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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타이틀 홀더만큼 값졌던 '무관의 제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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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로피는 없어도' KIA 에이스 양현종(왼쪽)과 롯데 4번 타자 황재균은 올해 KBO가 시상하는 타이틀을 차지하지는 못했지만 비시상 부문에서 값진 1위에 오르며 팀 공헌도를 확인했다.(자료사진=KIA, 롯데)

 

올해 프로야구 정규리그가 6개월여 대장정을 마무리했다. 이미 가을야구에 나설 5개 팀이 갈린 가운데 개인 타이틀의 주인공도 가려졌다.

'2016 타이어뱅크 KBO 리그' 정규시즌은 9일 롯데-넥센의 사직 경기, NC-케이티의 창원 경기로 전체 720경기를 채웠다. 전날 비로 취소된 이 경기들은 포스트시즌(PS) 와일드카드(WC) 결정전 미디어데이가 열린 9일 열렸다.

롯데가 넥센을 8-5로 꺾으면서 마지막 남은 순위인 8위(66승78패)를 확정했다. 이날 롯데가 졌다면 삼성(65승78패1무)에 밀려 9위로 시즌을 마감해야 할 처지였다. 팀 창단 첫 9위의 불명예는 삼성에 넘겼다. 케이티는 NC를 7-4로 눌렀다.

14개 개인 부문 수상자도 결정됐다. 타격에서는 '120억의 사나이'를 꿈꾸는 최형우(삼성)가 타격(3할7푼6리), 타점(144개), 안타(195개) 3관왕을 달성한 게 돋보였다. 최정(SK)은 에릭 테임즈(NC)의 음주 징계 행운 속에 공동 홈런왕(40개)에 올랐다.

한화 동갑내기 김태균과 정근우는 각각 2년 만에 출루율(4할7푼5리), 7년 만에 득점(121개) 타이틀을 탈환했다. 지난해 4관왕 테임즈는 장타율(6할7푼9리) 타이틀 수성으로 간신히 체면을 살렸다. 박해민(삼성)은 2년 연속 도루왕(52개)에 올랐다.

투수 부문에서는 다승(22승), 평균자책점(2.95), 승률(8할8푼) 등 3관왕을 달성한 더스틴 니퍼트(두산)가 단연 빛났다. 여기에 두산은 마이클 보우덴이 탈삼진왕(160개)까지 차지했다. 넥센은 세이브왕 김세현(36개)과 홀드왕 이보근(25개)을 배출했다.

▲'무관의 4번' 황재균, 결승타 1위-득점권 타율 4위

여기에 비록 KBO 리그 시상식에는 오르지 못하지만 값진 타이틀 홀더도 가려졌다. 빛나는 트로피는 없지만 팀에 지대한 공헌을 한 훈장들이다.

타자 쪽에서는 '거인 군단의 4번 타자' 황재균(롯데)이 돋보인다. 비록 시상하는 타격 부문 1위에 오르진 못했지만 의미 있는 비시상 부문 타이틀을 차지하며 중심 타자로서 가치를 한껏 입증했다.

황재균은 시즌 결승타에서 1위에 올랐다. 올해 17개의 결승타를 때려내며 15개의 나성범(NC)을 제치고 최고 클러치 히터로 올라섰다. 지난해 22개를 때려낸 나성범은 2년 연속 1위가 무산됐다.

지난 6월30일 삼성과 홈 경기에서 연장 끝내기 홈런을 날린 롯데 황재균.(자료사진=롯데)

 

올 시즌 한일 통산 600홈런 대기록을 세운 이승엽(삼성)은 결승타 13개로 공동 3위에 올라 전설의 품격을 입증했다. 두산의 대기만성 듀오 김재환, 오재일도 나란히 결승타 13개를 때려내 팀의 정규리그 우승에 힘을 보탰다.

황재균은 득점권 타율에서도 4위(4할1푼1리)에 올랐다. 이밖에 타율 9위(3할3푼5리), 홈런 8위(27개), 타점 7위(113개) 등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올해 127경기만 뛰고도 지난해 144경기 전 경기에서 거둔 26홈런, 97타점을 넘은 커리어 하이 시즌이다. 이런 활약에도 팀이 8위에 머문 게 아쉬운 대목이다.

▲'불운의 에이스' 양현종, QS 1위-이닝 2위

투수 쪽에서는 호랑이 군단 에이스 양현종(KIA)이 '무관의 제왕'이라 할 만하다. 역시 올해 시상대에는 오르지 못하지만 팀 기여도만큼은 리그 톱을 다툰다.

양현종은 올 시즌 31경기 등판, 10승12패 평균자책점(ERA) 3.68의 성적을 거뒀다. 다승 15위, ERA 4위다. 패배는 박종훈(SK), 라이언 피어밴드(케이티) 등 5명(13패) 다음으로 많다.

하지만 양현종은 올해 가장 불운한 투수였다. 다른 기록들이 말해준다. 올해 양현종은 퀄리티스타트(6이닝 3자책) 이상 투구를 22번이나 찍어 최다였다.
또 국내 투수로는 올해 유일하게 200이닝(200⅓이닝)을 넘겼다. 팀 동료 헥터 노에시의 206⅔이닝에 이어 전체 2위다.

지난 3일 케이티와 홈 경기에서 국내 투수로는 2007년 당시 한화 류현진(LA 다저스)에 이어 9년 만에 200이닝을 달성한 KIA 양현종을 기념한 광주 KIA 챔피언스필드 전광판.(자료사진=KIA)

 

노에시는 그러나 15승을 거뒀고, 양현종은 10승에 그쳤다. 노에시는 퀄리티스타트 21번으로 양현종보다 1경기가 적었다. 주장 이범호가 이날 미디어데이에서 "현종이가 잘해줬는데 10승밖에 안겨주지 못해 미안하다"고 할 정도로 승운이 따르지 않았다.

승수는 적었지만 양현종은 경기마다 최대한 많은 이닝을 책임졌다. 꾸준한 양현종의 활약에 KIA는 불펜 투수들이 휴식을 취하는 등 후반기 5강 경쟁에서 힘을 낼 수 있었다.

양현종은 이범호의 말에 "동료끼리 미안하다는 말은 그렇다"며 에이스다운 든든함을 보였다. 양현종의 헌신은 5년 만에 이뤄진 팀의 가을야구 진출로 일단 보답을 받았다.

올 시즌 빼어난 활약에도 '무관의 제왕'에 머문 황재균과 양현종. 그러나 이들은 올 시즌 뒤 FA 자격을 얻는다. 상패는 없지만 차고 넘치게 보상을 받을 여지는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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