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리왕' 정희숙 "내 집이 지저분하다? 이것만 기억하세요"

노컷뉴스 이 시각 추천뉴스

닫기

- +

이 시각 추천뉴스를 확인하세요

버림으로써 공간의 가치를 얻는다
과거의 큰 물건부터, 밖에서 안으로
'오늘은 패딩만' 하루 한 공간부터
'잘 넣는다'가 아니라 '잘 분류한다'
정리란? "나를 돌보는 일, 삶을 바꾼다"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2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정희숙(한국정리컨설팅협회 회장)

여러분, 정리 잘하세요? 코로나 이후로 집에 머무는 시간 많아지면서 집이라는 공간이 더 중요해졌죠. 그런데 집을 편히 쉴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드는 건 쉬운 일이 아닙니다. 집 정리하고 나면 금세 또 더러워져요. 이런 경험들 하셨을 거예요. 오늘 화제의 인터뷰는 정리 전문가 한 분을 모셨습니다. 집 정리의 꿀팁을 오늘 제대로 한번 전수받아볼 텐데, 한국정리컨설팅협회 정희숙 회장 나와 계십니다. 어서 오십시오.

◆ 정희숙> 안녕하세요.

◇ 김현정> 정리컨설턴트라는 직업이 있어요?

◆ 정희숙> 네, 생소하시죠? 우리나라에 이 정리컨설턴트라는 직업이 생긴 지 한 10년 정도 넘었습니다. 그래서 청소를 해 주는 업체가 아니냐, 가사도우미 업체 아니냐, 이렇게 질문하시는 분이 많으신데요. 저희는 정리가 안 되는 공간, 집을 바꿔주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럼 의뢰가 어떤 식으로 어디까지 바꿔주죠?

◆ 정희숙> 어디까지 해 주냐고 많이 물어보시는데요. (웃음) 제가 그냥 쉽게 말해서 ‘집을 거꾸로 딱 뒤집어서 다시 바로 세운다.’ 얘기를 하면 딱 알아들으시더라고요.

◇ 김현정> 가방 정리할 때 하나하나 다시 넣다 뺐다 할 수도 있지만, 그냥 가방을 툭툭툭 털어서 다시 넣는 방법.

◆ 정희숙> 맞습니다. 그렇게 저희가 정리를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지금까지 정 대표님이 달려가서 툭툭툭 털어서 정리해 주신 집이 몇 곳이나 됩니까?

◆ 정희숙> 거의 3000집 다 되어 가는 것 같아요.

◇ 김현정> 꽤 의뢰를 하는 곳이 많군요.

◆ 정희숙> 많습니다.

 

◇ 김현정> 그 정리 노하우를 오늘 배워볼 텐데, 많은 분들이 정리는 곧 버리기다, 일본의 유명한 정리전문가가 곤도 마리에인가요? 그분이 <설레지 않으면="" 버려라=""> 이런 책도 쓰고 다큐멘터리도 나오고, 물건을 가슴에 대고 나를 설레게 하면 유지하고 설레게 하지 않으면 버리고 방법으로 굉장히 센세이션을 일으켰거든요. 어떻게 생각하세요?

◆ 정희숙> 저는 아무래도 우리나라 사람을 많이 만나잖아요. 그래서 제가 오랫동안 일을 하면서 참 느낀 건 매일 느끼게 되는 것 같아요. 못 버리십니다.

◇ 김현정> 왜 우리나라 분들은 잘 못 버릴까요?

◆ 정희숙> 정이 많아서일까요? 하여간 저도 지금도 우리나라 사람들이 행복하게 버리기를 할 수 있는 방법이 뭘까, 계속 고민을 하는 중인데요. 제가 돈이 많은 사람들은 잘 버릴까? 돈이 없어서 그런가? 어떤 특별한 직업이 못 버리나? 이런 생각을 많이 해서 통계를 내봤는데 전혀 상관이 없습니다.

◇ 김현정> 그래요?

◆ 정희숙> 네, 남자, 여자, 직업, 연령, 상관이 없는 것 같습니다. 물론 나이 드신 분들은 조금 더 애착이 많으세요. 우리나라 사람들은 버리는 것 자체를 힘들어하고요. 설렘으로 버리는 것을 결정한다는 거는 우리나라 정서랑은 맞지 않는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정의 민족.

◆ 정희숙> 네, 물건도 사랑하시죠.

◇ 김현정> 우리나라식, 코리아식 버리기 방법은 뭐예요?

