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대선주자인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19일 오전 추석연휴 서울역을 찾아 상인들과 인사를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국민의힘 대선주자인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당내 경선 2차 컷오프를 앞두고 연일 우클릭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최 전 원장은 23일 여의도 캠프 사무실에서 '다들 공감하면서 아무도 말하지 않는 정책발표'란 제목의 기자회견을 열고 "부산 가덕도 신공항은 보궐선거를 앞두고 표몰이를 위해 급히 추진됐다"며 가덕도 신공항 전면 재검토를 공약했다.
그는 "기존 김해신공항 예산은 4~6조 원으로 추산됐는데, 가덕신공항은 12조~29조 원"이라며 "논란이 됐던 4대강 예산보다 더 많다"고 지적했다. 또 "객관적 입지 선정 절차도 뛰어넘은 채 정치권이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까지 만들어버렸다"고 비판했다. 최 전 원장은 "표가 떨어지고 목에 칼이 들어와도 할 말은 하겠다"며 대통령이 된다면, 취임 뒤 가덕도 신공항 철회를 정식으로 공론화하겠다고 밝혔다.
가덕도 신공항은 앞서 동남권 신공항 유치를 위해 PK(부산·경남)가 TK(대구·경북)와
경쟁을 벌인 끝에 낙점을 받은 곳이다. 때문에 최 전 원장의 이날 입장은 '보수의 심장'이자 컷오프를 결정짓는 당원들이 밀집한 TK에 강력한 구애를 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최 전 원장이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4·15 선거 비정상 투표용지' 의혹을 언급하고, 서울 마포구에서 낙태 반대 시위에 나서는 등 연일 강성 보수층의 시선을 끌만한 의제를 들고 나오는 것의 연장선상이라는 것이다.
연합뉴스
최 전 원장은 후보 4명을 추리는 당내 경선 2차 컷오프를 앞두고 중도층을 중심으로 지지세를 넓히는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 이른바 태극기 세력이 중심인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 대표와 4위 다툼을 하는 중이다. 지난 14일 캠프 해체를 선언하고 '나홀로 선거운동'에 돌입한 이후, 2차 컷오프와 맞물려 보수 색채를 강화하고 있는 셈이다. 최재형캠프에서 일했던 한 정치권 인사는 "4위 안에 들기 위한 전략인 측면도 있겠지만, 최 전 원장 본인의 원래 철학이 원 전 지사 보다는 황 전 대표 쪽에 더 가깝다"고 말했다.
이처럼 강성 보수층에 집중적으로 소구하는 행보는 국민의힘 내부에서부터 본선 경쟁력에 의문을 불러일으킬 수밖에 없는 만큼, 당 안팎에서는 우려하는 목소리가 더 크다.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은 CBS라디오에서 "(윤석열 전 총장 하락세의) 틈새를 파고드는 주자가 최재형 전 원장일 거라고들 했는데 애국가 4절 때문에…판사 출신임에도 유신 때 군인 같은 느낌을 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