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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재균은 88억' 김현수 낙찰가는 100억일까, +@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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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야, 난 얼마면 되겠니?' kt와 4년 88억 원에 계약을 맺은 황재균(왼쪽)에 이어 또 다른 메이저리그 유턴파 김현수의 계약 규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자료사진=kt, 노컷뉴스DB)

 

황재균(30)은 4년 동안 88억 원을 받게 됐다. 탈꼴찌를 넘어 가을야구를 노리는 막내 구단 kt가 드디어 통 큰 투자를 했다. 올해 스토브리그에서 나온 첫 대형 계약이다.

그렇다면 또 다른 해외 유턴파 김현수(29)가 KBO 리그에 복귀할 경우 계약 규모가 궁금해진다. KBO 리그 통산 성적과 굵직한 국제대회 등 큰 경기 경험 등에서 김현수는 황재균에 비할 바가 아니다.

김현수는 KBO 리그 10년 통산 타율 3할1푼8리 142홈런 771타점 660득점을 기록했다. 1경기 1타수만 소화한 2006년을 빼면 9시즌 성적으로 봐야 한다. 특히 미국 진출 마지막 시즌이던 2015년에는 타율 3할2푼6리 28홈런 121타점으로 두산의 한국시리즈(KS) 우승을 견인했다.

황재균보다는 높은 평가를 받을 만하다. 황재균은 2007년 현대에서 KBO 리그 1군에 데뷔한 이후 지난해까지 10년 동안 타율 2할8푼6리 115홈런 594타점 605득점의 성적을 냈다. 커리어 하이를 찍은 지난해 롯데에서 타율 3할3푼5리 27홈런 113타점을 기록했다. 파괴력은 2015년의 김현수와 비슷했으나 꾸준함에서 역시 김현수가 앞선다.

미국에서 성적 역시 그래도 김현수가 낫다. 황재균은 올해 메이저리그(MLB) 무대를 밟긴 했으나 대부분을 마이너리그 트리플A에서 보냈다. 빅리그 성적은 타율 1할5푼4리(52타수 8안타) 1홈런 5타점이었다. 김현수는 2년 동안 191경기 타율 2할7푼3리 7홈런 36타점 56득점을 기록했다.

지난해 김현수는 메이저리그 볼티모어에서 팀의 플래툰 시스템에 출전이 들쭉날쭉했음에도 3할 타율로 선전했지만 올해 끝내 기회를 보장받지 못했다.(사진=노컷뉴스DB)

 

김현수는 황재균처럼 KBO 복귀를 공식 선언하지는 않았다. MLB 잔류의 여지를 뒀지만 복귀 가능성이 더 높다. 황재균처럼 마이너리그에서 시작해야 하는 스플릿 계약이 확실한 미국의 불확실한 상황보다는 거액이 보장되는 KBO 리그가 낫다. 2015시즌 뒤 김현수는 볼티모어와 2년 700만 달러(약 82억 원)에 계약했지만 상황은 크게 달라졌다.

일단 김현수는 KBO 리그에 복귀한다면 황재균의 4년 88억 원보다는 많이 받을 것이다. kt 관계자는 "황재균은 옵션 없이 순수 보장금액"이라고 밝혔다.

지난 시즌 뒤 KIA로 이적한 최형우의 4년 100억 원 계약이 기준이 될 만하다. 최형우는 2016년까지 11시즌 통산 타율 3할1푼4리 234홈런 911타점 705득점을 기록했다. 다만 잠실을 홈으로 쓰던 김현수와 달리 대구가 안방인 삼성 시절 성적이라 홈런, 타점이 앞선다.

김현수가 해외 생활을 마치고 올해 롯데로 이대호(롯데)보다 많이 받기는 어렵다. 이대호는 4년 150억 원 역대 최고액을 찍었다. 이대호는 2010년 타격 7관왕이라는 어마어마한 성적을 냈고, 일본 무대를 평정한 데 이어 MLB 경험도 쌓았다. 무엇보다 구단은롯데 야구의 정신적 지주로서 역할을 기대했고, 올해 어느 정도 부응했다.

하지만 올해 스토브리그와 친정팀의 상황이 김현수에게는 살짝 미묘한 분위기다. 스토브리그에 김현수와 비슷한 젊고 능력 있는 외야수들이 매물로 나온 데다 두산 역시 외야 자원이 넘쳐나고 있다. 상대적으로 김현수의 가치가 절대적이진 않다는 뜻이다.

'국대 코너 외야수' 김현수(왼쪽)와 손아섭은 올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에서 한솥밥을 먹었다.(자료사진=노컷뉴스DB)

 

FA 시장에는 최대어로 꼽히는 손아섭(29)와 김현수의 두산 동료 민병헌(30)이 나와 있다. 외야 보강을 노리는 팀으로서는 꼭 김현수가 아니어도 되는 것이다. 손아섭은 올해 20홈런을 때려내며 생애 첫 20-20(도루)을 달성한 만큼 기존의 정확한 타격과 빠른 발에 장타력까지 갖췄다. 3할 타율과 두 자릿수 홈런이 보장되는 민병헌은 리그 정상급 외야수에 귀한 우타자 자원이다.

김현수가 로열티를 갖고 있는 두산은 롯데와는 상황이 다르다. 지난해 롯데는 이대호가 절실했지만 올해 두산은 김현수에 대한 애정이 그 정도로 뜨겁진 않다. 김현수가 없는 동안 잠실 홈런왕에 오른 김재환이 버티는 데다 박건우가 착실하게 자라났다. 여기에 정진호, 조수행 등 백업 자원도 풍족한 두산은 김현수, 민병헌 중에 1명만 잡아도 된다.

때문에 김현수의 몸값은 100억 원을 훌쩍 넘기긴 어려울 수 있다. 미국에서 사실상 실패한 선수에게 거액을 안긴다는 비난도 구단으로서는 부담이다. 4년 100억설이 돌았던 황재균은 88억 원에 계약했는데도 거품이라는 비판을 받는다. 다만 김현수라는 이름값이 있기 때문에 출발선은 100억 원이 될 것이 거의 확실하다.

변수는 손아섭이다. MLB 진출을 꿈꾸는 손아섭이 해외로 나간다면 김현수의 가치는 올라갈 수 있다. LG와 삼성 등 외야 보강이 필요한 팀들이 있다. LG는 두산의 잠실 라이벌로 김현수를 영입한다면 흥미로운 구도가 펼쳐질 수 있고, 삼성은 홈 구장이 작아 김현수가 생애 첫 30홈런에도 도전할 만한 팀이다.

황재균이 첫 테이프를 끊은 올해 스토브리그의 대형 계약. 과연 김현수가 KBO로 복귀할지, 또 어느 팀의 선택을 받을지, 그리고 몸값은 얼마에 책정이 될지 팬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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