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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될 대로 되라지" 김민석은 후발 주자들의 도전이 두렵지 않았다 [베이징올림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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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석이 8일 오후 중국 베이징 국립 스피드 스케이팅 경기장(오벌)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스피드 스케이팅 남자 1500m 경기에서 동메달을 차지한 후 기뻐하고 있다. 베이징(중국)=박종민 기자김민석이 8일 오후 중국 베이징 국립 스피드 스케이팅 경기장(오벌)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스피드 스케이팅 남자 1500m 경기에서 동메달을 차지한 후 기뻐하고 있다. 베이징(중국)=박종민 기자
김민석은 빙속 강국 네덜란드와 정면으로 맞섰다. 11조 경기가 끝났을 때 네덜란드 선수 2명은 연이어 올림픽 신기록을 수립하며 1-2위를 나눠 가졌고 김민석은 메달 가시권인 3위에 자신의 이름을 올려 놓았다.

20년 만에 올림픽 기록을 갈아치운 네덜란드 선수들의 기록은 사실상 넘기가 어려웠다. 남은 8명의 선수들은 3위 김민석을 목표로 달렸다. 이미 레이스를 마친 김민석은 대기석에서 그들의 경기를 지켜봐야 했다.

김민석은 2018년 평창 대회에서도 비슷한 경험을 했다. 일찌감치 3위로 레이스를 마쳤고 후발 주자들의 레이스를 초조한 마음으로 지켜봤다. 하지만 4년 전과는 달리 한 단계 더 성장한 김민석의 마음은 전혀 동요하지 않았다.

김민석은 "'될 대로 되라지'라는 생각이었다. 주어진 운명에 맡겨야겠다고 생각했다. 평창 때가 더 초조했던 것 같다. 그때는 제발 3등을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이번에는 어차피 나는 할 거 다 했기 때문에 내가 더 할 수 있는 건 없다, '어떻게 되겠지'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리고 그 누구도 더 강해진 김민석을 넘지 못했다.

김민석은 8일 오후 중국 베이징 국립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500m 경기에서 1분44초24의 기록으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키엘드 나위스(1분43초21), 토마스 크롤(1분43초55)에 이어 3위를 차지한 김민석은 이로써 4년 전 평창 대회에 이어 2회 연속 이 종목 동메달을 획득했다.

김민석은 평창에서 아시아 스피드스케이팅의 새 역사를 쓴 선수다. 1500m와 같은 중장거리 종목은 피지컬과 지구력이 남다른 서양 선수들의 전유물이었지만 그는 아시아 선수 중 최초로 이 종목에서 올림픽 메달을 땄다.

그리고 2회 연속 올림픽 메달 역시 아시아 최초의 기록이다.

하지만 김민석은 '아시아 최초'라는 타이틀에 무게를 두지 않았다.

그는 "깊게 생각하지 않는다. 똑같은 사람이고 똑같은 운동선수니까. 더 노력하는 선수가 더 높은 자리에 올라서는 거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2등, 1등, 점차 더 올라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스피드스케이팅 종목에서 네덜란드 선수의 금메달 획득은 그리 놀라운 소식이 아니다. 대표적인 빙속 강국이기 때문이다. 김민석은 1500m 종목에서 세계적인 네덜란드 선수들 다음으로 가장 빠른 사나이가 됐다. 그 자체만으로도 박수를 받을만 하다.

하지만 김민석은 만족하지 않았다.

그는 "아직 네덜란드 선수들의 벽을 넘지 못한 게 아쉽다. 이 아쉬움이 나에게는 원동력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내 선수 생활에 있어 힘이 될 것 같다"며 "언젠가는 개인 종목에서 올림픽 챔피언이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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