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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 발목 잡는 '10개 구단 최악' 불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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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동, 너마저' KIA는 25일 NC와 홈 경기에서 7회초까지 6-2로 앞서다 7, 8회말 잇따라 홈런포를 내주며 6-9 역전패를 안았다. 4월14일 이후 두 달여 만에 NC에 공동 1위 자리를 허용하며 선두 수성에 비상이 걸렸다. 사진은 이날 7회초 1사 1, 2루에 등판해 2피홈런 5실점으로 패전을 안은 마무리 김윤동(오른쪽).(자료사진=KIA)

 

'호랑이 군단' 최후의 보루마저 붕괴됐다. KIA가 믿었던 새 마무리 김윤동까지 무너지면서 1위 수성에 비상이 걸렸다. 10개 구단 최악의 불펜으로는 우승으로 가는 길이 쉽지 않다.

KIA는 25일 경남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린 NC와 '2017 타이어뱅크 KBO 리그' 원정에서 6-9 패배를 안았다. 7회초까지 6-2로 앞서 승리를 눈앞에 뒀다가 불펜 난조로 7, 8회말 뒤집힌 뼈아픈 역전패였다.

특히 KIA는 이날 패배로 NC와 주말 3연전에서 충격의 스윕을 당했다. 그러면서 KIA는 단독 1위에서 NC에 공동 1위 자리를 내줘야 했다. KIA는 승률 6할2푼5리(45승27패)로 1무가 있는 NC와 승패, 승률이 같아졌다.

이날 KIA는 2연패 탈출과 단독 1위 수성을 위한 결의가 대단했다. 2회 최형우의 선제 1점 홈런 등으로 2점을 선취한 KIA는 나지완의 홈런 등으로 5-1까지 앞선 5회 나름 호투하던 선발 임기준을 내렸다. 안타와 연속 볼넷으로 무사 만루를 허용하며 흔들리자 불펜을 조기 가동했다.

구원 등판한 심동섭은 위기에서 제몫을 해줬다. 박민우에게 1타점 우익수 희생플라이를 내준 심동섭은 후속 나성범을 볼넷으로 내보내 다시 만루에 몰렸다. 그러나 권희동을 내야 뜬공, 조영훈을 삼진으로 잡아내 이닝을 마무리했다. 심동섭은 6회도 피안타 1개로 무실점으로 막아냈고, KIA는 7회초 1점을 보태 6-2로 앞섰다.

하지만 7회말 문제였다. 심동섭은 1사 뒤 연속 볼넷으로 흔들렸다. 이에 KIA는 마무리 김윤동을 조기 투입하는 초강수를 뒀다. 그러나 김윤동은 권희동에게 볼카운트 2-2에서 높은 직구를 던졌다가 좌중간 3점 홈런을 얻어맞아 6-5까지 쫓겼다.

'결승타 1위의 위엄' NC 나성범이 25일 KIA와 홈 경기에서 8회 역전 결승 만루홈런을 때려낸 뒤 1루를 돌며 전준호 코치와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마산=NC)

 

불안한 리드는 8회 산산조각이 났다. 김윤동은 1사 뒤 볼넷과 안타, 볼넷을 내줘 만루에 몰렸다. 흔들린 김윤동을 대신할 KIA 불펜을 없었다. 결국 김윤동은 NC 4번 타자 나성범에게 시속 144km 초구 직구를 던져 우월 만루 홈런을 두들겨 맞았다. 사실상 승부가 갈린 순간이었다.

전날인 24일에도 KIA는 불펜 싸움에서 뒤져 패배를 안았다. 선발 정용운이 5⅓이닝 3실점(2자책)으로 나름 호투했지만 이후 불펜이 3점을 더 내주며 1-6으로 졌다. 반면 NC는 선발 장현식의 7이닝 1실점 호투에 이어 김진성-임정호-임창민이 2이닝 무실점투로 승리를 지켰다.

올해 KIA는 2009년 이후 8년 만에 한국시리즈(KS) 우승에 도전할 전력을 갖췄다. 10개 구단 최강을 다투는 선발진에 '100억 원의 사나이' 최형우와 지난해 후반기 군 제대한 김선빈-안치홍 키스톤 콤비에 기존 나지완, 이범호, 김주찬 등이 버틴 타선까지 든든하다. KIA는 팀 득점(평균 5.97점)과 득점권 타율(3할2푼5리) 1위다.

하지만 불펜은 10개 구단 중 가장 약하다. 선발진과 비교해보면 KIA 불펜의 허약함이 두드러진다. KIA 선발진은 올해 34승 19패에 평균자책점(ERA) 3.87을 기록 중이다. 10개 구단 최다승에 최소패, ERA는 LG(3.67)에 이어 2위다. 다승 1위(11승) 헥터 노에시(ERA 2.86)와 2위(9승3패) 양현종(3.75), ERA 1위(1.82) 임기영(7승2패) 등이 맹활약했다.

