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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석민 이적, 삼성 '대주주 교체' 신호탄이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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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하필 나 떠난 다음이지?' 삼성 야구단은 내년부터 그룹에서 제일기획으로 이관돼 운영이 이뤄지게 됐다. 사진은 올해 삼성을 떠나 NC와 FA 대박을 터뜨린 박석민이 골든글러브를 수상하는 모습.(자료사진=NC)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의 제일기획 이관이 공식 결정됐다.

제일기획은 11일 "삼성그룹의 프로 야구단 '삼성 라이온즈'가 2016년 1월 1일자로 제일기획으로 공식 이관된다"고 밝혔다. 이로써 제일기획은 삼성그룹의 모든 프로 스포츠 종목을 총괄하게 됐다.

삼성 그룹은 이건희 회장에 이어 사실상 후계 역할을 하고 있는 이재용 부회장 체제 하에서 그룹 역량 결집과 스포츠단의 전문화를 꾀하기 위해 분할 작업을 실시해왔다. 이에 따라 이미 제일기획은 지난해 4월부터 남녀 농구단과 배구단을 비롯해 올해 6월에는 축구단까지 4개 부문을 인수한 바 있다.

하지만 이런 추세에도 야구단만큼은 삼성 그룹 차원에서 운영할 것이라는 관측도 없지는 않았다. 이 회장에 이어 아들 이 부회장 역시 야구에 대한 애정이 깊었기 때문이다. 그동안 이 부회장은 꾸준히 야구장을 찾았고, 올해 한국시리즈에서는 어머니 홍라희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 여동생인 이서현 삼성물산 사장과 함께 잠실구장을 방문하기도 했다.

삼성 그룹은 그러나 야구단까지 제일기획에 넘기면서 스포츠단 운영에는 한 걸음 물러서게 됐다. 그동안 모기업의 지원에 의존해온 방식을 떠나 이 부회장이 강조해온 수익 모델을 창출해 자립하는 스포츠단 운영으로 전환이 본격적으로 이뤄지는 단계로 해석된다.

제일기획은 "최근 국내 프로 환경의 변화에 따라 승패만을 중요시했던 '스포츠단'에서 체계적인 마케팅 전략과 팬 서비스를 통해 수입을 창출해내는 '기업'’으로 변모하고 있다"고 전제하면서 "20여년 동안 축적해온 스포츠 마케팅 전문 역량과 보유 구단들 간의 시너지를 활용해 새로운 사업 기회를 창출하는 등 삼성 라이온즈를 더욱 강력한 명문구단과 자생력을 갖춘 팀으로 키워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올해 삼성, 두산의 한국시리즈 3차전이 열린 잠실야구장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왼쪽부터)이 어머니 홍라희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 여동생 이서현 제일기획 사장과 함께 관전하는 모습.(자료사진=삼성 라이온즈)

 

이런 방향성은 최근 삼성 야구단의 행보와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 2000년대 초중반 심정수, 박진만 등 거액을 들여 FA(자유계약선수)들을 데려왔던 삼성은 최근에는 대형 선수 영입이 거의 없었다. 경산 볼파크를 중심으로 유망주들을 길러내 키워 쓰는 데 주력했다. 최형우, 박석민, 배영섭, 박해민, 구자욱 등 야수들과 윤성환, 안지만, 차우찬, 심창민 등 투수들이 육성됐다.

FA 시장에서도 외부 자원보다는 집안 단속에 중점을 뒀다. 화려한 외형보다는 옥석 가르기를 통한 확실한 내실 다지기에 힘썼다. 이 과정에서 배영수, 권혁(이상 한화) 등 2000년대 공신들이 팀을 떠나기도 했다. 올해 주장인 박석민도 FA 협상에서 시각 차가 크자 잡지 않았고 결국 역대 최고액인 4년 최대 96억 원에 NC가 데려갔다.

최근 불거진 도박 스캔들 때문에 이뤄진 갑작스러운 이관은 아니다. 삼성 구단 관계자는 "전혀 관계가 없는 사안"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어 "대주주만 바뀌었을 뿐 현재 구단 직원들은 그대로 근무한다"면서 "또 당분간은 모기업의 지원이 주를 이뤄 구단이 운영되는 방식도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이제 더 이상 야구단이 그룹 홍보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현실적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미 삼성은 국내에 알려질 대로 알려진 데다 바야흐로 글로벌 마케팅이 더 중요한 시대인 까닭이다. 여기에 팬들의 집중된 관심으로 도박 파문 등의 사태에 따른 여론 악화 등의 부담감이 더 큰 상황. 차제에 부담을 덜고 전문 홍보 기업에 운영을 맡기는 게 더 낫다는 계산도 깔린 것으로 보인다.

삼성은 내년 프로 출범 뒤 34년 동안 사용했던 대구 시민야구장을 떠나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 시대를 맞는다. 새로운 구장을 맞아 구단 운영 주체도 바뀌게 된 모양새다. 과연 삼성이 2010년대 최강팀의 명성을 이어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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