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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서 터진 '뜬금' 함성, 지고있던 KT 덕아웃은 축제 분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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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급' 프로야구 2-5위 순위 경쟁에서 비롯된 이색 풍경
KT, 3위 LG 패배로 정규리그 2위 확정…플레이오프 직행
두산은 LG를 4위로 밀어내고 정규리그 3위…준PO 직행
한화-SK에 덜미 잡힌 LG는 키움과 와일드카드 결정전

30일 오후 잠실에서 키움을 꺾은 두산이 LG의 패배로 인해 정규리그 3위를 탈환했다 (사진=연합뉴스)

 


30일 오후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KBO 리그 두산 베어스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에서 8회말 1사 두산 김재환의 타석 때 1루 관중석에서 갑자기 함성이 터져나왔다.

그 시각 김재환은 키움 투수 김성민을 상대하는 중이었다. 두산 관중석에서 터져나온 박수 소리는 조금은 뜬금 없었지만 여기에는 이유가 있었다.

인천에서 SK 와이번스에 1대3으로 뒤진 LG 트윈스의 오지환이 7회초 2사 만루 기회에서 유격수 앞 땅볼로 아웃됐다는 소식이 두산 관중석으로 전해진 것이다.

휴대폰만 있으면 타구장의 실시간 소식을 확인하는 건 물론이고 TV 생중계도 시청할 수 있는 세상이다.

두산은 키움에 2대0으로 앞서있었다. 승리의 기대감이 높은 상황에서 잠실 라이벌 LG가 역전 기회를 놓친 것이다. 만약 LG가 지고 두산이 이기면 두산이 LG를 4위로 밀어내고 3위로 도약할 수 있었다.

결국 두산의 꿈은 현실이 됐다. 두산은 시즌 20승 고지를 밟은 알칸타라의 호투를 앞세워 키움을 2대0으로 눌렀고 LG는 9회초 1점을 만회했지만 끝내 승부를 뒤집지 못하고 SK에 2대3으로 졌다.

LG의 패배가 확정되자 잠실구장 바깥쪽에서 갑자기 큰 함성이 터져나왔다. 아직 야구장을 빠져나가지 않은 두산 팬들의 목소리 같았다.

올해 프로야구 상위권 순위 경쟁은 그 어느 해보다 치열했다. 2위부터 5위까지의 순위가 정규리그 종료를 하루 앞두고 정해졌다. 얽히고 설킨 각 팀들의 운명 속에서 평소 보기 힘든 장면들이 속출했다.

대전에서 한화 이글스를 상대한 KT 위즈 덕아웃에서도 이색 풍경이 연출됐다.

KT는 팀이 2대4로 뒤진 가운데 7회말을 실점없이 넘겼다. 그런데 덕아웃에서는 마치 파티가 벌어진듯 했다. 동료들은 그라운드에 나와 수비를 마치고 들어오는 선수들과 하이파이브를 하면서 기쁨을 나눴다.

LG가 SK에게 패하면서 대전 경기 결과와 관계없이 KT가 2위를 확정했다는 소식이 전달된 것이다.

이로써 KT는 창단 첫 포스트시즌 진출에 이어 플레이오프 직행 티켓까지 거머쥐는 두배의 기쁨을 누렸다. 가장 치열했던 2위 경쟁의 최종 승자로 우뚝 선 것이다.

두산은 극적으로 3위를 탈환하면서 준플레이오프 직행에 성공했다.

불과 며칠 전까지 2위였던 LG는 막판 2경기에서 하위권 한화와 SK에게 뼈아픈 연패를 당하면서 4위로 밀려났다. LG는 이날 패배로 5위가 확정된 키움을 상대로 내달 1일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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