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日 원전 오염수 바다 방류 안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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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몰랐던 日 원전 진실
정화했지만, 방사성 물질 또 검출
기준치 최대 2만배…안전 우려
숀 버니 "다시 정화될지도 의문"
삼중수소 유해 분석도 제기돼

후쿠시마 제1원전 부지에 오염수를 담아둔 대형 물탱크가 늘어져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일본 정치권에서 후쿠시마 제 1원자력발전소 내 방사성 오염수인 이른바 '원전 오염수'를 바다에 방출하자는 주장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원전 오염수를) 해양에 방출해 희석시키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고 밝힌 하라다 요시아키 전 환경상에 이어 사카 요시노부 와카야마현 지사는 지난 1일 "(안전성을) 완벽히 체크하고 모니터하는 기술이 확립돼 있으면 (원전 오염수를) 모아둘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TEPCO)은 정화시설에서 오염수를 정화했다며 인체에 미치는 해가 거의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정말 바다에 오염수를 방류해도 안전할까?

이를 알아보기 위해 일본 정부가 오염수를 정화처리하는 다핵종제거설비 '알프스(ALPS)' 부터 살펴볼 필요가 있다. 2013년 9월부터 가동된 알프스는 고농도 오염수에서 다양한 방사성 물질을 제거한다.

일본 자원에너지청(ANRE)에 따르면 알프스는 스트론튬, 세슘 등과 같은 62종류의 방사성 물질을 처리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삼중수소(트리튬, Tritium) 처리는 제외되고 있다.

문제는 알프스 성능에 대한 의문이 수차례 제기되고 있다는 데 있다.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설비 현황. (사진=원자력안전과 미래, 김한정 의원실 제공)

 

더불어민주당 김한정 의원실과 도쿄전력 등의 자료에 따르면 알프스로 처리된 원전 오염수 100만 톤 중 약 80%는 지난 6월 30일 기준 배출 기준치에서 벗어났다. 기준치 5배에서 최대 2만 배에 달하는 오염수는 43%에 달했다. 사실상 절반 가까이 오염수가 정화되지 않은 것이다. 현재 후쿠시마 원전 주변 오염수를 저장한 탱크는 977여 개에 달한다.

더욱이 이 오염수에는 일부 방사성 물질까지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2018년 일본 시민원자력정보센터(CNIC) 자료에 따르면 성능시험 단계에서 스트론튬(Sr)-90, 코발트(Co)-60, 루테늄(Ru)-106, 안티모니(Sb)-125, 아이오다인(I)-129 등과 같은 방사성 물질이 검출됐다. 일부 물질의 농도 또한 초과되기도 했다.

삼중수소를 제외한 모든 방사성핵종이 제거됐다는 일본 정부와의 입장과는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온 셈이다.

앞서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은 오염수에 대해 안전하게 정화되고 있다고 여러차례 강조한 바 있다.

그린피스 독일사무소 보고서에 따르면 알프스에 대한 성능 보고서는 2014년에 첫 공개한 이후 따로 나오지 않았다고 한다. 그린피스는 2017년이 돼서야 현지 시민단체를 통해 자료를 수집할 수 있었고 이는 2018년도에 나온 도쿄전력 자료와 차이를 보인다고 덧붙였다.

그린피스에 따르면 도쿄전력은 제염 계수가 저하되더라도 알프스를 계속 가동했고 결국 처리 효율이 떨어지는 결과로 이어졌다. 지금도 후쿠시마 원전시설에는 하루에 180톤에 달하는 지하수가 들어와 오염수로 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숀 버니 그린피스 사무국장이 초과된 방사성 물질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김누리PD/도쿄전력 사이트 캡처)

 

숀 버니(Shaun Burnie) 그린피스 수석 전문가는 CBS노컷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재정화 되어야할 오염수가 80만톤에 이른다"라며 "다시 정화를 하게 되면 이는 5~7년 정도가 더 걸리게 된다. 설사 재정화를 한다해도 제대로 될지도 의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재정화된 오염수에 검출된 스토로튬-90은 환경에 매우 잘 용이되는 성질"이라며 "이 물질의 경우 사람, 동물, 식물이 칼륨으로 받아들여 뼈, 근육 등에 영향을 준다. 백혈병, 암을 유발하게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삼중수소(트리튬, Tritium)에 대해서도 문제가 있다고 언급했다.

숀 버니 수석 전문가는 "방사능 삼중수소를 바다에 유출하면 세포가 손상 될 수 있다"라며 "방사능 삼중수소에 대한 불확실성들이 있는 데 위험하지 않다는 일본의 입장은 명백히 잘 못 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원전에서 나온 삼중수소는 상대적으로 낮은 베타 에너지를 가진 것으로 알려진다.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 미국 환경보호청(EPA) 등에 따르면 원전에서 나온 삼중수소는 환경에 자연적으로 존재하고 자연 배경 방사선 및 의료 행정으로 인한 노출보다 적은 것으로 나와있다. 체내에 들어가도 보통 물처럼 몸을 통해 희석된다고도 적혀있다.

그린피스에 따르면 태평양 연안은 강력한 해류를 가지고 있어 방사성 물질이 빠르게 이동할 가능성이 있다. 여름과 겨울의 해류가 다르기 때문에 물을 언제 방출하느냐에 따라 그 결과도 달라진다고 한다. 숀 버니는 "2011년 방류된 오염수는 2014~2015년 쯤 동해에서 가장 높게 검출이 됐다"고 밝혔다. (사진=원자력안전과미래/해양수산부 제공)

 

하지만 인체에 유해하다는 분석 또한 여러차례 나오고 있다.

국제방사선방호위원회(ICRP), 캐나다 원자력안전위원회(CNSC), 유럽방사선위원회(ECRR) 등에 따르면 체내에 들어온 삼중수소가 헬륨으로 변하는 과정에서 DNA를 손상시킬 수 있는 것으로 보고있다. 그 경로로 식수 및 식품을 섭취하거나 흡입 및 피부를 통해 들어오는 것을 꼽는다. 삼중수소의 반감기는 최소 12.3년에 달한다고 한다.

도쿄전력에 따르면 알프스 처리수의 삼중수소 농도는 2019년 4월 1일 기준 약 100만 베크렐 리터(Bq/L) 수준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식수로 최대 1만 Bq/L(베크렐 리터)로 규정하고 있으며 미국은 740 Bq/L, EU는 100 Bq/L에 불과하다.

이정윤 원자력안전과미래 대표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아이오다인-131이 가진 감마방사선의 경우 외부피폭에 대한 우려가 있지만, 삼중수소는 베타방사선을 가지고 있어 체내에 흡수됐을 내부피폭에 대한 우려가 있다"라며 "체내 기준치 이하라 하더라도 인체에 들어갔을 때 (건강에) 좋지 않기 때문에 조심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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