◆ 정희숙> 사람들은 버린다고 하면 손해본다, 잃어버린다, 추억을 다 버린다라고 생각이 들어요. 그런데 저는 버린다는 게, 무엇을 얻고자 버린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러니까 공간을 얻는 거죠. 저는 물건의 가치와 공간의 가치를 생각했을 때 공간의 가치를 뛰어넘는 물건은 없다고 생각해요. 왜냐하면 지금 한 평에 서울에서는 최고 5000만 원 이상 넘어가는 비용이 나오잖아요.

◇ 김현정> 내가 이걸 버림으로써 공간을 얻는다, 생각하시면 버리는 게 더 쉬워지실 것이다.

◆ 정희숙> 그렇죠.

◇ 김현정> 잘 버리는 게 중요하긴 하군요.

◆ 정희숙> 중요한데 그게 1순위라고 생각하는 게 문제인데요. 첫 번째는 아니에요. 왜냐하면 내가 가진 물건이 얼마큼 남아 있는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먼저 버린다는 것은, 나중에 버리고 나서 찾거나 또 사게 되는 반복적인 일이 일어나기 때문에 재고 파악이 정확하게 난 다음에 버리시는 게 맞죠.

◇ 김현정> 그럼 이것부터 버려라 하는 건?

◆ 정희숙> 저는 과거, 현재, 미래를 봤을 때 과거를 정리하면 좋을 것 같아요. 예전에 썼던 물건. 지금은 사용을 안 하는 물건들.

◇ 김현정> 예를 들면 뭐가 있을까요?

◆ 정희숙> 전공서적도 될 수 있고요. 예전에 내가 취미생활을 했었는데 지금은 안 하는 것들이 있어요.

◇ 김현정> 맞아요.

◇ 김현정> 언젠가는 할 것 같거든요. 그래서 갖고 있거든요. 그런 건 과감하게 버려라.

◆ 정희숙> 지금 사용하는 물건도 많은데, 예전에 썼던 물건까지 다 가지고 가기에는 집이 좁죠.

한국정리컨설팅협회 정희숙 회장이 정리 노하우를 담은 책 <최고의 인테리어는 정리입니다>

 

◇ 김현정> 버리고 나서 이제 남은 물건 한번 정리해 보죠. 정리하는데 몇 단계의 원칙이 있다면서요?

◆ 정희숙> 단계는 10단계, 12단계 많은데요. 저는 일반 가정집을 정리할 때, 밖에서부터 안으로 들어오는 식으로 정리를 해요. 쉽게 말해서 베란다를 먼저 다 열어서 베란다는 버릴 물건이 가장 많이 나오는 공간이거든요. 이사 업체에서 넣고 이사 갈 때 그냥 싸서 가고. 그리고 큰 물건을 먼저 결정하라고 많이 말씀을 드려요.

◇ 김현정> 밖에서 안으로, 큰 것에서 작은 것으로.

◆ 정희숙> 큰 물건 중에 런닝머신이 될 수도 있고요. 그러니까 사용하지 않는 큰 물건들이 있어요. 여행용 가방도 사용 안 하거나 고장이 난 상태인데 공간을 차지하는 것들, 그런 큰 물건을 비어내면 공간이 보입니다.

◇ 김현정> 고쳐 쓰면 될 것 같거든요. 언제 지퍼 하나만 쓸 것 같은데 그냥 쌓아두고.

◆ 정희숙> 그리고 가장 핵심은 방별, 공간별이 아니라 물건을 종류별로 정리하는 게 가장 핵심입니다.

◇ 김현정> 아니, 보통 우리 안방하고, 주방하고, 공부방하고, 이렇게 하잖아요.

◆ 정희숙> 그렇게 하시면 다시 되돌아가고 제대로 정리가 안 돼요. 왜냐하면 정리가 안 된 집은 물건이 한 곳에 있지 않고 이곳저곳에 분산이 돼 있거든요.

◇ 김현정> 어떻게 해야 하는지 예를 좀 들어주세요.

◆ 정희숙> 의류는 무조건 한 곳에 모아두고 시작을 하는 거예요. 가방도 무조건 한 곳에, 가위도 한 곳에, 문구도 한 곳에, 욕실용품도 한 곳에. 내 옷이 옷장에도 있고, 바닥에도 있고, 아이 방에도 있고, 베란다에 압축해 놓기도 했거든요. 그런데 오늘은 안방만 정리를 하세요. 그러면 거기대로 정리하고 여기에서는 여기대로 정리되면 어차피 물건이 한 곳에 있지 않으면 관리가 되지 않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다시 찾느라고 되돌아가는 거예요.

