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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연구소 개선위 "노동자 죽음에 사과·위로금 지급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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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남양연구소 책임연구원 극단적 선택에 불거졌던 '직장 내 괴롭힘' 논란
외부전문가 "본부장 몀의로 사과하고 도의적 위로금 지급하라" 권고

이한형 기자이한형 기자
NOCUTBIZ

현대자동차 남양연구소 디자인센터에서 근무하던 책임연구원이 업무과로 등을 호소하며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을 조사한 외부 전문가들이 회사의 사과와 위로금 지급, 책임자에 대한 조치 등을 권고했다.

중앙대 유성재 로스쿨 교수와 이정식 전 노사발전재단 사무총장, 단국대 박형욱 의과대학 교수 등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남양연구소 조직문화개선위원회(이하 개선위)는 지난 1월 28일 발족 이후 30여 일간의 조사를 벌여 이러한 결론을 내리고 4일 연구소 직원들에게 공지했다.

앞서 지난 2020년 9월 디자인센터의 이 모 책임연구원이 업무과로와 과도한 업무상 스트레스, 직장 상사의 폭언 등을 호소한 끝에 극단적 선택을 했다는 주장이 올해 1월 뒤늦게 알려지면서 '직장 내 괴롭힘' 논란이 불거졌다.

이에 대해 개선위는 현대차 디자인센터가 업무 특성상 직원들의 스트레스가 가중될 수 있는 환경이었다고 판단했다.

개선위는 "과로가 정신질환의 발병원인이 되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면서도 고인이 정신질환의 발병에 이르기까지 산발적으로 기록되지 않은 야간 및 새벽근무, 주말근무를 한 사실을 인정했다.

또 "(가해자로 지목된) 현대차 이상엽 디자인센터장이 책임연구원 등에게 '네가 디자이너냐? 창문 밖으로 밀어버릴까?'라는 취지로 말하고, 다른 자리에서 자재창고인 지하실로 보내버리겠다고 말한 사실은 인정된다"고 밝혔다.

이어 "이를 고인에게 직접 했다는 근거는 찾을 수 없었진술은 확보하지 못했지만 (다른 구성원에게) 했다는 부분은 명백히 직장 내 괴롭힘으로 볼 수 있고, 현대차에 적절한 조치를 할 것을 권고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개선위는 현대차 연구개발본부장의 사과와 도의적 책임에 따른 위로금 제공, 이상엽 디자인센터장 등 조직 운영 책임자에 대한 회사의 적절한 조치 등을 권고했다.

개선위는 유가족과 연구소 임직원에게 고인의 사망에 관해 남양연구소가 충분히 배려하지 못한 점, 연구소 직장 문화 중 기록되지 않은 과로, 성과주의와 경쟁 등에서 비롯된 업무상 스트레스, 일부 센터장 등 보직자에 의한 괴롭힘과 인권 감수성 부족 등의 문제점이 적지 않다는 점에 대해 연구개발본부장이 사과하도록 권고했다.

이어 현대차가 도의적 책임을 가진 만큼 고인의 자녀를 위해 신탁제도를 통한 위로금을 제공하고, 다른 유가족이 희망하는 경우 위로금을 지급하는 민사상 합의를 하도록 권고했다.

마지막으로 이상엽 디자인센터장과 실장·팀장들에 대해 리더십 개선 특별교육을 하고 과로·스트레스·괴롭힘 등 조직 운영의 책임이 있는 일부 실장과 팀장에 대해 적어도 주의 이상의 '적절한 조치'를 취하도록 했다.

이 밖에도 개선위는 수소연료전지개발센터와 인포테인먼트개발센터에 대한 조직문화의 문제점을 발견했다며 추가 조사를 권하고, 조직문화 개선 기구 정비와 직원들의 정신건강 관리, 임원을 대상으로 한 특별교육 실시 등을 권고했다.

이에 대해 현대차는 "공정하고 객관적인 조사를 위해 외부전문가로 구성된 남양연구소 조직문화개선위원의 조직문화 실태 조사 결과를 엄중히 받아들인다"며 "관련 권고사항을 겸허한 자세로 충실히 이행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또 "권고사항을 토대로 조직문화 개선을 위한 지속적이고 진정성 있는 노력을 전개하겠다"며 "앞으로도 전 부문 조직문화에 대한 꼼꼼한 점검 및 혁신을 통해 서로 존중하고 신뢰할 수 있는 일터를 조성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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