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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 G-50]'4인4색' 새 빙상 女王의 꿈이 영글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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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의 여왕을 꿈꾼다' 50일 앞으로 다가온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새로운 얼음판의 여왕을 꿈꾸는 쇼트트랙 심석희(왼쪽부터), 최민정, 스피드스케이팅 김보름, 피겨 최다빈.(자료사진=대한빙상경기연맹, 박종민 기자)

 

최근 동계올림픽에서 여자 빙상 선수들의 활약은 눈부셨다. 이상화(28 · 스포츠토토)는 2010년 밴쿠버와 2014년 소치 대회에서 2회 연속 '빙속 여제'로 군림했고, 2010 밴쿠버 대회에서는 김연아(27)가 '피겨 여왕'으로 우뚝 섰다.

이제 개막을 50일 앞둔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새로운 빙상 여신으로 도약을 꿈꾸는 선수들이 있다. 바로 쇼트트랙 쌍두마차인 심석희(20 · 한체대), 최민정(19 · 성남시청)과 스피드스케이팅 장거리 간판 김보름(24 · 강원도청), 차세대 피겨 여왕 최다빈(17 · 수리고) 등이다.

심석희와 김보름은 소치 대회에 이어 두 번째 올림픽. 그러나 지난 대회는 아쉬움이 남았다. 심석희는 여자 계주 3000m에서 전율의 스퍼트로 우승을 이끌었지만 개인전에서는 은메달에 머물며 2관왕에 오른 박승희(25 · 스포츠토토)에게 '쇼트트랙 여왕'의 자리를 양보했다. 김보름은 당시 장거리 종목에서 그야말로 출전의 의의를 뒀다. 평창을 앞둔 각오가 남다르다.

최민정과 최다빈은 평창에서 첫 올림픽을 치른다. 최민정은 현재 쇼트트랙 여자 대표팀의 에이스로서 심석희와 여제의 자리를 놓고 선의의 경쟁을 펼친다. 최다빈은 사실상 메달권이 쉽지 않지만 김연아의 후광이 아닌 본인의 힘으로 평창올림픽 출전권을 따냈다. 얼만큼 세계 정상급 선수들과 맞서 한국 피겨의 자존심을 지키느냐가 관건이다.

마침 평창올림픽 G-50에 즈음해서 4명의 선수들이 최근 여성체육대상 시상식에서 한 자리에 모였다. 안방 올림픽에 나서는 이들의 소회와 각오, 남은 기간의 과제 등을 들어봤다.

▲쇼트트랙 최강 듀오 "부상만 없다면"

평창올림픽에서 여자 쇼트트랙은 가장 확실한 금메달 밭으로 꼽힌다. 심석희와 최민정이 있어서다. 둘은 1500m와 1000m에서 엎치락뒷치락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컵 우승을 나눴다. 순발력이 좋은 최민정은 500m까지 내심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계주가 우선이다. 함께 땀 흘린 다른 선수들과 맺을 수 있는 최고의 수확이기 때문이다. 둘이 합심한다면 금메달은 문제 없다.

그러나 중국이 육탄 방해 작전을 놓아 안심할 수 없다. 지난달 서울 목동에서 열린 월드컵 4차 대회에서도 중국과 충돌로 대표팀은 4연속 우승을 놓쳤다. 중국의 반칙이 인정돼 동메달은 차지했지만 억울한 상황이었다.

이 부분을 모두 걱정한다. 심석희는 "기본적으로 계주 훈련도 워낙 중요해서 더 단단하게 준비하고 있다"고 올림픽 유경험자로서 든든함을 드러냈다. 최민정도 "(개인 훈련도 중요하지만) 계주를 많이 신경쓰고 있다"고 강조했다.

'평창에서도?' 서울 목동에서 열린 쇼트트랙 월드컵 시상식에서 심석희(왼쪽), 최민정(가운데)이 나란히 시상대에 오른 모습.(사진=빙상연맹)

 

실력은 세계 최고, 자신감이 넘친다. "이제 국제대회가 없는데 실전 감각은 어떤가"라는 질문에 둘은 "경기 감각 우려보다 올림픽 경기 생각만 한다"면서 "실전 감각에 큰 문제 없다"고 입을 모았다.

변수는 몸 상태다. 부상만 없다면 개인전 금메달은 자신 있다. 심석희는 "움직임과 파워가 부족해서 그런 부분 보완하고 있다"면서도 "최대한 지나가는 낙엽에도 조심하려 할 정도로 철저하게 몸 관리를 한다"고 웃었다. 최민정도 "작은 통증도 예민하게 생각한다"고 거들었다.

