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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인지업 숨기고 빠른 공 승부…류현진 대응 전략 빛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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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토 에이스 류현진 (사진=연합뉴스)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에이스 류현진(33)은 지난 8일 뉴욕 양키스를 상대로 홈런 3방을 얻어맞는 등 5이닝 5실점으로 부진해 우려를 자아냈다.

선발 로테이션의 리더 역할을 하는 에이스라 하더라도 종종 부진할 때가 있다. 좋은 투수는 자신이 흔들린 이유를 찾아 빠르게 반등하는 능력을 갖췄다. 류현진에게 연속 부진은 없었다. 자신이 왜 토론토의 에이스인지를 증명했다.

류현진은 14일(한국시간) 미국 버펄로 살렌필드에서 열린 메이저리그 뉴욕 메츠와의 홈경기에서 포심패스트볼의 비율을 크게 높였다.

총 투구수 92개 가운데 포심은 37개였다. 지난 양키스전에서는 포심이 전체 투구수 98개 중 19개에 불과했다. 눈에 띄는 차이다.

당시 류현진은 포심을 마음껏 던지지 못했다. 평균 구속이 시속 88.7마일(142.7km)로 올시즌 가장 느렸다. 1회초 연속타자 홈런을 허용하는 과정에서 두번 모두 포심이 공략당하자 몸쪽 승부를 기피했고 체인지업 위주로 볼 배합을 시도했다. 결과는 좋지 않았다.

6일 만에 등판한 류현진은 포심의 힘을 되찾았다. 평균 구속은 시속 89.1마일(143.4km)로 지난 경기보다 조금 더 빨라졌다.

되살아난 포심패스트볼의 위력은 상대 타자와의 수 싸움에 큰 도움이 됐다. 메츠 타자들이 경기 초반부터 바깥쪽 체인지업을 적극적으로 노리고 들어오자 류현진은 빠른 공 위주로 볼 배합을 했고 적극적으로 몸쪽 승부를 했다.

3회초 투구 내용은 매우 인상적이었다. 류현진은 총 14개의 공을 던졌는데 주무기인 체인지업을 1개도 던지지 않았다.

4회초에는 자신의 레퍼토리에 다시 체인지업을 섞어 타자들에게 혼선을 줬다. 결정구는 빠른 공과 슬라이더였다. 득점권 위기가 있었지만 세 타자를 모두 삼진으로 잡아내는 괴력을 발휘했다.

수 싸움에서 우위를 점한 류현진은 5회초와 6회초에 한명의 주자도 내보내지 않았다.

류현진은 총 92개 투구수 가운데 체인지업을 14개 밖에 던지지 않았다. 대신 포심과 커터 등 빠른 공의 비율을 높였다.

바깥쪽 체인지업 공략에 초점을 맞춘 메츠 타자들은 류현진의 유연한 대응에 고전했다. 4회까지 안타 8개를 때리고도 1점 밖에 올리지 못했다.

류현진은 6이닝 8피안타 7탈삼진 1실점 호투로 7대3 승리를 이끌며 시즌 4승(1패)을 수확했다. 되찾은 포심의 힘을 앞세워 상대 타자의 노림수를 역으로 공략한 노련미가 돋보인 한판 승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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