불펜은 그러나 기록이 초라하다. ERA 6.31은 10개 구단 중 가장 나쁘다. 최하위 kt(5.19), 9위 삼성(5.65), 8위 한화(4.81)보다 높다. 5.73의 넥센을 넘어 KIA는 리그 유일한 6점대 불펜이다.

반면 NC는 불펜의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NC 선발진은 30승21패 ERA 4.64로 KIA에 뒤진다. 그러나 불펜은 15승6패 23세이브 ERA 4.04다. 리그 최다 승리, 세이브에 최소패, ERA는 LG(3.68)에 이어 2위다. KIA 불펜은 11승8패 17세이브다.

KIA의 블론세이브는 7개로 10개 구단 가운데 중간 정도다. 11개의 SK, 롯데 등보다는 적지만 NC, LG, 삼성(5개)보다는 많다. 특히 역전패가 올해 12번이나 된다. 이 중 몇 경기만 잡았어도 KIA는 지금도 단독 1위를 질주했을 터다.

'한계를 넘어라' KIA 마무리 임창용은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출전 등 시즌 준비를 일찍 시작한 올해 고전을 면하지 못하고 있다.(자료사진=KIA)

 

특히 마무리가 불안하다. KIA는 베테랑 임창용(41)이 4승4패 6세이브 3홀드 ERA 5.06을 기록 중이다. 지난 9일 넥센전 ⅓이닝 3실점으로 패전을 안은 뒤 자청해서 2군으로 내려간 상황. '파이어볼러'로 각광받았던 한승혁도 제구가 흔들려 ERA 6.28(1승1패 1세이브 2홀드)에 허덕인다.

그나마 KIA 불펜에서는 김윤동이 희망이었다. 시즌 전 4, 5선발 후보였던 김윤동은 임창용이 2군으로 내려간 뒤 마무리를 맡아 1승3세이브 무실점의 상승세를 보였다. KIA 관계자는 "김윤동을 빼면 우리 팀에 필승조는 따로 없다"고 할 정도였다.

하지만 믿었던 김윤동마저 무너지고 말았다. NC전에서 1이닝 3피안타(2홈런) 3볼넷 5실점으로 시즌 2패째(2승 8세이브 3홀드)를 안았다.

물론 김윤동의 붕괴는 일시적일 수 있다. 김윤동은 지난 17일 롯데전 1⅓이닝 무실점 세이브 이후 8일 만의 등판이었다. 우천 취소와 대승, 패배 등 등판 기회가 없었다. 오랜만의 실전에서 다소 감각이 무뎌진 것일 수 있다.

그러나 김윤동은 올해가 첫 풀타임 시즌이다. 2012년 입단해 1군 1경기만 뛰고 상무에 입대한 김윤동은 지난해에야 31경기 53이닝을 던져 3패 2세이브 2홀드 ERA 5.43을 기록했을 뿐이다.

올해 선발과 불펜을 오가다 팀 사정상 임시 마무리를 맡은 상황이다. 이제 24살의 김윤동은 경험이 부족해 엄청난 심적 압박감이 오는 마무리를 한 시즌 온전히 맡기기에는 불안감이 없을 수 없다.

'저는 연봉이 4700만 원이랍니다' 올해 사실상 풀타임 첫 시즌을 치르고 있는 KIA 김윤동은 팀 상황에 따라 임시 마무리의 중책을 맡고 있다.(자료사진=KIA)

 

김윤동을 탓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앞서 언급한 대로 김윤동은 올해 마무리로 기대한 선수가 아니다. 팀 상황에 따라 어쩔 수 없이 클로저의 역할을 맡은 것이다. 이 정도로 해주는 것도 고마운 지경이다.

가장 좋은 시나리오는 임창용이 구위와 마음의 안정을 되찾아 복귀하는 것이다. 이러니저러니 해도 임창용은 통산 253세이브에 4번이나 구원왕에 오른 대선수다. 올해 다소 흔들리는 모습이지만 관록을 무시하기 어렵다. 임창용이 복귀하면 KIA는 일단 불펜 가용폭이 넓어진다.

올스타 휴식기를 넘기면 윤석민도 가세할 수 있다. 지난해 말 어깨뼈 수술을 받아 재활 중인 윤석민은 최근 롱토스를 하며 복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구위가 떨어졌다고는 하나 윤석민은 2015년 30세이브(2승6패)를 거둔 바 있다. 불펜에 힘을 보탤 자원이다.

지난 4월14일 이후 두 달 넘게 단독 1위 자리를 놓지 않았던 KIA. 그러나 불펜 불안으로 마침내 NC에 공동 1위를 내주며 독주에 비상이 걸렸다. 정규리그는 그나마 괜찮지만 1점이 절실한 가을야구에서 불펜 불안은 치명적일 수 있다. 과연 KIA가 호랑이 군단의 최대 아킬레스건인 뒷문을 단속해 우승을 향한 마지막 과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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