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 추락사고 현장 모습. 독자 제공제주 해안절벽 차량 추락사고로 80대 노모가 숨진 사건과 관련해 차를 몬 40대 아들이 존속살인 혐의로 입건됐다. 경찰은 아들이 어머니와 함께 극단적 선택을 하려 했던 것으로 보고 있다.
제주서부경찰서는 존속살인 혐의로 40대 운전자 A씨를 입건했다고 23일 밝혔다.
A씨는 지난 19일 오전 4시쯤 아우디 승용차량을 몰고 제주시 애월읍 해안도로 인근 10여m 높이의 절벽으로 떨어지는 사고를 내 조수석에 타고 있던 어머니 80대 B씨를 숨지게 한 혐의다.
당시 차량은 해안도로 인근 펜션 주차장에 20분간 정차해 있다가 갑자기 과속으로 중앙선을 넘어 절벽으로 떨어졌다. 이 사고로 B씨는 크게 다쳐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결국 숨졌다.
A씨는 스스로 차량에서 탈출한 후 펜션으로 돌아가 관계자에게 구조를 요청했다.
경찰은 처음부터 강력사건에 무게를 두고 수사를 벌였다. 정차해 있던 차량이 갑자기 과속으로 절벽으로 떨어진 점이나 A씨가 음주운전을 한 것도 아니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제주시 아라동 주택에서 함께 살던 A씨가 B씨와 함께 새벽시간대 수십㎞ 떨어진 곳까지 온 점도 석연치 않았다.
인양된 사고 차량 모습. 제주서부경찰서 제공하지만 A씨 역시 사고로 크게 다쳐 병원에서 치료를 받느라 수사에 애를 먹었다.
다행히 지난 22일 중환자실에서 의식을 회복한 A씨가 경찰에 "어머니와 함께 극단적 선택을 하려 했다"고 진술하면서 수사가 급물살을 탔다. 경찰 관계자는 "범행 동기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현재까지는 어머니의 치매 문제나 빚 문제 때문에 범행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악천후로 한때 바다에서 유실됐던 차량 역시 인양을 하면서 경찰은 블랙박스 영상 등 사건의 실마리를 풀 단서를 찾고 있다. 차량은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파손된 상태다.
한편 숨진 B씨에 대한 1차 부검 결과 '다발성 골절 및 근육 사이 출혈 등을 포함한 손상사'로 나왔다. 쉽게 말해서 다수의 골절상으로 인한 출혈로 숨진 것이다. 부검 당시 사고에 의한 것인지 외력에 의한 것인지 불분명한 외상도 다수 발견돼 이 부분에 대한 수사도 필요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