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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근의 뼈있는 농담 "심판 한번 더 오면 켈리 교체 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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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한화와 홈 경기에서 역투를 펼친 SK 메릴 켈리(왼쪽)와 한화 김성근 감독.(사진=SK, 한화)

 

'2016 타이어뱅크 KBO 리그' SK-한화의 시즌 8차전이 열린 7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 전날 대패를 안은 SK의 절치부심 반격으로 이날 경기는 박빙으로 흘렀다.

한화가 2회 2점을 냈지만 SK도 2회말 곧바로 따라붙었고, 3회 최승준의 역전 3점 홈런으로 승부를 뒤집었다. 한화도 7회 조인성이 1점 홈런으로 만회하면서 승부는 1점 차, 살얼음이 됐다.

하지만 8회 SK의 수비 때 묘한 상황이 벌어졌다. 선발 메릴 켈리가 오른 허벅지 뒷근육 통증을 호소한 것. 켈리는 7회말 공수 교대 이후 이미 마운드에 오른 상황이었다.

심판은 켈리의 교체를 인정하지 않았다. '이닝 교대 때 이미 투구하던 투수가 마운드에 올랐다면 한 타자 이상을 상대해야 한다'는 규정(3조 5항) 때문이었다. 다만 '상대가 대타를 내거나 투수의 투구가 불가능하다고 인정되면 교체가 이뤄질 수 있다'는 예외 조항도 있었다.

김용희 SK 감독이 마운드에 올라 항의하는 등 경기가 8분 동안 중단됐다. 이 과정에서 심판진은 4심 합의를 했고, 한화 더그아웃으로 찾아와 김성근 감독에게 의사를 묻기도 했다.

결국 켈리는 첫 타자 이용규를 상대해야 했다. 오른 다리가 불편한 듯 켈리는 캐치볼을 던지는 투구했다. 이날 최고 구속 151km를 찍은 켈리는 이용규에 던진 공들이 120km 초반에 머물렀다. 켈리는 이용규에게 좌전 안타를 맞은 뒤에야 교체됐다.

SK는 후속 문광은이 투입돼 송광민을 삼진으로 잡아내 어수선한 분위기를 정리하는 듯했다. 그러나 유격수 헥터 고메즈가 도루하던 1루 주자 이용규를 태그하기도 전에 포수 이재원의 송구를 흘리면서 또 다른 화근이 됐다.

문광은은 후속 김태균에게 역전 2점 홈런을 내주고 무너졌다. 여기서 흔들린 SK는 윌린 로사리오, 송광민의 2점포 등 8회만 11점을 내줬다. 올 시즌 한 이닝 최다 실점을 한 SK는 4-14 역전패를 안았다.

고메즈의 실책이 결정적이었지만 켈리 교체 여부도 경기에 중대한 영향을 미쳤다. 경기 후 김성근 감독은 "심판이 와서 상황을 설명하는데 '그건 합의 사항이 아닌 것 같다'고 답했다"고 말했다. 당시 켈리 교체는 심판 재량에 따르면 되는 사안이었다.

이어 김 감독은 "한번 더 오면 바꿔도 된다고 말하려고 했다"며 웃었다. 심판의 어설픈 진행으로 다소 이상하게 흘렀던 경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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