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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지하에서 힘들게 공부해 로스쿨 왔는데…금수저라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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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로스쿨 학생 청와대 앞에서 1인시위

7일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1인시위에 나선 장시원(26) 씨 (사진=김광일 기자)

 

대학에서 사회복지학을 공부하던 장시원(26)씨.

비오면 물 새는 반지하 집에 살며 '배고픔'을 겪었기에 어린 시절부터 어려운 이들을 돕는 일에 관심이 많았다는 장씨는 사회복지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현실과 동떨어진 법'을 꼽았다.

그는 체계가 없거나, 복지 취지에 맞지 않는 법이 사회복지 현장에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판단하고, 지난 2012년 법을 공부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그렇다고 수백에서 수천만원에 달하는 학원비를 감당할 수 없었기에 사법고시를 준비하겠다고 선뜻 나설 순 없었다.

그랬던 그가 법을 공부하기 위해 선택할 수 있던 방법은 앞서 2009년 사법개혁의 일환으로 도입된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제도.

장씨의 로스쿨 진학은 사회복지와 법 공부 모두 포기하고 싶지 않았던 그에게도, 법조인 인적 구성의 다양성을 높이려는 정부 정책에도 맞아떨어졌다.

그는 로스쿨에 들어가기 위해 때로는 밤잠을 아예 거르면서까지 열심히 공부했다.

몰려오는 잠을 참기 위해 20분 자고, 3시간 공부하고, 다시 20분 자고, 3시간 공부하기를 반복했다.

집안 형편이 어려워 공부에만 매진할 수 없었기 때문에 식당에서 육개장 그릇을 나르는 아르바이트를 하기도 했다.

이같은 노력 끝에 서울대 로스쿨에 합격한 게 지난해 3월.

그는 로스쿨에서 매 학기 '가계 소득'을 기준으로 한 장학금을 받으며, 앞으로 '사회적 약자'를 돕는 변호사가 되겠다는 꿈에 한 걸음씩 다가가고 있었다.

하지만 그는 최근 별안간 사법시험이 몇 년간 더 유지된다는 소식을 듣고 낙담했다.

법조계의 기득권을 사법고시 출신이 잡고 있기에 사시 존치는 결국 '로스쿨 변호사'들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밖에 없고, 이같은 움직임이 가속된다면 결국 '로스쿨 폐지'까지 대두될 수밖에 없다는 게 장씨의 우려다.

게다가 가장 걱정되는 건 사법고시 제도가 법조계를 건강하게 만드는데 적절하지 못하다는 확신이 있기 때문.

장씨는 "변호사 월급이 조금 줄더라도, 법조인이 많아지고, 인적 구성이 다양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법조인은 개천의 용이자 특권층이고 법 모르는 일반 국민은 개천의 진흙이라는 인식도 바로 사법시험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편, 장씨를 포함해 서울대 로스쿨 재학생 30여 명은 이날부터 청와대, 국회, 대법원, 헌법재판소, 법무부 등에서 릴레이 1인 시위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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