◇ 김현정> 그러면 오늘은 옷 정리하는 날, 하면 옷을 일단 한 곳에 꺼내요?

◆ 정희숙> 그렇죠. 한 곳에 모아서 해야 되는데. 너무 많기 때문에 아마 못 하실 거예요. 그래서 제가 항상 알려드리는 건 한 종류만 하세요. 오늘은 패딩만, 내일은 청바지만.

◇ 김현정> 내 패딩, 아이 패딩.

◆ 정희숙> 아니요, 내 패딩만 하셔도 돼요. 내 패딩도 많습니다. 패딩조끼, 롱패딩, 종류 상관 상관없이 패딩 종류만 오늘 한 5분, 10분만 하시고요.

◇ 김현정> 저쪽 창고에 있는 것까지 죄다 꺼내서.

◆ 정희숙> 드라이하신 것도 찾아오시고. 내일은 니트에서도 폴라만, 가디건만, 라운드만 이렇게 하시다 보면 끝납니다. 하루에 다 못 하세요.

◇ 김현정> 장소별이 아닌 종류별로 정리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지금 옷장 얘기해 주셨는데 옷 정리 팁도 주세요. 제일 힘든 게 옷 정리거든요.

◆ 정희숙> 가장 시간도 많이 걸리고 집안 정리 중에서 옷 정리만 다 해도 50% 이상이 해결이 되는 것 같아요.

◇ 김현정> 맞아요.

◆ 정희숙> 옷 정리하실 때 보가장 잘못 정리하시는 방법이 쌓아두고 저장하시려고 하세요. 서랍이 많을수록 상자가 많을수록 물건이 쌓입니다. ‘옷 정리를 가장 쉽게 하시려면, 걸어서 정리하세요.’ 이렇게 말씀드려요.

◇ 김현정> 저도 요새 걸어서 정리하기 시작했거든요.

◆ 정희숙> 걸다 보면 아실 게 많이 못 겁니다. 솔직히. 옷을 많이 못 걸기 때문에 관리하시기가 쉬워지는데요. 접기 시작하면 훨씬 더 많은 옷이 들어가는데 쌓여요.

◇ 김현정> 어디 있는지 몰라요.

◆ 정희숙> 결국 못 찾아서 또 사게 됩니다. 옷 정리를 가장 쉽게 하려면 거는 원칙을 먼저 세워주시면.

 

◇ 김현정> 그런데 거는 공간이 정해져 있잖아요. 그럼 버려야 되는 거예요, 과감하게?

◆ 정희숙> 그렇죠. 옷장 안에 옷을 넣을 수 있는 양만 가지고 있어야 되는데 가지고 있어야 되는데 보통 사람들은 내가 물건이 많은지 적은지의 기준을 잘 모르세요. 우리 집이 무조건 좁다, 우리 집 옷장이 좁다만 생각하세요.

◇ 김현정> 빨리 돈 벌어서 큰집 이사 가서 나도 드레스룸, 이러잖아요.

◆ 정희숙> 제가 150평 사시는 분들도 많이 뵀거든요. 그분도 좁다고 하시더라고요.

◇ 김현정> 옷을 넣을 데가 없다고.

◆ 정희숙> 똑같습니다. 평수의 개념은 아닌 것 같아요.

◇ 김현정> 옷을 살 때부터 신중하게 구입하고.

◆ 정희숙> 그럼요.

◇ 김현정> 소비부터 해서 무조건 사는 게 아니라 신중하게 구매하고. 한 2~3년 안 입으면 안 입는 옷이거든요.

◆ 정희숙> 그럼요.

◇ 김현정> 과감하게 정리해라, 공간을 확보해라.

◆ 정희숙> 공간에 집중하셔야 되는데 사람들은 정리를 잘 넣는 기술이라고 자꾸 생각하세요. 그래서 저희들이 왔을 때도 마법을 부려서 이 많은 물건이 다 들어가기를 원하시는데 저희는 그런 기술이 있는 게 아니라, 잘 사용할 수 있게끔 물건을 자리를 잡아주는 일을 하기 때문에 방식이 좀 다르죠.

◇ 김현정> 어떤 분은 그러세요. ‘싹 정리를 하는데 일주일만 지나면 또 더러워져요.’

◆ 정희숙> 맞습니다.

