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에서도 손꼽히는 체격조건을 가진 김신욱의 활용은 최종예선에서 만날 상대에게는 분명한 부담이다. 이란과 경기에서도 후반 중반 교체 투입된 김신욱의 존재감은 분명했다.(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다 지난 일에 가정은 의미가 없다. 하지만 지동원(아우크스부르크)이 아닌 김신욱(전북)이었다면 적어도 더 공격적인 경기 운영을 할 수 있지 않았을까.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11일(한국시각) 이란 테헤란의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열린 이란과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4차전에서 0-1로 패했다.
공격적인 경기 운영을 예고했던 슈틸리케 감독이지만 정작 이날 경기에서 단 1개의 슈팅에 그치며 공격과 수비 모두에서 이란에 밀리는 완패에 그쳤다. 1개뿐인 슈팅도 공격수가 아닌 수비형 미드필더 한국영(알 가라파)가 시도했다는 점에서 특히 공격의 아쉬움이 컸다.
이 경기 전까지 한국의 이란 원정 성적은 2무4패. 일방적인 열세였지만 그나마 골 맛을 본 경기에서는 무승부라도 거뒀다는 점에서 수비뿐 아니라 공격도 중요한 경기였다.
하지만 슈틸리케 감독이 꺼낸 지동원 카드는 실패작이 되고 말았다. 지난 중국과 1차전에서도 지동원은 최전방 공격수로 나서 한국이 얻은 3골에 모두 관여하며 2도움으로 맹활약했다. 이후 소속팀으로 돌아가서도 리그에서 979일 만에 골 맛을 보는 등 최근 손흥민(토트넘) 못지않은 물오른 컨디션을 자랑했다.
결국 슈틸리케 감독은 사상 첫 이란 원정 승리의 열쇠로 지동원을 선택했다. 지동원은 분주하게 상대 수비진을 괴롭혔지만 이란 수비는 중국과 달랐다. 체격 조건이 열세인 지동원은 이란 수비를 상대로 버거운 싸움을 하는 데 그쳤다
슈틸리케 감독은 후반 22분 이청용(크리스털 팰리스)을 빼고 김신욱을 투입해 공격진에 변화를 줬다. 김신욱의 투입 이후 답답했던 공격은 어느 정도 숨이 트였다. 기대가 컸던 손흥민(토트넘)은 여전히 이란 수비에 막혔지만 김신욱 투입 이후 분명 나아진 모습이었다.
아시아에서도 손꼽힐 만한 체격 조건을 가진 김신욱의 등장에 분명 이란 수비는 흔들렸다. 한국의 공격이 다소 나아지는 기미를 보이자 이란 선수들은 하나둘씩 그라운드에 나뒹굴기 시작했다. ‘침대축구’라고 부를 정도는 아니었지만 의도는 분명했다.
슈틸리케 감독이 원하는 최전방 공격수의 유형은 분명 활발한 움직임으로 상대 수비를 괴롭히는 유형이다. 이를 통해 자신이 직접 해결하는 것은 물론, 동료에 기회를 만들어 주는 공격수를 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