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랭킹 뉴스

돌고 돌아 MVP로 우뚝 선 문성민 "과분한 상입니다"

노컷뉴스 이 시각 추천뉴스

닫기

- +

이 시각 추천뉴스를 확인하세요

V-리그 MVP 문성민. (사진=발리볼코리아닷컴 제공)

 

2008년 여름이었다. 2006년 월드리그부터 국가대표로 활약했던 경기대 4학년 문성민에게 독일 VfB 프리드릭스하펜에서 영입 제의가 들어왔다. 이미 한국에서는 최고였던 문성민은 독일행을 결정했다.

하지만 걸림돌이 있었다. 바로 V-리그 드래프트였다.

드래프트에 참가하지 않을 경우 국내로 돌아올 때 5년을 쉬어야 했다. 문성민은 휴학계를 제출하고 독일행 의사를 분명히 했지만, 추후 비슷한 사례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KOVO의 판단으로 프리드릭스하펜에 입단하면서 동시에 드래프트에서도 한국전력의 지명을 받았다.

문성민은 독일과 터키에서 2년을 뛴 뒤 V-리그 복귀 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한국전력은 연봉 1억1000만원과 성적에 따른 수당 1억원 등 총액 2억1000만원을 제시했지만, 문성민의 마음을 움직이지 못했다. 현대캐피탈이 문성민 트레이드를 원했지만, 끝내 성사되지 않았다. 결국 문성민은 터키 할크방크 잔류를 선택했다.

하지만 현대캐피탈에서 FA 박철우를 놓치면서 다시 문성민에게 손을 내밀었다. 5년 최대 20억원 수준의 계약 조건이었다. 한국전력은 계약 후 하경민, 임시형을 받는 조건으로 문성민을 현대캐피탈로 보냈다. 대신 2010~2011시즌 1라운드 출장 정지 징계를 받았다.

그렇게 문성민은 동기들보다 뒤늦게 V-리그에 데뷔했다.

트리플 크라운도 수 차례 기록하는 등 기량은 여전했다. 다만 우승은 남의 이야기였다. 2013~2014년 챔피언결정전 진출이 문성민 입단 후 현대캐피탈의 최고 성적이었다. 국가대표로서는 여전히 최고였지만, V-리그에서는 그렇지 못했다. 신인상은 후배들을 위해 스스로 포기했고, 이후 개인상도 문성민과 인연이 없었다.

문성민. (사진=KOVO 제공)

 

그런 문성민이 드디어 정규리그 우승과 함께 V-리그 최고의 선수로 우뚝 섰다.

문성민은 29일 V-리그 시상식에서 기자단 투표 29표 가운데 20표를 받아 팀 동료 오레올(6표)을 제치고 정규리그 MVP를 수상했다.

올 시즌 성적은 36경기 554점. 송명근(OK저축은행), 김요한(KB손해보험) 등에 득점에서는 뒤졌지만, 현대캐피탈의 정규리그 우승을 이끈 공을 인정받았다. 무엇보다 개인적인 욕심을 버렸다. 주장을 맡은 뒤 팀을 위해 헌신했다. 강 스파이크를 잠시 내려놓고 연타로 팀 승리에 보탬이 됐다.

문성민은 "마음을 비우고, 선수들과 더 어울려 재미있게 했다. 덕분에 수상자 자리에도 앉아보고, 과분한 상도 받았다"면서 "오히려 처음 왔을 때 '최고가 되고 싶다'고 겁없이 말도 많이 했는데 생각처럼 되지 않았다. 선수단이 다 하나가 됐을 때 팀도 잘 되고, 팀이 잘 되니까 개인적인 것도 따라온 것 같다"고 말했다.

주장으로서 힘든 점도 많았다. 혼자만 챙기면 됐던 것과 달리 후배들도 신경을 써줘야했기 때문이다.

문성민은 "책임감이 더 생겼다"면서도 "다른 선수들도 신경을 써줘야하는 부분도 있었기에 스트레스 아닌 스트레스를 받았다. 한 팀의 리더라는 생각을 했는데 다른 리더들을 보면서 정말 대단하다고 느겼다"고 털어놨다.

물론 아쉬움은 있다. 정규리그 우승과 함께 18연승 기록도 썼지만, 챔피언결정전에서 OK저축은행에 1승3패로 졌다. 문성민도 경기가 끝나고 눈물을 흘렸다.

문성민은 "정규리그에서 잘 하고, 챔피언결정전에서 즐겨야 할 때 즐기지 못해 아쉽다. 하나의 숙제니까 잘 보완하겠다"면서 "눈물도 안 날 거라 생각했는데 스트레칭 후 선수들 얼굴을 보니 눈물이 났다. 미안한 마음도 있었고, 끝나서 허무하기도 했다.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났다"고 설명했다.

이제 시즌이 진짜 끝났다. 문성민을 비롯한 현대캐피탈 선수단도 시상식 후 회식으로 시즌을 마무리 할 예정이다. 물론 유부남이자 애 아빠가 된 문성민에게 마냥 자유가 허용된 것은 아니다.

0

0

오늘의 기자

실시간 랭킹 뉴스

상단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