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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웠던 ‘수원더비’, 그 현장을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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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역사상 최초의 ‘단일 도시’ 연고 맞대결

수원을 연고로 하는 K리그 클래식 두 팀의 역사적인 첫 번째 맞대결은 수원종합운동장을 가득 채우고도 남는 많은 관중 속에 열렸다.(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2016년 5월 14일은 K리그의 새로운 역사다.

14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수원FC와 수원 삼성의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6’ 10라운드. 이 경기는 1983년 출범한 K리그 최초의 1부리그 연고 라이벌 맞대결로 그동안 광역 연고지를 공유하는 팀의 대결은 있었지만 같은 도시를 연고로 하는 팀의 대결은 이번이 처음이다.

수원FC가 내셔널리그를 거쳐 K리그 챌린지에서 지난 시즌 승격하며 올 시즌부터 K리그 클래식에서 경기하면서 만들어진 역사적인 경기다. 덕분에 두 팀의 ‘수원더비’는 경기 전부터 상당한 관심을 끌었고, 실제 경기도 치열한 분위기 속에 수원 삼성의 2-1 승리로 끝났다.

일부 사석을 제외하고 약 1만2000명을 수용하는 수원종합운동장을 가득 채운 많은 관중이 몰린 덕에 뜨거운 분위기 속에 경기를 치렀고, 두 팀은 3골을 주고받는 접전 끝에 희비가 엇갈렸다. 치열한 장내 경쟁만큼 뜨거웠던 것이 바로 양 팀 서포터의 장외 경쟁이었다.

과거 수원종합운동장을 홈 경기장으로 사용했던 수원 삼성이라는 점에서 대규모 원정 응원단이 역사적인 첫 번째 '수원더비'를 찾았다.(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같은 연고도시를 사용하는 특성상 수원 삼성을 응원하는 대규모 응원단이 수원종합운동장을 찾았다. 아직 수적으로 많지 않은 수원FC 서포터 ‘리얼크루’보다 수원 삼성의 ‘프렌테 트리콜로’가 양적으로 압도하며 마치 수원 삼성의 홈 경기 같은 분위기를 연출했다.

이날 수원종합운동장을 찾은 수원 삼성의 팬 오문도(24)씨는 “수원을 연고로 하는 K리그 클래식 두 팀의 역사적인 첫 경기“라며 “수원 삼성으로서는 옛 고향에 돌아왔다는 남다른 의미가 있는 경기”라고 상당한 의미를 부여했다.

수원FC의 유니폼을 입고 만난 김동철(25)씨도 “수원을 연고로 하는 두 팀을 모두 응원한다”면서 “원래는 수원 삼성의 팬이지만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리는 첫 대결이라 오늘만큼은 수원FC를 응원하러 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외국의 사례를 보면 같은 연고를 사용하는 클럽의 더비 경기는 정치적 또는 계급 간 차이에서 기인한 오랜 역사가 바탕이다. 하지만 수원을 연고로 하는 두 클럽은 다소 의미가 다르다. 물론 수원 삼성은 대기업이, 수원FC는 지방자치단체가 중심이 되어 만든 축구팀이라는 점에서 분명 차이는 있다. 더욱이 역사적으로도 수원 삼성이 수원FC에 비해 더 나은 성적을 거뒀다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비록 그 수 는 적지만 수원FC의 서포터 '리얼크루' 역시 '수원더비'를 구성하는 중요한 일원이다.(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그럼에도 불구하고 K리그가 진정한 의미의 더비 경기를 치르게 됐다는 점에서 두 팀의 맞대결은 분명 특별한 의미를 가진다. 수원 삼성과 수원FC의 유니폼을 모두 구매한 축구팬 이상훈(26)씨도 “수원에 사는 축구팬으로서 이번 대결은 적대적 감정이 아닌 축제의 의미를 가지는 대결“이라며 K리그에도 이런 스토리가 계속 이어지기 위해서는 두 팀이 실력은 물론, 마케팅적인 측면에서 더욱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김동철씨나 이상훈씨의 사례처럼 수원FC를 지지하는 팬은 대부분이 수원 삼성을 응원하는 팬들이 이른바 ‘팬고이전’의 사례가 주를 이룬다. 하지만 이들은 수원 삼성을 여전히 응원한다. 이들에게는 수원을 연고로 하는 두 팀 모두가 내 고장의 자랑이었다.

‘수원더비’는 마케팅적인 측면에서도 대박을 거뒀다. 수원FC는 수원 삼성과 역사적인 첫 대결을 기념하는 응원용 니트 머플러 500장을 만들었다. 하지만 경기 당일 일찍부터 이를 구매하려는 축구팬이 줄을 서는 등 상당한 관심 끝에 일찌감치 모든 수량이 판매됐다. 판매점 관계자는 “머플러는 물론, 유니폼도 평소보다 훨씬 더 많이 팔렸다”고 활짝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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