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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우] '노골드' 韓유도 세계랭킹 1위 이면의 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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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남자 유도 -60kg에 출전한 김원진 이 6일 오후(현지시간) 러시아 MUDRANOV B 선수와의 8강 전에서 패한 뒤 눈물을 흘리며 경기장을 떠나고 있다 (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역대 최강의 대표팀이라 자부하던 한국 유도가 올림픽에서 16년만에 '노 골드'라는 성적표를 받았다.

2016 리우올림픽 유도 마지막 날 경기가 열린 13일(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카리오카 제2경기장에서 남자 100kg 이상급의 김성민이 16강전 패배를, 여자 78kg 이상급의 김민정이 8강전 패배를 각각 당했다.

이로써 한국 유도 대표팀은 올림픽 7체급에 나서 단 1개의 금메달도 따지 못했다.

세계랭킹 1위 선수만 4명을 보유해 역대 최강의 전력이라 자부하던 남자 유도는 2000년 시드니올림픽 이후 16년만에 처음으로 '노 골드'에 그쳤다.

여자 유도는 20년만에 다시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걸겠다는 각오로 나섰지만 목표를 이루지 못했다.

유도 대표팀은 은메달 2개, 동메달 1개를 획득했다. 남자 66kg급 안바울과 여자 48kg급 정보경이 나란히 은메달을 수확했고 남자 90kg급 곽동한이 동메달을 땄다.

한국 유도는 대회 첫날 기쁨과 슬픔이 교차했다. 메달 기대주는 아니었던 정보경이 세계 랭킹 1위를 꺾는 등 선전을 거듭하며 유도 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선수단에 전체 1호 메달을 안겨줬다.

그러나 한국의 세계랭킹 1위 선수들은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했다.

남자 60kg급의 세계랭킹 1위 김원진은 8강에서 고배를 마셨다. 김원진의 실력이라면 충분히 동메달을 노려볼 수 있었지만 남자 60kg급의 실질적인 최강자로 여겨졌던 세계랭킹 6위 다카토 나오히사(일본)마저 8강전에서 패배, 둘이 패자부활전에서 만나면서 동메달의 꿈도 무산됐다.

안바울은 은메달을, 곽동한은 동메달을 땄다. 올림픽 메달은 색깔과 관계없이 소중하다. 그러나 세계랭킹 1위 선수들은 아쉽다고 입을 모은다.

안바울의 준우승은 특히 많은 아쉬움을 남겼다. 남자 66kg급의 세계랭킹 1위 안바울은 4강에서 천적 에비누마 마사시(일본)를 꺾고 우승의 9부능선을 넘었다. 그러나 결승에서 세계랭킹 26위에 불과한 파비오 바실(이탈리아)에 기습 한판패를 당했다.

남자 73kg급의 세계랭킹 1위 안창림은 제주 그랑프리에서 두차례 이겼던 상대 디르크 판 티첼트(벨기에)와의 16강전에서 패해 자신의 유일한 우승 라이벌이라 여겼던 오노 쇼헤이(일본)와는 붙어보지도 못했다.

남자 90kg급의 세계랭킹 1위 곽동한은 4강에서 마르쿠스 니만(스웨덴)에 연거푸 절반을 내주며 무너졌다.

대회 전부터 한국의 세계랭킹 1위는 사실상 의미가 없다는 지적이 많았다.

한국은 올림픽에서 좋은 시드를 받기 위해, 각 체급의 실질적인 최강자이나 랭킹은 낮은 일본 선수를 준결승 이후에 만나기 위해 세계랭킹을 높이는데 주력했다. 포인트가 상대적으로 낮은 대회에도 출전을 강행해 점수를 쌓았다. 전력 노출이 불가피했다.

남자 60kg급의 경우 김원진은 2015년부터 10차례 국제대회에 출전했다. 다카토 나오히사는 5차례 출전에 그쳤다. 김원진은 두차례 그랑프리에서 우승했다. 다카토 나오히사는 두차례 우승을 그랜드슬램 대회에서 달성했다. 랭킹은 낮아도 다카토 나오히사의 경쟁력이 떨어진다고 볼 수 없었던 이유다.

안창림 체급의 실질적인 최강자이자 리우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오노 쇼헤이도 국제대회에 자주 나가지는 않았다. 2015년부터 세차례 출전이 전부다. 세계선수권에 1번 그리고 그랑프리에 2번 출전했다. 대신 나갈 때마다 우승했다. 포인트가 높지 않아 대표 선발 당시 오히려 일본 내에서 동급 랭킹 1위도 아니었다.

한국은 올림픽이라는 뚜렷한 목표 아래 확실한 선수 육성에 심혈을 기울였다. 랭킹포인트를 쌓기 위해 한명의 선수가 최대한 많은 대회에 나갔다. 반면, 일본은 여러 선수들에게 고루 출전 기회가 돌아가면서 국제대회 경쟁력을 충분히 검증해볼 수 있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세계랭킹 1위가 4명임에도 불구하고 올림픽 전 남자 유도 대표팀의 목표는 '타도 일본'이었다. 일본을 목표로 훈련에 매진했으나 정작 안바울을 제외하고는 상위로 가는 토너먼트(김원진의 패자부활전 제외)에서 일본 선수를 만나보지도 못했다. 한국의 세계랭킹 1위들을 메친 것은 비(非) 일본 선수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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