◇ 김현정> 그건 왜 그래요?

◆ 정희숙> 제대로 정리하지 않았기 때문인데요. 제가 처음에 공간별이 아니라 물건 종류별로 정리하는 것이 가장 핵심이라고 말씀드렸던 부분이에요. 사람들은 오늘 이 서랍 정리하고 내일 이 서랍 정리하거든요. 예쁘게 접어서 다시 넣는 게 정리라고 생각하세요. 정리라는 건 분류인데요. 재킷, 코트, 패딩, 신발도 운동화, 구두. 그러니까 종류별로 나누는 것이 바로 정리거든요.

◇ 김현정> 신발장도 그렇게 정리해 줘야 돼요?

◆ 정희숙> 그런데 사람들은 바닥에 있는 신발을 안으로 넣는 것이 정리라고 생각을 하세요. 아니에요. 운동화 중에서도 사용자별로 아빠, 엄마, 큰애, 둘째. 각자 사용자별, 종류별 기능별로 나눠주는 것이 정리거든요.

◇ 김현정> 분류다.

◆ 정희숙> 그렇죠. 잘 쓰기 위함이죠. 그런데 사람들은 많이 넣기 위해서 자꾸 박스, 붙박이장을 짠다든지 가구를 들인다거나 인테리어 공가를 한다든지 창고를 얻는다든지 자꾸 저장하세요.

◇ 김현정> 붙박이 만들죠.

◆ 정희숙> 그러면 어차피 찾느라고 흐트러집니다. 정리를 해 놨는데 못 찾아요. 그래서 흐트러지는 거예요. 그 사람들이 ‘정리하면 뭐해. 2~3일도 못 가. 남편 옷 정리해 줘도 소용없어.’ 찾느라고 흐트러지거든요.

◇ 김현정> 그거구나. 화장대 흩어져 있는 걸 가지런히 놓고 정리 끝, 그게 아니라는 말씀이에요. 안 쓰는 거 과감하게 버리고, 공간을 확보한 후에 분류를 해라. 분류도 가지런히 놓는 것보다 상자 같은 데 넣어서 보이기 좋게.

◆ 정희숙> 기능별로 담는 것이 중요해요. 목적이 다 다르잖아요.

◇ 김현정> 많이 배웁니다. 정리의 큰 원칙들에 대해 배우고 있는데, 그럼 이렇게 질문드려보죠. ‘정희숙 대표에게 정리란?’ 한 마디로.

◆ 정희숙> 저는 ‘정리란 나를 돌보는 일’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왜냐하면 ‘정리를 했는데 왜 인생이 바뀌어?’ ‘정리하면 집이 깨끗해지는 거지, 인생 바꾸고 삶을 바꾼다고?’ 이렇게 물어보는 분들이 많아요. 제가 많은 분들을 정리를 해 드렸더니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되었다, 살을 빼겠다는 분들 되게 많으세요. 정리만 해 드려도 저 내일부터 바뀔 거예요, 내일부터 살 좀 뺄게요.

◇ 김현정> 집을 정리해 드렸는데 다이어트로 연결돼요?

◆ 정희숙> 물건을 싹 정리했더니 그 공간에 내가 보인다는 거예요. 한번 정리해 보시면 느끼시게 되실 거예요.

◇ 김현정> 지난번에 심리학자 한 분이 나오셨는데, 그분께서도 ‘우리가 공부할 때 정리부터 하고 시작하는 게 심리적으로 굉장히 좋은 거다.’라고 말씀하시더라고요. 똑같은 이야기입니다.

◆ 정희숙> 맞습니다.

◇ 김현정> 정리를 하는 것은 내 삶을 바꾸는 일이다.

◆ 정희숙> 그렇습니다.

◇ 김현정> 잘 버려라. 버리는 거 너무 두려워하지 마라. 공간이 확보된다. 분류해서 정리해라.

◆ 정희숙> 맞습니다.

◇ 김현정> 오늘 잘 배웠습니다. 정 대표님, 고맙습니다.

◆ 정희숙> 감사합니다.

◇ 김현정> 정리컨설턴트 정희숙 대표였습니다.

0

0

오늘의 기자

많이본 뉴스

실시간 댓글

상단으로 이동
페이스북 트위터 네이버 다음 카카오채널 유튜브

다양한 채널에서 노컷뉴스를 만나보세요

제보 APP설치 PC버전

회사소개 사업자정보 개인정보 처리방침 이용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