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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 손절→심상정 일침…'설강화' 어긋난 해명에 역풍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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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드라마 '설강화' 배우 정해인, 블랙핑크 지수, 조현탁 PD. JTBC 제공JTBC 드라마 '설강화' 배우 정해인, 블랙핑크 지수, 조현탁 PD. JTBC 제공JTBC가 '설강화' 역사왜곡 논란 진화에 나섰지만 각계 비판과 제작지원사 '손절'이 잇따르며 거센 역풍을 맞고 있다.

방송 전부터 역사왜곡 논란이 불거졌던 JTBC 토일드라마 '설강화: snowdrop'(이하 '설강화')는 2회 만에 운동권 학생으로 오인되는 간첩 남자 주인공, 진짜 간첩을 쫓는 사연있는 안기부 묘사 등으로 민주화운동을 왜곡했다는 반발에 직면했다.

논란이 확산되자 JTBC는 지난 21일 입장문을 내고 "'설강화'에는 민주화 운동을 주도하는 간첩이 존재하지 않는다. 남녀 주인공이 민주화 운동에 참여하거나 이끄는 설정은 지난 1·2회에도 등장하지 않았고 이후 대본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다"며 "현재 많은 분들이 지적해주신 '역사왜곡'과 '민주화 운동 폄훼' 우려는 향후 드라마 전개 과정에서 오해의 대부분이 해소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운동권 학생으로 오인받은 간첩 남자주인공, 진짜 간첩을 쫓는 사연있는 안기부 요원 등 역사왜곡 논란의 핵심 사안에 대해서는 명쾌한 해명을 내놓지 못했다. 유감을 표명한 박종철 열사 측 등 국가폭력 피해자들을 향한 사과도 없었다. 결국 타오르는 논란에 기름만 부은 모양새가 됐다.

3대 제작지원사는 모두 '설강화'에 대한 지원을 철회했다. 중소규모 협찬사들도 '설강화' 측에 방송 자막 삭제와 제품 노출 중단을 요청했다. 이미 다수 광고사들이 빠진 상황에서 경동나비엔, 쿠쿠전자 등 광고사들은 추가적으로 '설강화' 광고 편성을 철회했다.

정의당 심상정 대선후보는 SNS에 '설강화'를 향한 쓴소리를 남겼다. 대학시절 민주화운동에 뛰어들었던 심 후보는 한국전쟁 이후 최초의 동맹파업이었던 구로공단파업을 주도했다. 이후 지명수배를 당해 9년 동안 도피생활을 하기도 했다.

심 후보는 "얼마 전, 전두환의 죽음에 부쳐 '전두환의 시대가 과연 끝났는지 우리가 끊임없이 성찰해야 한다'는 말씀을 드렸다. 드라마 '설강화' 논란을 지켜보며 기우가 아닌 현실임을 깨닫는다. 전두환 재평가에 이어 엄혹한 전두환의 시대까지 재평가하려는 시도에 비애를 느낀다"고 밝혔다.

이어 "운동권에 잠입한 간첩, 정의로운 안기부, 시대적 고민 없는 대학생, 마피아 대부처럼 묘사되는 유사 전두환이 등장하는 드라마에 문제의식을 못 느낀다면 오히려 문제"라며 "전두환 국가전복기의 간첩조작, 고문의 상처는 한 세기를 넘어 이어지고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피해자들이 살아 계시다"고 강조했다.

'설강화' 제작진과 JTBC에게는 "엄혹한 시대에 빛을 비추겠다면, 그 주인공은 독재정권의 안기부와 남파간첩이 아니라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위해 피와 땀, 눈물을 흘렸던 우리 평범한 시민들이 되어야 한다. 창작의 자유는 역사의 상처 앞에서 겸허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심용환 역사학자는 두 차례에 걸쳐 '설강화'의 문제점을 짚었다.

21일 JTBC 입장문이 나온 후 올린 글에서는 "5·18을 비롯해 민주화운동사 관련 이슈가 조선시대 얘기처럼 오랜 이야기이고 그만큼 자유롭게 다룰 수 있는 부분일까? 5·18 이야기를 차치하더라도 민주화 운동에 대해 온갖 비아냥과 무관심이 넘실대는 게 현실"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민주화운동 관련자들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의 고통을 겪고 있다. 연좌제로 인해 피해가 가족 전체에 미쳐서 가족 파괴, 경제적 어려움, 트라우마 등 온갖 고통과 피해의 대물림까지 진행되고 있다. 또한 보수 정치인, '일베' 같은 극우적인 분들께서 꾸준히 모욕적 언사를 늘어놓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창작의 자유'로 반박하는 행태에 대해 "매우 무례하고 사회적 배려가 결여됐다고 생각한다. '왜 이렇게 반발하는거야? 역사왜곡도 아니고 나쁜 의도도 아니고 창작의 자유잖아?' 그렇다고 하더라도 하나 더 고려해야 할 것은 '피해자에 대한 배려', 특정 이슈에 대한 진지한 사회적 감정 같은 것들이 있다는 점"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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