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의 세리머니를 선보이는 엄지성. 대한축구협회 제공"축구를 하면서 가장 보고 싶었던 분입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은 K리거 위주로 구성된 터키 전지훈련 명단에 엄지성(20, 광주FC)의 이름을 포함시켰다. 한일 월드컵 4강 신화가 쓰여진 2002년 태어난 스무살 어린 선수로, 지난해 K리그1에서 37경기 4골 1도움을 기록한 유망주다. 최연소 발탁은 아니지만, 2002년생의 대표팀 발탁은 처음이다.
엄지성은 11일 터키 전지훈련 중 대한축구협회를 통해 "워낙 K리그에서 유명한 선수들이고, 워낙 잘하는 선수들이라 조금 긴장도 된다"면서 "배워갈 점이 많으니까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벤투호 합류 소감을 밝혔다.
계속해서 "K리그에서 좋은 모습을 보일 때도, 아닐 때도 있다. 좋은 모습을 보였을 때 감독님이 좋게 봐서 뽑아주지 않았나 싶다"면서 "어느 각도에서도 슈팅을 때릴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세트피스에서 직접 프리킥 등 장점을 가지고 있다"고 스스로를 홍보했다.
생애 첫 A대표팀 발탁. 어려서부터 동경했던 형들과 만났다. 특히 엄지성은 TV로만 봤던 손흥민(30, 토트넘 홋스퍼)과 만남을 기다리고 있다.
엄지성은 "손흥민 선수는 축구를 하면서 가장 보고 싶었던 분이다. 롤모델이기도 하다. 축구를 하면서 많은 동기부여를 받으면서 하는 것 같다. 가장 보고 싶은 선수"라면서 "손흥민 선수의 볼 없을 때 움직임과 스프린트 능력을 갖고 싶다"고 웃었다.
다만 손흥민과 만남 여부는 불투명하다. 벤투 감독은 터키 전지훈련에 합류하지 않은 유럽파를 포함해 2022년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레바논과 7차전, 시리아와 8차전 명단을 꾸릴 계획이다. 게다가 손흥민은 부상으로 최종예선 7, 8차전 합류가 미지수다.
엄지성은 벤투호에 합류했고, 17세 이하(U-17) 대표팀에서 함께 뛰었던 동갑내기 정상빈(수원 삼성)은 23세 이하(U-23) 황선홍호로 향했다. 서로를 보고 자극을 받는 선의의 라이벌이다.
엄지성은 "상빈이가 뽑혔을 때 내가 축하해줬고, 내가 그 다음 뽑혔을 때도 상빈이가 축하해줬다"면서 "선의의 경쟁을 하고 있다. 상빈이가 잘 될 때는 내가 동기부여 삼아 더 좋은 플레이를 보여줄 수 있고, 내가 잘할 때는 상빈이가 날 보고 동기부여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유럽파가 빠진 터키 전지훈련. 아이슬란드(15일), 몰도바(21일)와 두 차례 평가전은 벤투 감독의 눈도장을 받을 수 있는 기회다.
엄지성은 "개인적인 역량보다는 팀으로 활약하고 싶다. 벤투 감독님이 원하는 것, 개인적인 것보다는 팀에 녹아들어서 경기하고 싶다"면서 "어린 나이에 좋은 기회를 얻게 됐다. 어린 나이라도 운동장 안에 들어가면 같은 선수다. 왼쪽 가슴에 태극마크를 단 만큼 책임감을 가지고, 죽기살기로 뛰고 나오겠다"고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