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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우] 손연재 "나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겼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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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연재가 리우 올림픽 리듬체조 결선에서 후프 연기를 마친 뒤 밝은 표정으로 인사하고 있다.(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손연재(22)는 만 18세의 어린 나이에 출전한 2012년 런던올림픽 리듬체조 개인종합에서 예선 6위, 결선 5위를 차지했다. 아시아는 불모지에 가까운 리듬체조 종목에서 결선에 오른 것만으로도 많은 박수를 받았다.

손연재는 런던에서 큰 꿈을 꾸기 시작했다. 당시 대회를 마치고 손연재는 "올림픽 메달을 단 한번도 생각해보지 않았는데 런던에 있는 동안 잠깐 생각해봤다"며 "이번에는 생각에 그쳤지만 다음에는 이룰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각오를 밝혔다.

4년이 지나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땅을 밟기까지 곡절이 많았다. 은퇴도 생각했다. 그러나 손연재는 마지막 올림픽이라는 각오로 다시 마음을 잡았다.

손연재는 21일(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파크 리우올림픽아레나에서 열린 2016 리우올림픽 리듬체조 개인종합 결선에서 종합 4위를 차지했다. 한국인 최초로 2회 연속 결선에 진출했지만 아시아 최초의 리듬체조 개인종합 메달을 차지하지는 못했다.

그러나 손연재는 당당했다. 아깝게 메달을 놓쳤지만 표정이 밝았다. 후회가 남지 않기 때문이다.

손연재는 경기 후 "예선에서 했던 실수를 하지 않아 스스로 만족한다. 많은 국민 분들께서 메달을 원하셨겠지만 난 정말 만족한다. 런던에서 5등을 했고 리우에서 4등을 했는데 4년간 쉬지 않고 노력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4년간 많이 성장했다고 생각한다"며 웃으며 말했다.

손연재 개인에게 이번 결선은 반전 드라마와도 같다. 실수가 두차례 있었던 예선과는 정반대의 연기를 펼쳐 리우 팬들의 뜨거운 응원을 받았다.

손연재는 "어제 예선 때 긴장을 너무 많이 했다. 인생 경기 중 가장 긴장을 많이 했던 것 같다. 결과에 대한 부담이 컸다"며 "어젯밤부터 결과는 생각하지 말자고 했다. 끝까지 연습했던 것을 보여주자고 했는데 해낸 것 같다. 결과를 떠나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긴 것 같다"고 말했다.

손연재는 경기 내내 상대의 점수를 보지 않았다. 자신의 점수도 보지 않았다. 그저 후회없는 경기에만 집중했다.

손연재는 리우에 오기까지 곡절이 많았다. 아시안게임이 끝나고 은퇴를 생각하기도 했다. 리우행은 극적인 결정이었고 그래서 더 값진 성과로 기억될 것이다.

손연재는 "아시안게임이 끝나고 운동을 그만두려고 했다. 슬럼프가 왔다. 올림픽에 대한 생각은 전혀 없었다"며 "나를 잡아주신 부모님과 여러 분들께 감사 말씀을 전하고 싶다. 이 자리에 서있는 것은 나 혼자 이룬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여기까지 온 것은 잘한 일인 것 같다"고 웃었다. 후회는 없다는 이야기다.

런던올림과 리우올림픽은 손연재에게 어떤 차이가 있을까.

손연재는 "런던을 준비할 때는 즐겁기만 했고 이번 대회를 준비할 때는 힘들기만 했다. 그만 둘까 하는 생각을 하루에 수십번도 더했다"며 "그래도 싸워 이겼기에 여기까지 왔다. 리듬체조를 통해 많은 것을 배웠고 앞으로 살아가는동안 큰 힘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손연재는 "어렸을 때 세계에서 손가락 안에 드는 손연재가 되고 싶다는 게 꿈이었다. 어느 순간 보니 꿈을 이뤘더라. 너무 기쁘다"며 "금메달을 따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나는 주목을 많이 받아왔던 것 같다. 나는 느려도 천천히 계속 노력해왔고 발전해왔다는 자부심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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