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첫 이란 원정 승리에 분명한 의지를 선보였던 손흥민이지만 지난 카타르전의 부상 여파로 90분간 뚜렷한 활약 없이 경기를 마쳤다.(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손흥민(토트넘)의 침묵이 유독 아쉬운 90분이었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11일(한국시각) 이란 테헤란의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열린 이란과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4차전에서 0-1로 패했다.
최종예선 들어 단 한 경기도 패하지 않았던 한국이지만 ‘아시아 최강’ 이란과 A조 1위 다툼이었던 이번 원정경기에서 아쉬운 첫 패배를 맛봤다. 역대 축구대표팀의 이란 원정 첫 승리를 노렸지만 공격과 수비 양면에서 모두 이란에 열세에 그쳤다.
이란 출국에 앞서 슈틸리케 감독이 공격적인 운영을 예고한 이 경기에서 기대가 가장 컸던 선수는 단연 손흥민이다. 최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가장 돋보이는 활약으로 현지 매체가 선정하는 선수 랭킹에서 당당히 1위에 올랐을 뿐 아니라 지난 카타르전에서도 1골 1도움으로 맹활약하며 3-2 역전승을 이끌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이란 원정에서 손흥민의 존재감은 극히 미미했다. 슈틸리케 감독의 손흥민 기용은 아쉬움만 남은 선택이 되고 말았다.
슈틸리케 감독은 변함없이 손흥민을 왼쪽 측면 공격수로 선발 출전시켰다. 빠른 발로 이란 수비의 뒷공간을 파고드는 것이 손흥민의 역할이었다. 90분을 모두 소화했지만 이란 수비를 괴롭히는 결정적인 장면은 찾아볼 수 없었다.
이란 수비를 괴롭히는 측면 공격은 손흥민의 왼쪽이 아닌 이청용(크리스털 팰리스)의 오른쪽이 주를 이뤘다. 후반 들어 왼쪽 수비를 맡았던 오재석(감바 오사카)이 오른쪽으로 이동하고 지난 카타르전에서 좋은 공격 호흡을 보여줬던 홍철(수원)이 투입됐지만 손흥민의 활약은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 그나마 김신욱(전북)이 들어가 이란 수비가 흐트러진 경기 막판에 공격 기회를 잡았지만 확실한 마무리가 아쉬웠다.
손흥민의 저조한 활약은 어느 정도 예상됐던 결과다. 지난 카타르전에서도 경기 초반 무섭게 상대 수비를 괴롭혔던 손흥민이지만 전반 20분 상대 수비에 오른발을 걷어차인 뒤 제 기량을 보여주지 못했다. 후반 13분의 결승골이 터지기 전까지 손흥민의 활약상은 저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