87년 체제'의 주역이 될지 주목

김영삼 전 대통령의 서거로 양김시대는 공식적인 종언을 고하고 87년 체제의 종식을 전망하는 분석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

박원순 남경필 안희정 원희룡 네 사람이 한자리에 모여 카메라셔터를 받은 적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들 4명의 정치인은 소속된 당은 다르지만 '포스트 87년 체제'를 상징하는 인물들이다.

YS는 유언으로 통합과 화합을 남겼다. 포스트 87년 체제를 예고하고 당부한 것이다.

이들 4명 단체장들은 당은 다르지만 24일 하나되는 모습을 보였다. 실제 시정과 도정에서도 연정과 화합의 정치를 펼치려 애쓰고 있다.

이들이 24일 모임의 주제인 에너지처럼 미래 한국정치의 에너지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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