선의의 경쟁은 언제나 신선한 자극이 된다. "활약이 자극되기보다 서로 발전해나가게끔 시너지 효과를 이룬다"는 게 언니의 말이요, 동생은 가만히 고개를 끄덕거렸다. 가장 좋은 것은 둘 모두 다관왕에 올라 쇼트트랙 여제로 동시에 등극하는 것이다.

▲김보름 "작전할 바탕은 마련됐다"

김보름도 유력한 매스스타트 금메달 후보로 꼽힌다. 올 시즌 불의의 부상으로 이번 올림픽은 10위로 출전하지만 김보름은 지난 시즌 ISU 월드컵 랭킹 1위였다. 컨디션만 회복된다면 여전히 정상급 기량이다.

그래서 첫째 관건은 몸 상태다. 김보름은 지난달 월드컵 1차 대회에서 다른 선수들과 엉켜 넘어져 허리를 다쳤다. 이에 대해 김보름은 "부상 회복이 덜 돼서 최고의 몸 상태는 아니다"면서 "시간이 있으니 회복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남은 기간 부족한 체력과 스피드 부분을 열심히 준비하면 좋아질 것 같다"고 다짐했다.

'평창올림픽에서도 기대한다' 지난 2월 강릉에서 열린 ISU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김보름(가운데)이 시상대에 오른 모습.(자료사진=빙상연맹)

 

더 중요한 것은 작전이다. 김보름은 지난 시즌 쾌조의 컨디션을 보였지만 2월 삿포로동계아시안게임에서 3위에 머물렀다. 일본 선수들의 작전에 말린 게 컸다. 더군다나 최근 여자 매스스타트는 처음부터 선두에 나서 상대를 견제하는 경향이다.

이에 대해 김보름은 "나는 스퍼트를 해서 순위권에 오르는 스타일"이라면서 "그러나 최근 초반 질주를 하는 변칙 작전이 3~4차 월드컵에서 이뤄졌다"고 짚었다. 이어 "남자부는 우리 선수들의 팀 플레이 잘 되지만 여자부는 아직 부족한 부분"이라고 진단했다.

다행히 박지우(한체대)도 22위로 24명이 출전하는 평창올림픽에 나서게 됐다. 김보름은 "혼자서 다른 나라 선수들이 짜는 작전을 커버하기 쉽지 않다"면서 "2명이 같이 올라가서 작전을 잘 짜야 한다"고 말했다.

▲최다빈 "내 모습을 확인하고 싶다"

사실 최다빈은 올해 많은 시련이 있었다. 그래서 제 모습을 보이지 못한 부분이 크다. 지난 시즌 워낙 좋은 기량을 보였기 때문에 더 아쉬운 부분이다.

지난 시즌 최다빈의 상승세는 놀라웠다. 지난 2월 강원도 강릉에서 열린 ISU 4대륙선수권에서 5위(182.41점)에 오른 최다빈은 일주일도 채 지나지 않아 출전한 삿포로동계아시안게임에서 총점 187.54점으로 한국 선수로는 사상 첫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ISU 세계선수권대회에서도 10위에 올라 평창올림픽 출전권 2장을 고국에 안겼다.

그러나 심신의 이중고에 시달렸다. 일단 스케이트 부츠가 발에 맞지 않아 훈련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했다. 그러다 보니 발목 등 부상까지 이어졌다. 여기에 어머니까지 안타깝게 세상을 뜨면서 마음고생까지 더해졌다. 그랑프리 시리즈를 포기할 정도였다.

'네 실력만 보여라' 지난 7월 국가대표 1차 선발전을 겸해 열린 KB금융 피겨스케이팅 코리아 챌린지 여자시니어에 출전한 최다빈이 멋진 연기를 펼치는 모습.(자료사진=박종민 기자)

 

하지만 최다빈은 1, 2차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종합 1위를 달리는 저력을 보였다. 조금씩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있는 단계다. 그래서 현재의 목표도 발전된 모습이 아니라 예전의 모습 찾기다.

최다빈은 "부츠는 최대한 맞추려고 한다"면서 "기량이 많이 떨어졌는데 이를 되찾는 데 중점 두고 올림픽까지는 찾으려 한다"고 평창을 앞둔 각오를 밝혔다. 이어 "2차 선발전에서는 실수도 있었지만 많이 좋아졌다"면서 "내년 1월 3차 선발전인 종합선수권까지 안정되게 하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모험 대신 안정인 셈이다. 최다빈은 "올림픽이라고 해서 특별한 준비는 없고 지금까지 똑같이 훈련할 것"이라면서 "3차 선발전에서도 (새 과제보다) 컨디션이 얼마나 올라왔는지 확인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최다빈이 평창에서 시련을 이겨내고 자신의 본 기량만 발휘한다면 그것만으로도 한국 피겨 여왕임을 입증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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