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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전긍긍' 평창 "12일 러시아 현명한 판단 기다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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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동계올림픽 이희범 조직위원장.(자료사진=이한형 기자)

 

2018 평창동계올림픽이 개막 65일을 앞두고 비상이 걸렸다. 가뜩이나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의 불참으로 흥행에 위기감이 감도는 가운데 동계스포츠 강국 러시아가 출전하지 못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6일(한국 시각) 스위스 로잔에서 집행위원회를 열고 "IOC는 러시아 NOC(국가올림픽위원회)의 자격을 정지시킨다"면서 "(도핑을 통과해) 결백한 러시아 선수들은 평창올림픽에 올림픽기를 달고 출전할 수 있다"는 결정을 내렸다. 국기와 국가 등 러시아 자체가 평창올림픽에서 사라지는 셈이다.

물론 러시아 선수들은 개인 자격으로 평창에 올 수 있다. 러시아 국적이 아닌 '러시아 출신 올림픽 선수(Olympic Athlete from Russia·OAR)'의 일원이다. 강도높은 도핑을 통과해야 얻는 자격이다.

자존심이 강한 러시아가 IOC 결정을 받아들일지 미지수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알렉산드르 쥬코프 러시아올림픽위원회 위원장은 그동안 자국 선수들이 국기를 달지 못하는 것은 모욕적이라며 예상된 IOC의 결정에 강력하게 반발해왔다. 러시아가 자국 선수들이 평창올림픽에 나서지 못하게 대회 자체를 보이콧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럴 경우 평창올림픽에는 악재가 아닐 수 없다. 러시아는 미국, 노르웨이, 오스트리아, 독일과 함께 동계스포츠 5강으로 꼽힌다. 특히 아이스하키와 여자 피겨 스케이팅 등 인기 종목에서 강세다.

'준비는 다 됐는데...'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을 100일 앞둔 지난달 1일 오후 인천대교에서 열린 성화봉송 세리머니에서 이낙연 국무총리가 첫 번째 주자인 피겨 여자싱글 유영 선수에게 성화 전달 후 포즈를 취하는 모습.(자료사진=이한형 기자)

 

무엇보다 NHL이 불참을 결정한 가운데 다음으로 인기가 높은 러시아대륙간아이스하키리그(KHL) 선수도 평창에 오지 못할 수 있다. 이미 KHL은 러시아 선수 표적 도핑을 문제 삼아 평창올림픽 불참 가능성을 드러냈다. IOC의 결정에 반발해 이를 공식화할 수 있다.

동계올림픽의 꽃 피겨 여자 싱글도 타격을 입을 전망이다. 평창 대회에서는 러시아의 예브게니야 메드메데바가 우승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메드베데바는 지난 1월 유럽선수권에서 '피겨 여왕' 김연아의 여자 싱글 최고점(228.56점)을 넘은 229.71점을 기록했다. 그러나 평창에 오지 못한다면 피겨 퀸의 꿈도 사라진다. 자연스럽게 평창에 대한 세계의 관심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해 평창올림픽 조직위원회는 신중하게 러시아의 결정을 기다린다는 입장이다. 로잔 현지에 가 있는 이희범 조직위원장은 CBS노컷뉴스와 국제전화에서 "사실 조직위로서는 IOC의 결정을 따를 수밖에 없다"면서 "그러나 어떤 방법으로든 러시아가 올 수 있는 길은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어 "러시아올림픽위원회가 이번 IOC 결정과 관련해 오는 12일 회의를 열어 입장을 밝힌다고 하더라"면서 "(러시아가 현명한 판단을 내리길) 기다린다는 게 조직위의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평창으로서는 러시아가 개인 자격으로라도 올림픽에 참가하는 게 최상은 아니지만 현재로선 차선은 된다.

러시아가 스포츠중재재판소(CAS) 제소를 통해 구제 방안을 찾을 수도 있다. AP 통신과 타스 통신에 따르면 마리야 자카로바 러시아 외교부 대변인은 개인 SNS 계정에 "매우 고통스러운 결정이지만 우리는 반드시 살아남을 것"이라고 적었다. 최종 결정을 내리기에 앞서 CAS에 징계 경감 등의 방안을 찾을 전망이다.

3수라는 우여곡절 끝에 동계올림픽을 유치한 평창. 대회를 코앞에 두고도 여전히 순탄치 않은 앞길이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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