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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한 AI' 신호탄 '알파고'…인류 손에 쥐어진 '득'과 '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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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구글 코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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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 최고수 이세돌 9단이 바둑 인공지능(AI) 프로그램 '알파고'와의 첫 대국에서 패하면서, 인공지능이 인류에 미칠 영향에 대중의 눈과 귀가 쏠리고 있다. 인공지능은 인류에게 '유토피아'를 선사할까, 아니면 SF영화 등에서 우려해 온 '디스토피아'를 몰고 올까. 관련 학자들은 이 역시 인공지능의 발전에 관여하고 있는 인류에게 그 키가 있다고 입을 모은다.

인공지능은 판단, 추론, 학습 등 인간의 지능을 갖춘 컴퓨터 시스템을 일컫는다. 이세돌과 맞대결을 벌이고 있는 알파고의 경우 인간 고유의 영역으로 여겨져 온 직관력과 통찰력을 지닌 것으로 봐야 한다고 과학자들은 전한다.

맹성렬 우석대 전기전자공학과 교수는 "경우의 수가 장기, 체스와는 비교할 수 없이 많은 바둑에서는 치밀하고 빠른 연산 외에도 문제 해결에 필요한 사람의 직관과 통찰력이 승부에 큰 역할을 한다"며 "지금까지는 컴퓨터가 사람의 직관과 통찰을 흉내낼 수 없다고 봤는데, 알파고의 경우 그런 능력을 어느 정도 갖추고 있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인공지능은 '약한' 인공지능과 '강한' 인공지능으로 나눌 수 있다. 알파고는 약한 인공지능에서 강한 인공지능으로 진화하는 시초 겪으로 봐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박상준 서울SF아카이브 대표는 "지금은 바둑이라는 아주 제한된 영역에서 알파고의 능력이 업그레이드 된다는 점만 화제에 오르고 있지만, 가까운 미래에 인공지능이 우리 일상에 침투해 들어올 경우 모든 영역에서 인간들이 기존에 어떻게 해 왔는지를 최대한 그대로 보고 학습하면서 비슷하게 맞추는 식으로 가게 된다"며 "그 과정에서 어느 시점이 되면 우리가 흔히 얘기하는 약한 인공지능에서 강한 인공지능으로 넘어가는 때가 올 것"이라고 전했다.

이러한 인공지능이 인류에게 가져다 줄 혜택은 무엇이 있을까.

이준정 미래탐험연구소 대표는 지난 9일 CBS라디오 '정관용의 시사자키'에 출연해 "모든 기술의 발전은 어느 전문가에만 귀속되는 게 아니고 모든 사람에게 보편화될 수 있다. 우리 수준이 계속 업그레이드되는 수단이 되는 것"이라며 "인공지능의 활용이 어느 한 사람만 국한되는 게 아니기 때문에 판단이 점점 고급스러워지고, 사회가 잘 살게 되고, 수단이 고급화된다"고 내다봤다.

이어 "앞으로는 인공지능을 이용하면 학교에서 공부하는 학생도, 가르치는 선생도, 기업에서 영업을 하는 영업사원도, 또 생산하는 생산직 직원도 기존에 자기가 하던 일보다 훨씬 더 고급스럽고 가치 있는 일을 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러한 인공지능에 대한 긍정적인 효과를 실행에 옮기려는 시도는 실제로도 이뤄지고 있다. 책 <특이점이 온다="">로도 유명한 발명가이자 미래학자인 레이 커즈와일은 구글의 임원으로 들어가 인공지능을 연구하고 있어요. 커즈와일은 인공지능이 고도로 발달하게 되면 인간들과 결합해 '포스트 휴먼'이 등장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정지훈 경희사이버대 IT디자인융합학부 교수는 "알파고에서 확인됐듯이 예상보다 인공지능의 발전 속도가 빠르다"며 "2045년 정도 돼야 인공지능의 수준이 인간과 비슷하게 될 줄 알았는데, 10~20년 정도 앞당겨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 "인공지능에게 인간에 대한 우호성 심어 주는 연구 이뤄져야"

인공지능의 발전은 인류의 삶에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측된다.

맹성렬 교수는 "영화 '터미네이터'를 보면 컴퓨터가 스스로 판단해서 전략적으로 사고하는 모습이 등장한다"며 "바둑처럼 복잡한 경우의 수를 예측하는 인공지능은 무인차량이 자동주행할 때 돌발상황이 벌어져도 사고가 나지 않도록 대처하는 데도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인공지능의 활용에 능동적으로 반응하고 있는 곳이 바로 이세돌과 알파고의 대결을 주선한 구글이다. 전 세계적으로 활용되는 검색 엔진으로 널리 알려진 구글은 알파고를 개발한 인공지능 연구기관 딥마인드, 이족보행 로봇을 만드는 보스턴 다이나믹스 등을 산하에 두고 미래 사회에 대한 커다란 밑그림을 그리고 있다.

박상준 대표는 "구글이 무인주행자동차 등으로 영역을 넓혀가는 데는 레이 커즈와일을 비롯한 임원진이 컴퓨터와 관련한 인류의 미래 문명에 그만큼 큰 관심을 두고 있기 때문"이라며 "구글에서는 조만간 풍경사진 하나만 올리면 그곳이 지구상의 어디인지를 대답해 주는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이러한 정보가 전 세계적으로 어마어마하게 쌓여가고 있기에 비단 풍경사진 하나만 해당 되는 건 아닐 것"이라고 진단했다.

"결국 우리 주변의 모든 일상이 빅데이터를 통해 인공지능의 예측 안에 들어가는 셈인데, 생각보다 멀지 않은 단계에 와 있다"는 것이다.

고도로 발단된 강한 인공지능은 어느 시점에 도달하면 자율성을 갖게 될 것으로 학자들은 내다보고 있다. 인공지능 스스로 세상을 접하고 판단한 뒤 가치를 부여하면서 발전해 간다는 말이다. 이 지점에 인공지능을 대하는 인류의 커다란 과제가 놓여 있다.

박 대표는 "인공지능이 어느 시점에 도달해 모순적인 인간의 특징을 알아챌 경우 '기하학적이며 미학적인 완전한 세계를 만들기 위해 인간이라는 요소를 배제시켜야 한다'고 판단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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