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랭킹 뉴스

[단독]수천억대 불법 다단계 QRC, 100억대 자산 은닉 의혹

노컷뉴스 이 시각 추천뉴스

닫기

- +

이 시각 추천뉴스를 확인하세요

핵심요약

탈북민 등 서민 5400여명으로부터 약 2200억대 돈을 가로챈 혐의로 구속된 QRC뱅크 고모(40) 대표가 100억원대 부동산 자산을 차명으로 빼돌린 정황이 드러났습니다. 고 대표는 QRC에듀라는 새로운 법인을 만들어 기숙학원을 짓는 사업을 진행했고, QRC뱅크로부터 투자를 받는 형식을 취했습니다. 이후에는 동업자만 남긴 뒤 대표 자리에서 물러났고, 법인명이 바뀌어 현재 QRC의 흔적은 지워진 상황입니다.

2200억대 불법 다단계 혐의 QRC뱅크…대표 구속 재판중
대표·前부인 명의 자산 추징보전했지만…일부 포함 안돼
법인 만들고 40억원 투자, 대표 올랐다가 사임…QRC 흔적 지워
투자금 기숙학원 사업으로 흘러가…현재 가치 약 120억원

2021년 3월 19일 QRC뱅크가 토지주 3명으로부터 토지 및 신축 중인 건물, 사업권 등을 인수하겠다는 내용의 계약서. 양수인으로 '(주)큐알씨뱅크' 고모 대표가 찍혀 있다. 독자 제공2021년 3월 19일 QRC뱅크가 토지주 3명으로부터 토지 및 신축 중인 건물, 사업권 등을 인수하겠다는 내용의 계약서. 양수인으로 '(주)큐알씨뱅크' 고모 대표가 찍혀 있다. 독자 제공"300% 수익을 보장하겠다"고 속여 탈북민 등 서민 5400여명으로부터 약 2200억대 돈을 가로챈 혐의로 구속돼 재판을 받고 있는 QRC뱅크 대표가 100억원대 부동산 자산을 차명으로 빼돌린 정황이 드러났다.

4일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QRC뱅크 고모(40) 대표는 지난 2021년 3월 19일 QRC뱅크 명의로 경기도 이천에 있는 약 1400평 규모의 토지를 19억 6500만원에 매수한다는 계약서를 작성했다.

앞서 해당 토지는 3명이 공동으로 사들인 뒤 건물을 지어 기숙학원 사업을 하려고 했던 곳이다. 당시 기초 공사까지만 진행한 이들은 QRC뱅크에 토지와 신축 중인 건물, 사업권까지 전부 넘기기로 했다.

하지만 토지를 담보로 빌린 대출 약 7억 6500만원이 QRC뱅크 법인으로 승계가 되지 않는 문제가 생겼다. 마침 그 시점에 경찰에서 QRC뱅크에 대한 수사가 진행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같은 해 1월 29일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QRC뱅크에 대한 범죄 첩보를 입수해 내사에 착수했다. 경찰은 3월 25일 QRC뱅크 본사를 압수수색하고, 법인 명의 계좌를 동결했다.

QRC뱅크와 토지주들이 작성한 최초 계약서. 부동산 및 지상에 건축될 건축물 및 운영권 등을 모두 포함해 19억 6500만원에 매매하기로 계약서를 작성했다. 이때 대출금 7억 6500만원이 인계가 되지 않으면서 문제가 생겼다. 독자 제공QRC뱅크와 토지주들이 작성한 최초 계약서. 부동산 및 지상에 건축될 건축물 및 운영권 등을 모두 포함해 19억 6500만원에 매매하기로 계약서를 작성했다. 이때 대출금 7억 6500만원이 인계가 되지 않으면서 문제가 생겼다. 독자 제공그러자 고 대표는 4월 15일 'QRC에듀'라는 새로운 법인을 만든다. 이후 16억 6500만원으로 금액을 바꿔 계약서를 새롭게 작성한 뒤 토지 및 사업권 매수자 명의를 QRC뱅크에서 QRC에듀로 바꾸게 된다.

고 대표가 불법 다단계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기 시작하자 자산을 빼돌리기 위해 새로운 법인을 만든 것으로 보이는 대목이다.

이때 특이한 것은 토지 매도자 3명 중 한 명인 A(44)씨가 고 대표와 함께 QRC에듀의 공동 대표에 올랐다는 점이다. 매도자가 매수자 측과 협업 관계를 맺어 공동 대표가 된 셈이다.

