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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뽀로로 고' 나온다구요?"…성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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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 게임·기술은 이미 진부해…포켓몬 아니었으면 안 했을 것"

 

NOCUTBIZ
증강현실(Augmented Reality) 게임 '포켓몬 고(Pokemon GO)' 열풍이 세계는 물론 아직 출시되지 않은 국내에 까지 강타하면서 포켓몬 고와 같은 증강현실 게임을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18일 범부처 차원에서 열리는 사회관계장관회의에서 게임문화 진흥을 위한 기본계획을 보고하고 포켓몬 고와 같은 지적재산권(IP)을 활용한 게임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기로 했다. 게임에 관한 규제를 해소하고 지속성장이 가능한 게임 진흥에 투자하겠다는 방침이지만 실제 포켓몬 고와 같은 증강현실 게임의 탄생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문화체육관광부와 미래창조과학부는 올해 VR(가상현실) 게임 콘텐츠 사업과 연구개발에 올해 519억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이미 대부분의 예산은 VR에 집중되어 있는데다, 국내에서 AR 콘텐츠 성공사례가 없고 개발 도구도 부족한 상태다.

18일 뽀로로 제작사 아이코닉스가 AR 업체 소셜네트워크와 손잡고 '뽀로로 고'를 개발한다는 소식이 나왔지만, 어디까지나 아이들을 위한 교육용 콘텐츠라는 점에서 한계가 있다.

포켓몬 고를 하기 위해 미출시 국가인 한국에서 유일하게 게임을 할 수 있다는 강원도 속초 일대를 찾은 사람들도 '한국판 포켓몬 고' 탄생에 회의적인 반응이다.

속초의 한 리조트에서 열린 학회에 참석했다가 우연히 포켓몬 고 게임을 하게 됐다는 신지환(25·광운대)씨는 순전히 호기심에서 하게 됐다고 말했다.

신 씨는 "어릴때부터 익숙했던 포켓몬스터를 증강현실 모바일 게임 형태로 할 수 있다는 뉴스를 접해서 신기해서 하게 됐는데, 사실은 포켓몬 캐릭터가 매력적인 동기였다"며 "포켓몬이 아니었다면 굳이 이런 게임을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함께 학회에 참가했다가 역시 포켓몬 고를 하게됐다는 하완수(25·광운대)씨도 "해외에서나 국내에서나 AR을 이용한 게임이 성공한 사례는 거의 보지 못했다"며 "AR 기술보다 어릴때부터 해봤던 포켓몬 게임에 익숙해 호기심에서 해보게 됐다"고 말했다.

 

포켓몬을 잡기 위해 서울에서 고속버스를 타고 왔다는 대학생 윤성원 씨와 신하늘 씨도 마찬가지였다.

포켓몬이 아닌 뽀로로나 타요와 같은 국내 인기 캐릭터가 비슷한 AR 게임으로 나왔다면 해보겠느냐는 질문에 신하늘 씨는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신 씨는 "포켓몬스터는 애니메이션으로도 보고 관련 게임도 다 해봤을 정도로 포켓몬 게임을 즐긴 추억이 있다"며 "몬스터볼을 던지고 포켓몬을 잡는 스토리가 익숙하기 때문에 쉽게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윤성원 씨는 "국내에서도 AR 기술을 활용한 콘텐츠가 과거에 있었던 것으로 아는데, 대부분 마케팅이나 LBS(위치기반서비스)를 활용한 지역정보를 보여주는 것에 그쳤다"며 "포켓몬 고 게임 열풍은 순전히 포켓몬이라는 훌륭한 콘텐츠였기 때문에 유명해진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속초해수욕장에 가족과 함께 피서를 왔다는 30대 주부 김주연(가명·여)씨는 "게임에 관심이 없는데, 여기(속초)서만 된다고 하니 한번 해보게 됐다"며 "어릴때부터 포켓몬을 보고 자라서 익숙해서 해본 것"이라고 말했다.

속초 일대에서 포켓몬 고 게임을 하는 이들은 주로 외지에서 방학과 휴가를 내 피서차 온 20대와 30대였다. 일부 게임을 즐기고 있는 현지 초등학생들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지만 포켓몬 캐릭터에 대해서는 아는게 없었다. 순전히 유명세 때문에 해보는 거라고 했다.

저녁이 되면서 직장에서 퇴근하거나 학교를 마친 학생들, 무더위를 피해 가족들과 공원을 찾은 현지 시민들도 '속초 일대에서만 된다'는 호기심 때문에 해본다는 이야기가 대부분이었다.

 

포켓몬 고는 현실의 어려움을 과거의 향수로 달래보는 현상으로 그 열풍이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이락디지털문화연구소 이장주 소장은 새로운 게임이 출시되고 관심이 집중되다보니 특정 게임에 대한 이상 열풍이 국내에서도 발생하는 것 같다며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레 그 열기가 가라앉을 것이라고 봤다.

이 소장은 "포켓몬 고는 새로움과 더불어 피카츄와 같은 포켓몬 캐릭터에 대한 추억을 갖고 있는 30대 초중반에서 주로 열풍이 일고 있는 것 같다"며 "게임의 우수성 여부는 둘째 치고, 취직이 어렵고 사회적 불안 요소에 노출되어 있는 이들 세대에게 포켓몬이라는 과거의 향수를 불러 일으키는 강력한 콘텐츠가 어떠한 작용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30,40대가 여전히 스타크래프트를 즐기고 있는 것과 비슷하다는 것.

이 소장은 특히 "포켓몬 고는 증강현실 기술을 이용해 열심히 돌아다니고 움직여야 하는 게임인데, 취업문제와 녹록치 않은 사회 환경 속에서 과연 이들 세대가 휴대폰을 들고 포켓몬을 잡으러 다닐 수 있는 여유가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래서 그는 이 열풍이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소장은 '속초 열풍'에 대해서도 일종의 '한정판 효과'라고 말했다. 어떤 가치를 극대화 할 때 하나씩 풀어가는 제한을 두는 등 아무나 접근하지 못하게 함으로써 접근이 가능한 사람들이나 그들을 중심으로 한 자부심을 형성시키면 주변부의 몰입 현상이 발생하게 된다는 것이다. 다만 이 소장은 이러한 게임 흥행 현상을 다양한 콘텐츠의 일면으로 봐야 한다고 전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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