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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학의 슬픈(?) 예언 "올 시즌 우승팀은 따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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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라? 우승 예감?' KGC인삼공사 이정현(3번)이 8일 부산 케이티와 원정에서 예감 과자가 든 바구니를 받고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고 있다.(부산=KBL)

 

유재학 울산 모비스 감독(52)은 당금 프로농구(KBL) 최고의 명장으로 꼽힌다. KBL 사상 첫 3시즌 연속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차지했고, 국제무대에서도 지난해 인천아시안게임 금메달로 지도력을 입증했다.

별명 '만수'(萬手)는 경기 중 변화무쌍한 작전을 일컫는 말이다. 현역 시절 천재가드라는 별명답게 민활한 지략 속에 역대 최연소인 35살부터 KBL 사령탑을 맡으면서 20년 가까운 경험이 쌓여 오늘의 유 감독이 만들어졌다.

그러나 유 감독은 '2015-2016 KCC 프로농구' 우승팀으로 모비스는 배제하고 있다. 이미 지난 시즌 전인미답의 3연패를 이룬 뒤 유 감독은 "이제 모비스는 리빌딩에 들어가야 하는 팀"이라고 자평했다. 3연패의 주역 외인 리카르도 라틀리프와 혼혈 선수 문태영이 서울 삼성으로 이적한 때문이 적잖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비스는 올 시즌도 잘 나간다. 현존 최고 선수로 꼽히는 양동근(34 · 181cm)과 영민한 빅맨 함지훈(31 · 198cm)을 축으로 8일 현재 1위를 달린다. 19승8패로 고양 오리온과 공동 1위를 형성하고 있다.

하지만 올 시즌 유 감독이 우승 예상을 예상하는 팀은 따로 있다. 바로 안양 KGC인삼공사다.

KGC는 8일 부산 케이티와 원정에서 94-89 승리를 거뒀다. 18승9패로 모비스, 오리온에 1경기 차로 따라붙었다. 전창진 감독의 낙마와 기둥 오세근의 불법 스포츠 도박 파문, 국가대표 이정현, 박찬희의 1라운드 공백 우려를 딛고 최근 11경기 10승 1패의 가파른 상승세다.

유재학 모비스 감독(왼쪽)이 지난달 22일 KGC인삼공사와 원정에서 타임 아웃을 부르는 모습.(자료사진=KBL)

 

유 감독이 KGC를 우승팀으로 꼽은 것은 이런 잠재력을 예사롭지 않게 봤기 때문이다. 주전 국내 선수들이 죄다 전, 현 국가대표로 구성된 초호화 멤버인 까닭이다. 유 감독은 "국내 선수들의 구성과 전성기에 이른 상황을 보면 KGC를 능가할 팀은 없다"고 평가했다.

일단 모비스는 1, 2라운드에서 KGC를 연파했다. 그러나 오세근이나 이정현, 박찬희가 없었던 때였다. 물론 양동근도 1라운드에서 없었으나 2라운드에서는 12도움을 올렸다. 모비스는 그러나 오세근이 복귀한 3라운드에서는 원정에서 졌다.

KGC는 역대 개막 뒤 홈 경기 최다인 12연승을 질주 중이다. 지난 시즌부터는 15연승으로 역대 2위다. 2012년 11월부터 이듬해 11월까지 이어진 서울 SK의 27연승에는 아직 비교할 수 없지만 어쨌든 안방불패가 이어진다.

무엇보다 유 감독이 KGC의 우승을 점친 시점은 오리온이 득세하던 때였다. 오리온이 애런 헤인즈가 부상으로 빠져 있던 시기였으나 어쨌든 지난달 하순 1위를 질주하던 시기였다.

유 감독은 "물론 오리온의 국내 선수 구성과 헤인즈의 기량도 좋다"고 전제하면서도 "그러나 오리온은 헤인즈 변수도 있는 데다 KGC는 워낙 토종들의 기세가 좋다"고 강조했다. 이어 "결국 정규리그 우승, 즉 챔피언결정전 진출은 KGC의 몫이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KGC는 올 시즌 에이스로 더욱 우뚝 선 이정현을 비롯해 박찬희를 앞세운 앞선 수비가 일품이다. 쉴새없이 상대를 압박한다. 여기에 국가대표 출신 만능 수비수 양희종과 용병에도 맞서는 센터 오세근이 버티고 있다. KGC는 올 시즌 평균 가로채기 9.1개로 2위 모비스의 7.6개를 넉넉하게 웃돈다.

강력한 수비를 바탕으로 한 속공이 일품이다. 올 시즌 KGC는 실점 최하위(82.3점)지만 득점도 83.9점으로 1위다. 위험 부담이 따라도 공격적인 수비로 쉬운 득점을 기록한다는 뜻이다.

올 시즌 유난히 악재가 많았던 KGC. 그러나 액땜을 털어낸 KGC는 올 시즌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다. 만수 유재학 감독이 예상하는 그들의 질주가 어디까지 이어질지 지켜볼 일이다.(다만 그럼에도 모비스가 우승한다면 유 감독은 엄살이 심한(?) 사령탑으로 낙인찍힐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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