2021년 4월 30일 양수인이 QRC에듀로 바뀌어 있다. 독자 제공2021년 4월 30일 양수인이 QRC에듀로 바뀌어 있다. 독자 제공QRC에듀 명의로 토지 등을 사들인 고 대표는 QRC뱅크 명의로 토지 대금 및 건물 공사비를 수차례에 걸쳐 납부하기 시작했다. QRC에듀를 거쳐서 지급된 돈도 있고, 직접 QRC뱅크 명의로 지급한 돈도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확인된 금액만 토지 비용 약 11억원, 공사비 약 30억원 규모다.

그런데 6월 25일 고 대표는 돌연 QRC에듀 공동 대표직에서 사임한다. 단독 대표가 된 A씨는 사업자 등록번호 등은 같지만 법인명만 QRC에듀에서 'C'로 변경한다. 외관상으로는 해당 사업에서 QRC 및 고 대표의 흔적이 전혀 보이지 않게 됐다.

약 3개월 뒤인 9월 16일 고 대표는 유사수신행위 등 규제에 관한 법률 위반 및 사기 등 혐의로 구속됐다. 이 과정에서 수사기관에 의해 대부분의 자산이 추징보전됐지만, 해당 기숙학원과 관련된 자산은 빠진 것으로 확인됐다.

2021년 3월 19일부터 5월 24일까지 5차례에 걸쳐 토지 대금 11억원이 QRC뱅크 명의로 토지주들에게 입금됐다. 독자 제공2021년 3월 19일부터 5월 24일까지 5차례에 걸쳐 토지 대금 11억원이 QRC뱅크 명의로 토지주들에게 입금됐다. 독자 제공고 대표의 '차명 은닉 자산' 의혹에 대해 A씨는 "본인도 고 대표에게 속은 피해자"라며 "QRC뱅크로부터 들어오던 투자금이 중간에 끊겨 건물 완공을 위한 나머지 자금은 내가 조달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CBS노컷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고 대표가 수사를 받고 있었는지는 한참 뒤에야 알았다. 해당 돈이 범죄 수익이라고는 생각도 못 했다"며 "대출이 막혔을 때도 은행에서 '신생법인이고 신용이 부족하다'는 설명만 있어서 몰랐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내가 QRC에듀 공동 대표가 된 이유는 법인 명의로 대출을 받으려면 교육 사업을 하는 사람이 법인에 필요했기 때문"이라며 "하필 적임자가 나밖에 없어서 내가 공동 대표가 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사실상 QRC뱅크가 투자 계약을 위반한 것이기 때문에 무시하고 내가 다 가져갈 수도 있지만 QRC뱅크 피해자들이 있다고 하니 도의적으로 학원을 운영하면서 일부 환원활 계획"이라며 "고 대표 측 변호사와 계속 연락을 하고 있는데, 이 같은 입장을 전달한 바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고 대표는 최근 불법 다단계 피해자들과의 합의문에서 "건축주 (주)큐알씨에듀가 준공 후 건물에 대한 소유권을 취득하면 금융기관에서 건물을 담보로 대출을 받아 투자금을 회수해 피해자들에게 우선적으로 지급한다"고 밝힌 바 있다. 사실상 해당 건물이 'QRC뱅크의 것'이라고 실토한 셈이다.

해당 기숙학원의 소유권에 대한 A씨와 고 대표의 해석이 다른 것이다. 이에 취재진이 구속된 고 대표의 입장을 듣기 위해 수임계를 낸 법무법인 3곳에 모두 연락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해당 건물은 지난 11월 30일 준공이 완료됐다. 최근 한 대형 프랜차이즈 학원이 입점해 기숙학원 영업을 시작하려고 하고 있다. 현재 건물과 토지의 가치는 약 12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QRC뱅크 피해자들은 검찰에 해당 부동산에 대해서도 추징보전 조치를 취해달라고 요청할 예정이다.

한편 고 대표는 이외에도 자산 대부분을 전 부인인 B씨 명의로 돌려놓은 전력이 있다. CBS노컷뉴스가 입수한 법원의 추징보전 결정문에 따르면 고 대표는 2020년 4월 2일 B씨와 이혼을 한 뒤에도 QRC뱅크 돈으로 B씨 명의의 예금·주식·부동산 등을 사들인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분당 아파트와 서초동 오피스텔, 청담동 펜트하우스, 남해 펜트하우스 등은 물론 롤스로이스와 람보르기니 우라칸 등 고급 수입차 리스까지 모두 부인 명의로 구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를 '위장이혼'이라고 본 경찰은 부인 명의 자산까지 추징 보전한 상황이다.


0

0

오늘의 기자

실시간 랭킹 뉴스

상단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