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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짤' 영상이 보고픈 이정후 "야구 팬들은 오죽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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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 이정후가 31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열린 2022 KBO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멋진 선글라스를 쓰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박종민 기자키움 이정후가 31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열린 2022 KBO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멋진 선글라스를 쓰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박종민 기자

프로야구를 즐기는 여러가지 방법 중에서 '짤'은 어느 순간부터 잘 눈에 띄지 않았다.

스포츠에서 '짤'은 주로 저용량으로 짧게 편집된 재미있는 장면이라고 보면 된다. GIF(이미지 압축 저장 방식) 파일 형식으로 인터넷에서 흔히 볼 수 있다. '짤'을 보기 위해서는 따로 영상 재생 버튼을 누를 필요가 없어 편리하다. 해당 페이지에 들어가면 자동으로 재생되고 용량도 작아 데이터 부담도 없다.

한때 야구 팬은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야구 '짤'을 공유하며 즐거워 했다. 경기에서 나온 멋진 장면이나 재밌는 장면, 때로는 황당한 장면 등은 '짤'로 만들어져 순식간에 여기저기로 퍼졌다. 이는 야구에 대한 관심 지속에 분명 도움이 됐을 것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야구 '짤'을 보기 어렵다. KBO 리그 뉴미디어 중계권과 관련해 저작권 위반이라는 해석이 나왔기 때문이다.

허구연 KBO 총재는 지난달 29일 공식 취임식에서 최근 야구에 대한 관심이 크게 떨어졌다는 젊은 세대의 관심을 끌기 위한 방안으로 짧은 영상의 중요성을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흔히 말하는 쇼츠(shorts 짧은 동영상), 짤 등은 제약으로 인해 사용하지 못한다. 이런 것을 풀지 않고 팬을 확보하겠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미래를 내다보지 못하고 중계권료를 많이 받는 것에만 치중했다. 젊은 세대들에게 친하게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아마도 야구 팬 역시 같은 마음일 것이다. 이 같은 생각에 공감하는 선수도 많을 것이다.

키움 히어로즈의 간판 스타 이정후가 대표적이다.

이정후는 지난달 31일 서울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KBO 개막 미디어데이에서 이와 관련한 질문이 나오자 적극적으로 자신의 의견을 내비쳤다.

이정후는 평소 인터넷을 할 때 '짤'을 많이 보게 되지 않냐는 질문에 "당연하다. 짤을 못 쓰는 게 이해가 안 된다"고 답했다.

그는 "저는 제 하일라이트를 봐도 제 타석만 본다. 한 타석도 전체를 보는 게 아니라 공을 치는 장면만 본다. 저도 그런데 팬들은 오죽 할까. 팬들은 더 그러고 싶으실 것 같다. 그런 부분이 빨리 풀리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정후는 야구가 더 많은 사람들에게 친근하게 다가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기 위해 필요한 부분 중 하나로 KBO도 많이 신경쓰고 있는 '스피드 업'을 언급했다.

이정후는 "(야구 경기는) 제가 봐도 너무 길다. 영화를 보더라도 너무 긴 영화는 보기가 쉽지 않다"며 "선수마다 스타일과 루틴이 다 다르기 때문에 어쩔 수 없겠지만 저 한 명이라도 빨리 하다 보면 1분이라도 줄지 않을까"라고 웃으며 말했다.

더불어 이정후는 리그 차원의 SNS 활용이 중요하다며 "축구 대표팀 팔로워와 KBO 팔로워를 비교하면 너무 많이 차이 난다. 이 부분은 KBO도 고려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야구를 접할 기회를 쉽게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선수들도 젊은 팬이 줄어든다는 얘기 많이 듣고 인지하고 있다. 젊은 팬들께서 뭘 가장 많이 하실까 생각하면 역시 SNS다. SNS를 잘 활용해서 더 많은 분들에게 야구를 알리면 좋겠다. 좋은 선수들을 콘텐츠로 잘 활용하면 좋겠다. 선수들도 인지하고 있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래 전부터 SNS를 통한 짧은 영상 공유의 중요성을 파악하고 이를 적극 활용한 프로스포츠 리그가 있다.

미국프로농구(NBA)는 미국 내 주요 프로스포츠 가운데 MZ 세대에게 가장 인기가 많은 종목으로 여겨진다. 여기에는 애덤 실버 총재가 SNS를 활용하는 방식이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한다. 그는 SNS에서 벌어지는 영상 공유와 관련한 저작권 위반 여부에 대해 크게 관심이 없다. 느슨하게 지켜볼 뿐이다.

실버 총재는 지난 2018년 스트래터지-비즈니스와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이 말한 바 있다.

"우리의 전략은 스낵(짧은 영상)과 음식(전체 경기)으로 비유할 수 있다. 우리가 농구 팬에게 스낵을 무료로 제공하면 그들은 음식을 먹고 싶어 할 것이다. 경기를 라이브로 보는 경험을 대신할 수 있는 건 없다. SNS를 통한 팬들의 활발한 참여가 궁극적으로 시청률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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